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공산당, 전직 국회의장 등 지도부 출신에 이례적 징계

베트남 공산당이 전직 국회의장 등 물러난 고위 관료들에게 이례적인 징계를 내렸다.
23일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베트남 공산당은 지난 20일 브엉 딘 후에 전(前) 국회의장과 응우옌 반 테 전 교통부 장관이 재임 시절 당규를 위반했다고 판단해 경고 조치했다. 경고는 공산당 징계 네 가지 중 질책 다음으로 두 번째로 가벼운 조치라고 알려졌다.
보 반 트엉 전 국가주석도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으나, 현재 병 치료를 받고 있어 징계를 유보했다고 공산당은 밝혔다. 공산당은 이들 고위 관료 출신이 부패와 품행 관련 규정을 위반해 당과 국가 평판을 훼손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공산당 집단 지도 체제에선 서기장과 국가주석, 총리, 국회의장이 각각 권력 서열 1~4위를 이룬다. 현지 매체들은 공산당 지도부 출신은 통상 자리에서 물러나도 징계를 받았던 적이 없어 이번 조치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후에 전 국회의장은 지난 4월, 트엉 전 주석은 지난 3월 사임했다.
베트남 전문가인 싱가포르 ISEAS-유소프 이샥 연구소 소속 응우옌 칵 장 연구원은 BBC 베트남에 “‘4대 기둥’ 출신 지도자들에 대해 향후 기소를 포함한 조치를 내릴 수 있는 선례를 만들었다”고 했다.
베트남 공산당에선 반부패 수사를 주도하던 공안부 장관 출신 또 럼(67)이 지난 8월 서기장으로 선출됐다. 럼 서기장은 공안부에서 약 40년 동안 근무한 뒤 2016년 공안부 장관에 올랐고, 올 5월 국가주석을 맡았다가 석 달 만에 공산당 최고 권력을 꿰찼다.
베트남에선 최근 국가주석이 1년여 새 두 명이나 중도 교체됐고, 국회의장도 임기 중 물러나는 등 집단 지도 체제에 균열이 감지된다는 평이 많았다. 공산당은 고위 공무원에 대해서도 올해 최소 52명에게 징계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각 조치의 이유론 당규 위반이 제시됐으나, 일각에선 럼 서기장을 비롯한 공안 세력이 정치적 경쟁자들에게 반부패 수사망을 좁히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결정도 공산당 내 공안 세력의 입지가 한층 강해졌음을 보여준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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