두눈을 의심했다...현재 美서 '스파이더맨4' 이기고 흥행 2위한 韓 영화

나홍진 ‘호프’, 美 개봉 첫날 110만 달러 돌파… ‘스파이더맨 4’ 꺾고 박스오피스 2위 직행

나홍진 감독의 SF 스릴러 영화 ‘호프(HOPE)’가 북미 시장에 상륙하자마자 현지 극장가를 뒤흔들며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미국 박스오피스 집계 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Box Office Mojo)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북미 전역 1,560여 개 상영관에서 일제히 개봉한 ‘호프’는 개봉 첫날 110만 달러(약 14억 8,000만 원)의 흥행 수익을 기록했다.

개봉 전 진행된 프리뷰 상영 매출을 더한 누적 수익은 140만 달러를 넘어섰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북미 2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던 할리우드 텐트폴 대작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스파이더맨 4)’를 제치고 올라섰다는 점이다.

‘호프’는 ‘스파이더맨 4’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상영관 수 핸디캡을 안고도 압도적인 좌석 점유율과 티켓 파워를 과시하며 단숨에 순위를 뒤집었다.

흥행 효율성을 나타내는 스크린당 평균 수익(Theater Average)에서도 ‘호프’는 700달러를 넘어서며 당일 박스오피스 1위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디세이’(약 545달러)와 ‘스파이더맨 4’(약 284달러)를 모두 제치고 전체 1위를 차지했다.

북미 배급을 맡은 네온(NEON)이 공격적인 와이드 릴리즈 배급 전략을 펼친 가운데, 개봉 전 뉴욕과 LA 등 주요 거점 도시 프리미엄 포맷(돌비, 4DX) 시사회가 전석 매진을 기록했던 열기가 본 개봉으로 고스란히 이어진 셈이다.

해외 평단에서는 전반적인 호평이 우세하지만, 작품의 결을 두고 엇갈린 시선도 공존한다. 영화 비평 사이트 로튼토마토(Rotten Tomatoes)에서 ‘호프’는 평론가 신선도 지수 77%, 메타크리틱(Metacritic) 68점을 기록하며 탄탄한 지지를 얻고 있다.

버라이어티(Variety)와 인디와이어(IndieWire) 등 주요 외신은 “전반 1시간 30분 동안 숨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카메라 워크와 사운드 디자인은 압도적 기술적 성취”라며 장르적 에너지와 스릴러적 긴장감을 집중 조명했다.

반면 일부 평론가들은 나홍진 감독의 전작 ‘곡성’이나 ‘황해’에 비해 서사적 깊이나 상징성이 옅어졌으며, 후반부로 갈수록 크리처 장르물의 전형적인 클리셰를 답습해 철학적 울림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을 표했다.

현지 관객들의 실제 반응 역시 영화의 오락성과 기술적 완성도에는 찬사를 보내면서도 기대치에 따른 온도 차를 나타내고 있다.

로튼토마토 팝콘 지수 81%를 기록 중인 가운데, 북미 관람객들은 소셜미디어와 영화 커뮤니티를 통해 “극장에서 체험해야 하는 거대한 롤러코스터 같은 영화”, “마이클 패스벤더와 한국 배우들의 팽팽한 호흡이 이질감 없이 녹아들었다”는 긍정적 평가를 쏟아냈다.

그러나 ‘기생충’이나 ‘곡성’처럼 다층적인 해석과 묵직한 메시지를 기대했던 시네필 사이에서는 “뇌를 비우고 보면 완벽한 블록버스터 오락물이지만, 나홍진 특유의 기괴하고 복합적인 해석의 묘미를 원했다면 다소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솔직한 호불호 평가도 잇따르고 있다.

한국 영화 역사상 1,000개 이상의 북미 상영관에서 오프닝을 연 첫 사례인 ‘호프’는 앞서 칸 필름마켓에서 약 200억 원대 중반의 대규모 해외 선판매를 달성하며 손익분기점 부담을 던 바 있다. 개봉 첫 주말 본격적인 레이스를 앞두고 할리우드 슈퍼히어로 대작을 압도한 만큼, 현지 대중의 실관람 입소문이 장기 흥행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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