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력 사망 캡슐’, 스위스서 첫 사용…운영자 체포
[앵커]
캡슐에 들어가 버튼을 누르면 5분 이내에 사망하는 이른바 '조력 사망 기기'가 스위스에서 처음 사용됐습니다.
스위스 당국은 해당 기기 사용이 위법하다며 관련자들을 체포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파리 송락규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한 남성이 보라색 캡슐 안에 들어가 눕고 문을 닫습니다.
당신은 누구인가, 어디에 있나 등 간단한 질문에 답하면 작동되는 이 기기, 5년 전 네덜란드에서 개발된 이른바 '조력 사망 캡슐' '사르코'입니다.
버튼을 누르면 30초도 안 돼 공기 중 산소량이 급격히 떨어지고, 질소 농도가 짙어지면서 5분 안에 죽음에 이르게 됩니다.
[필립 니슈케/조력 사망 캡슐 발명자 : "캡슐 안에 남은 소량의 산소로 마지막 숨을 쉬면, 방향 감각을 잃고 둔해지며 약간 행복감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의식을 잃게 됩니다."]
두 달여 전 스위스의 한 조력 사망 지원 단체는 사르코를 공개하며 올해 안에 처음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예고했습니다.
[피오나 스튜어트/스위스 조력 사망 지원 단체 운영자 : "우리는 캡슐을 누가, 어디서, 언제 이용하는지 밝히지 않습니다. 그들의 죽음이 '미디어 서커스'가 되는 걸 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단체의 예고는 현실화 됐습니다.
현지 시각 23일, 스위스 샤프하우젠주의 한 숲속에서 60대 미국 여성이 사르코를 이용해 숨졌습니다.
이 단체는 해당 여성이 임종을 평화롭고 빠르고 품위 있게 맞이했다고 밝혔습니다.
스위스 당국은 해당 캡슐이 사용 승인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동됐다며, 이튿날 관련자들을 체포해 자살 방조 등의 혐의로 수사하고 있습니다.
조력 사망은 치료 가망이 없는 환자가 약물을 직접 주입해 스스로 죽음을 맞는 것으로 의사가 직접 약물을 투여하는 안락사와는 구분됩니다.
스위스는 조력 사망이 허용되는 국가 중 하나로 지난해만 1,200여 명이 조력 사망을 택했습니다.
파리에서 KBS 뉴스 송락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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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락규 기자 (rockyo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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