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인프라·부지·인력’ 3박자… ‘데이터센터 골목’ 되다 [세계는 지금]
AI붐 타고 데이터센터 수요 몰려
“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 70% 차지”
‘데이터 밀집’ 수도 워싱턴과 근접
구글 등 빅테크 회사들 증축 경쟁
주정부, 인센티브 강화… 투자 유도
전기 먹는 하마… 전기료 인상 우려
환경문제로 지역사회와 갈등도

특히 기술 산업의 선두주자인 미국에서는 데이터센터 증축을 위한 노력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인접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지역 빅테크(거대기술) 기업들의 높은 수요로 전통적 데이터센터 허브 역할을 해온 캘리포니아 샌타바버라, 오리건 포틀랜드뿐 아니라 달라스(텍사스), 시카고(일리노이), 애틀랜타(조지아) 등 중·남부를 가리지 않고 미 전역에 데이터센터가 증설되고 있다. 특히 동부에서는 1990년대부터 형성되기 시작한 버지니아 북부가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문제는 전력 공급이다.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빠르게 데이터센터를 증축하려 해도 안정된 전기 공급이 쉽지 않다. 미국 내 전기 공급이 안정적이라고 평가받는 지역에 시설을 보충해가며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지만 워낙 수요가 크기 때문이다. 엄청난 전기 사용량에 환경 우려도 적지 않으며 지역 주민들과의 충돌도 새로운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증설을 둘러싼 버지니아의 상황은 데이터센터 증축 경쟁을 하고 있는 세계 각국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제2의 전성기 맞은 ‘데이터센터 앨리’
22일(현지시간) 찾은 버지니아 라우든카운티 애쉬번의 구글 데이터캠퍼스(데이터센터 밀집 시설)에는 서버 냉각 과정에서 생긴 것으로 보이는 증기 기둥이 선명히 치솟고 있었다. 구글 웹사이트에 따르면 2018년 구글은 버지니아주 라우든카운티에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을 발표하고, 2019년 12억달러를 들여 카운티 내 두 개의 데이터센터 중 1단계 건설을 완료했는데 이 데이터캠퍼스가 그중 하나다.

이후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빅테크 회사뿐 아니라 여러 정보통신(IT) 기업들이 2000년대부터 이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했다.
구글은 웹페이지에 애쉬번 데이터캠퍼스를 소개하며 버지니아 라우든카운티에 대해 “에너지 인프라, 개발 가능한 부지, 운용 가능한 인력 차원에서 적절한 조합을 가진 곳”이라고 설명했다. 수도 근처의 안정적인 전기 공급과 에너지 인프라, 데이터 밀집 지역인 수도 워싱턴과의 근접성에 더해 AI 시대로 접어들며 최근엔 전통의 라우든카운티뿐 아니라 인근 프린스윌리엄카운티, 페어팩스카운티 등으로 데이터센터 건설이 확장되고 있다.
마크 그리빈 버지니아 주의회 데이터센터 보고서 프로젝트 책임자는 공영방송 NPR에 북부 버지니아의 데이터센터 증설로 워싱턴의 ‘고객’들이 빠른 서비스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에선 빅테크 기업들의 가장 큰 고객은 연방정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연방정부의 데이터 관련 프로젝트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순히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빨라지는 것뿐 아니라 데이터센터가 주변에 있으면 연방정부를 상대로 한 프로젝트 수주, 즉 대관 업무에도 효과가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데이터센터 증설의 가장 큰 과제는 전력 공급이다. 24시간 내내 작동하는 컴퓨터와 장비에 전력을 공급하고, 이를 냉각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전기가 소비된다.
맥킨지앤컴퍼니 10월 보고서는 “더 많은 데이터센터가 건설되고 필요한 전력량이 증가함에 따라 북버지니아와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 등에서 전력 공급이 문제가 되고 있다”며 “여러 전기공급 사업자들이 전송 인프라를 충분히 빨리 구축하지 못했으며 어느 시점에 충분한 전력을 생산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2020년 버지니아 주의회를 통과한 청정경제법은 도미니언에너지가 2045년까지 주 전체 발전량을 탄소 배출 없는 에너지원에서 충당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재 상황은 이와 거리가 먼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도미니언에너지가 태양광에너지·풍력에너지 등 청정에너지 발전을 늘려가고 있지만 데이터센터 등의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상업성이 입증되지 않은 소규모 원자력 발전, 새로운 화석연료 공장 증축 등을 함께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서버 냉각을 위한 대규모 물 사용과 상수원 오염, 점점 더 주거 지역과 데이터센터가 가까워지면서 생기는 소음 문제 등이 지적된다.
이에 지역사회와의 갈등은 진행 중이다. 지역 언론은 최근 버지니아 전역의 20여개 환경 단체 등이 연합해 ‘버지니아 데이터 센터 개혁 연합’을 결성해 주 정부 차원의 규제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린스윌리엄카운티가 매나서스에 데이터센터 건립을 승인하자 지역 주민들이 이에 반대하는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버지니아=글·사진 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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