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한국 올해 성장률 전망 1.8%→1.6% 낮춰…SVB에도 세계경제전망은 ‘상향’

물가는 3.9%→3.6%로 하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8%에서 1.6%로 하향 조정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에도 세계경제 성장률은 2.2%에서 2.6%로 상향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1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OECD는 이날 발표한 ‘중간 경제전망’에서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8%에서 1.6%로 0.2%포인트 내려 잡았다. 이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전망치인 1.8%보다 낮고 우리 정부와 한국은행(1.6%)의 전망치와 같은 수치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의 전망치(1.2%)보다는 높다.

올해 우리나라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종전 3.9%에서 3.6%로 0.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우리 정부와 한국은행, KDI(3.5%)가 내놓은 전망치를 모두 웃도는 수준이다. OECD는 중간 경제전망에서 “한국의 경우 호주와 함께 중국 성장 반등의 수혜를 볼 것”이라며 “타이트한 금융 여건에 따른 영향이 상쇄될 것”으로 전망했다.

OECD는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2.2%에서 2.6%로 상향했다. OECD는 기업·소비심리 개선과 에너지·식량 가격 하락, 중국의 완전한 리오프닝 등 긍정적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경제는 올해와 내년에 걸쳐 완만하게 회복하고, 인플레이션은 점진적으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OECD는 “에너지·식량 가격 하락에 따른 구매력 상승으로 경제활동과 기업·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면서 “중국의 완전한 리오프닝으로 글로벌 상품·서비스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특히 인접 아시아 국가들이 중국 관광 재개의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팬데믹 이후 가계 저축률 완화로 인해 수요가 뒷받침될 수 있지만, 가파른 금리인상 여파가 은행 부문에서 드러나면서 더 타이트해진 금융여건은 민간 투자 등 경제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OECD는 세계경제 전망치가 개선됐지만, 아직 하방리스크가 우세하다고 평가했다. SVB 파산 사태로 인한 금융기관 불안과 급격한 금리인상에 따른 가계와 기업 부담 가중 등이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OECD는 “SVB 사태에서 나타나듯이 시장금리와 채권가격의 급격한 변동으로 인해 금융기관의 비즈니스 모델이 더 높은 만기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통화긴축에 따른 수요압력 완화로 점차 성장이 둔할 것이라며 1.5%에서 0.9%로 전망치를 낮췄다.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은 에너지 가격 안정으로 인해 성장률이 반등할 것으로 분석돼 0.8%에서 1.5%로 전망치가 상향됐다. 미국은 부채한도 상향 합의 실패 가능성이, 유럽은 에너지 공급 부족 위험이 상존하는 점이 하방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OECD는 대다수 국가가 추가 금리 인상을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OECD는 “물가압력 완화 신호가 뚜렷해질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지속해야 한다”면서 “미국과 유로존 등 대다수 국가에 추가 금리 인상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