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잘되는 줄 알았는데"... 2년 연속 감소에 심각하다는 '이 업계'

출처 : 셔터스톡

골프용품 수입액, 2년 연속 하락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수혜
여름 시즌 겨냥 상품 출시

한때 코로나19 팬데믹의 대표적 수혜 산업으로 손꼽히던 국내 골프 시장이 2023년을 기점으로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 국내외 여행이 전면 제한되던 팬데믹 시기 야외 스포츠인 골프는 비대면 여가의 대표주자로 부상하며 이용자와 용품 시장 모두에서 전례 없는 활황을 누렸다.

하지만 2023년부터는 그 양상이 달라졌다. 팬데믹 해소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하며 골프 수요는 분산됐고 높은 물가와 고금리는 골프 소비의 진입 장벽을 다시 높이고 있다. 골프 수요가 줄어들자, 골프용품 수입 액수도 하락 곡선을 타고 있다.

지난해 국내 골프용품 수입액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1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골프용품 수입액은 약 5억 5,773만 달러(한화 약 7,566억 원)로, 전년(2023년)보다 23.4% 감소했다. 2022년 8억 7,700만 달러로 정점을 찍은 이후 두 해 연속 하락세다. 이 분석은 관세청 수출입 통계 자료를 기반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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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도 예외는 아니었다. 2024년 골프용품 수출액은 1억 3,782만 달러로 집계되었으며 이는 전년보다 0.4% 줄어든 수치다. 국가별 수입 현황을 살펴보면 일본이 2024년에도 가장 많은 골프용품을 한국에 수출한 국가로 나타났다.

일본산 골프용품의 수입액은 2억 1,442만 달러에 달했으며 이로 인해 한국은 일본과의 무역에서 약 1억 917만 달러(한화 약 2,500억 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해당 적자 규모는 전년보다 37.2% 감소한 수치다.

수출입 모두 둔화한 이 흐름은 골프에 대한 소비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됐다는 점을 방증한다. 최근 국내 골프 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선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큰 변화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종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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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 이후 해외여행과 캠핑, 트레킹 등 다양한 여가 활동이 다시 활성화되면서 골프에 집중됐던 수요가 분산되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에는 동남아시아, 괌, 일본 등으로의 해외 골프 투어가 자유로워지면서 국내 골프장 수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행과 골프를 동시에 즐기려는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국내 골프장의 내장객 수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경제적 여건의 변화도 빼놓을 수 없다. 고금리와 물가 상승, 그리고 정치·사회적 불안정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경기 침체가 심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로 인해 국민들은 필수적인 소비를 제외하고는 지출을 크게 줄이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소비 심리 변화는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큰 골프 산업에도 직격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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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는 여전히 높은 진입 장벽을 갖고 있다. 한 번의 라운딩에 드는 비용은 기본 그린피 외에도 장비 구매, 캐디 비용, 카트 대여료, 식사비, 교통비 등 다양한 항목이 포함돼 수십만 원을 쉽게 넘어간다. 스크린골프와 같은 대체 여가 활동이 인기를 끌고 가성비를 내세우는 브랜드들이 등장했지만, 근본적인 비용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했다. 결과적으로 골프는 점점 더 부유층 중심의 스포츠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골프가 여전히 ‘귀족 스포츠’라는 인식은 회원권 가격에서도 잘 드러난다. 지난 5일 에이스회원권거래소에 따르면 6월 기준 국내에서 회원권 가격이 20억 원을 넘는 골프장은 네 곳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중 인천에 위치한 ‘잭니클라우스 GC 코리아’의 회원권 가치는 지난해 6월 9억 원대에서 4개월 만에 29억 원대까지 급등하며 눈길을 끌었다.

또한 용인의 남부CC(24억 원)와 광주의 이스트밸리CC(22억 원), 그리고 남촌GC(20억 원) 회원권 가격도 20억 원을 넘어서며 프리미엄 골프장의 위상을 입증했다. 이처럼 고가 회원권이 인기를 얻는 배경에는 제한된 공급과 골프장 고급화 전략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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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골프용품 업계가 여름 시즌을 겨냥해 ‘냉감 기능성 의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5년에도 이어지는 이상 기후 현상과 내수 경기 침체 속에서, 1분기 실적 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쾌적한 착용감을 강조한 신소재 제품이 전면에 등장했다.

예전에는 단순히 통기성 좋고 얇은 옷감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착용 즉시 피부 온도를 낮춰주는 첨단 냉감 기술이 적용되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LF의 ‘닥스골프’는 통풍과 신축성을 겸비한 메쉬 원단을 활용한 ‘인헤리턴스 라인’을 선보여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해당 라인은 골프뿐 아니라 일상적인 스포츠 활동에도 적합해 다양한 고객층을 겨냥한다.

레노마골프는 올 상반기 출시한 하의 제품 중 37%를 냉감 라인으로 구성했으며 ‘아이스 시리즈’와 같은 셋업 제품군을 강화해 기능성과 실용성을 모두 잡았다. 이는 단순히 여름철 골프 수요를 되살리는 데 그치지 않고, 스포츠웨어 시장 전반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움직임이다. 국내 골프 시장은 팬데믹 특수 이후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지만, 고급화와 기능성 제품 확대 등 다각적인 변화로 재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앞으로도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지속적인 혁신과 시장 세분화가 골프 산업의 성장 열쇠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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