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우려할 수준 아니다”라는 신현송···시장은 ‘식은땀’

■ 시장 “환율 우려 수준 맞아”
신 후보자는 31일 서울 중구 한화금융플라자에 꾸려진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원·달러) 환율 레벨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진 않는다”며 “(우리나라가) 어느 정도 리스크를 수용할 수 있는 금융제도인가 하는 측면에서 크게 우려는 없다”고 말했다.
신이어 “오히려 달러 유동성 관련 지표들이 양호해 예전처럼 환율과 금융 불안정을 직결시킬 필요는 없다”며 “달러 유동성 (부족), 자본유출 같은 대외 리스크는 적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장에선 현 환율 수준이 우리나라 경제 기초체력(펀더멘털)과 크게 괴리돼 높아져 있다고 판단한다. 이날 상승세로 출발한 달러 대비 원화값은 1530.1원으로 주간거래를 마쳤다. 지난 2009년 3월 19일(1549원)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다.
이 같은 고환율은 취약부문부터 타격할 가능성이 크다. 수입기업 중에서도 원자재를 사들여와 대기업에 납품해야 하는 중소기업 등은 수익을 깎아먹게 된다. 금융시장 입장에선 인플레이션 고조로 통화긴축 조건이 갖춰지는 게 부담이다. 현실화되면 가계부채 부실, 증시 하락이 불가피하다. 실제 이달 초 3.180%였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날 3.552%로 끝마쳤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정책 담당자로서 불안 확대 방지 차원에서 한 발언이겠으나 (환율이) 객관적으로 위험한 수준은 맞다”며 “지난해 말과 달리 고환율에 유가 상승까지 겹쳐 물가 부담이 커질 위험이 있고, 중앙은행은 기준금리 변화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도 “외국인들의 공격적 주식 순매도가 심리적·수급적으로 환율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며 “4월에는 기업들의 배당정책 강화로 외국인 배당금 역송금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달러 수급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짚었다.
■ 환율, 누를 방법이 없다
문제는 환율을 완화시킬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실개입을 위한 실탄도 충분하지 않다. 외환보유액은 약 4300억달러지만 그 이자·수익으로 연 200억달러 대미 투자자금을 만들어야 해 환율 방어용으로 무작정 풀 순 없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반도체 기업들이 외화를 벌어왔음에도 환율 안정이 안 되는 이례적 상황”이라며 “지금 쓸 수 있는 카드는 없지만 환율 문제가 실물경제로 파급되는 부정적 효과는 막아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미 외환보유액을 대거 쓰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4·4분기 외환 순거래액은 -224억6700만달러였다. 최근 1년간 합산 순매도액은 279억6900만달러에 이른다. 총 매수액에서 총 매도액을 제한 수치로, 외환당국이 원화 가치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외환시장에서 그 이상으로 달러를 내다 팔았다는 의미다. 중동 사태 이후 1500원대로 높아진 환율을 진정시키려면 더 많은 달러 투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윤경수 한은 국제국장은 “특정 환율 수준을 타깃(목표)하고 있진 않지만 시장 쏠림이 뚜렷해지고 (다른 통화와의) 괴리가 심해지만 대응할 것”이라며 “다만 달러 유동성 측면에선 자금 조달이나 운용에 문제는 없다”고 강조했다.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등은 달러 수급에 긍적적 요인이다. 증권가에선 WGBI 편입으로 최대 90조원 규모 패시브(지수 추종) 자금이 국내 시장으로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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