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외로움은 좀 달라"…4500억 쓰는 서울에 놀란 외신

외신이 외로움, 고독사를 막기 위해 애쓰는 한국 현실을 조명하면서 관계 지향적인 우리 문화 특성상 한국인들이 외로움을 대하는 태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미국 CNN은 24일(현지 시각) "외로움이란 전염병은 전 세계적인 문제"라며 "그런데 서울은 이를 막기 위해 3억2700만달러(한화 약 4513억원)를 쓴다"고 보도했다.

앞서 서울시는 관계 단절에 따른 외로움, 고독사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로움 없는 서울'을 만들겠다며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5년간 4513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외로움, 고립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숙제"라며 "시민 누구도 고립되지 않는, 외로움 없는 서울을 만들기 위해 시정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CNN은 관계를 중시하는 한국 특유 문화 때문에 우리 사회가 이 문제를 유독 중요하게 다룬다고 분석했다.

안수정 명지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CNN에 "한국인이 특히 더 외로움을 느낀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약간의 차이가 있다"며 "한국에서는 자신이 충분한 가치가 없다고 느낄 때 매우 외로움을 느낀다"고 했다.

CNN은 다른 연구 결과를 통해서도 "한국인은 관계 지향적이고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통해 자신을 정의하는 특성이 있어서 자신이 영향력이 없다고 느낄 때 깊은 외로움, 실패감을 느낀다"고 봤다.

그러면서 CNN은 전문가의 말을 빌려 "개인이 혼자 있는 시간을 잘 보내고 자신과 마주하며 스스로를 돌볼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

양성희 기자 yang@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