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교수회도 휴진 동참

전국 휴진율 두고 다양한 전망
의협 “설문조사서 압도적 지지”
의료계 내 불참 선언도 잇따라
국민 비판적 여론 변수로 작용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정갈등이 4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11일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전영호기자 riki17@idaegu.co.kr

의료계 전반에 ‘총파업’ 움직임이 일면서 의료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인 휴진 참여율에 대해서는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16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과대학 교수들부터 개원의들까지 의료계 전체가 휴진을 준비하고 있지만 참여율과 그에 따른 영향력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는 1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돌입할 계획이다. 하루 뒤인 18일에는 대한의사협회가 전면 휴진과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개최한다.

서울의대 비대위는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휴진에도 중증·희귀질환 환자와 응급실, 중환자실, 신장투석실, 분만 진료 등 필수 의료서비스는 유지한다.

16일 서울의대 비대위는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강남센터 교수들의 휴진 참여 현황 조사 결과 교수 529명이 17~22일 외래 휴진 또는 축소, 정규 수술·시술·검사 일정 연기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진료에 참여하는 전체 교수(967명)의 54.7%에 해당한다.

의협도 전 회원을 대상으로 휴진을 포함한 집단행동 설문 조사에서 회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의협이 의사 회원 11만1천86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찬반 투표에 7만800명이 참여했고 그중 90.6%(6만4천139명)가 의협의 투쟁을 지지했다. 또 73.5%(5만2천15명)는 휴진을 포함한 집단행동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는 의협이 지금까지 진행한 총파업 투표 중 역대 최고의 참여율이다.

그러나 의료계 내부에서 휴진 불참 선언도 잇따르고 있다. 분만병의원협회, 대한아동병원협회, 뇌전증지원병원 협의체는 집단휴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대한응급의학회와 대한마취통증의학회는 의협을 지지하며 총궐기대회에 참여하겠다고 했지만 의료현장에서 필요한 진료는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응급의학회는 교대로 돌아가는 근무 특성상 남아있는 인력이 응급실을 지키겠다고 했고 마취과 의사들 역시 응급·중증 환자 수술에 필요한 마취 지원은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개원의 등을 상대로 집계한 휴진 신고율도 높지 않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오는 18일 당일 휴진을 신고한 의료기관(의원급 중 치과·한의원 제외, 일부 병원급 포함)은 총 1천463곳으로 전체 3만6천371곳의 4.02%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실제 파업 참여율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경북대·계명대·대구가톨릭대·영남대 등 대구지역 4개 의대 교수회도 “의학교육의 미래를 걱정하는 절박한 심정”이라며 휴진에 동참하기로 했다. 다만 응급실과 중환자실은 제외하고 개인의 자유 의지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어느정도 진료 차질은 발생하겠지만 지역 대학병원들은 정상적인 진료를 한다는 입장이어서 대규모 의료공백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의 집단휴진과 관련해 국민들의 비판적 여론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역 한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교수들이 휴진에 참여한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휴진을 신청하거나 진료를 조정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갈등이 봉합되지 않으면 상황이 악화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윤정기자 y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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