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의 손길 가득🏡 나무 천장이 있는 구옥 꾸미기

조회 1,0652025. 3. 17.

소소한 추억을 오래 간직하고 싶었던 이성선 1집러는 할아버지가 물려주신 구옥을 가꾸고 그 기록을 SNS에 남기고 있어요. 인테리어를 바꾸고 가감하면서 집의 의미와 진정한 가치를 찾아가고 있는데요.

추억과 이야깃거리가 가득한 집에서의 근사한 하루를 살펴볼까요? 👁️‍🗨️

‘이성선 Lee Seong Seon’님의
<특별한 구석>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늙은 집과 함께 하고 있는 스물네 살 젊은이 이성선입니다. 시각디자인을 공부하고 있는 대학생이고요. 올해 1월 군대 전역 후 이 집에 들어와 살고 있어요. 꽤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아 차가웠던 공간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으며, 이 과정을 인스타그램(@270house)을 통해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 집에 담긴 이야기가 궁금해요.
46년의 세월을 머금은 이 집은 할아버지가 지으셨어요. 당시 주택 및 도로 정비가 이뤄지면서 조부모님이 살고 계셨던 기와집 터 위에 3층 양옥을 신축했죠. 1층은 상가, 2층은 주거 공간, 3층은 옥탑과 창고로 구성되어 있어요.

아버지의 고향 집이자 부모님의 신혼집, 제가 태어나고 유년 시절을 보냈던 곳으로 우리 가족의 서사가 켜켜이 쌓인 공간이죠. 저는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이 집에서 살았는데요.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집 앞에서 자전거를 태워 주셨던 장면이 잊히지 않고, 자기 전에 매일 부모님과 함께 대문의 셔터를 내렸던 것도 기억에 남아요. 유치원 갈 때 발코니에서 인사해 주던 엄마의 모습도 생생하고요.

집을 고칠 때 계획이나 콘셉트가 있었나요?
가족들과 함께했던 소중한 추억이 가득한 이 공간을 완전히 새로운 이미지로 탈바꿈하긴 싫었어요. 그래서 전통과 현대가 적절히 섞인 모던 빈티지를 콘셉트로 잡았죠.

바닥과 벽지, 타일 공사 등은 전문가에게 맡기고 나머지는 최대한 집의 원형을 보존하면서 공간을 꾸몄어요. 구옥 특유의 나무 천장과 문짝, 물려받은 물건들과 어우러지는 가구와 소품을 들이고 배치했죠. 특히 천장 조명이 가장 맘에 드는데요. 어두운 천장을 밝히기 위해 중앙에는 조명 달린 실링팬을 설치했고, 벽 쪽에는 간접 등을 쭉 둘렀어요. 목공이 취미인 아버지께 부탁해서 간접 등 박스를 함께 만들었는데, 아버지와 같이 만들어 더욱 의미가 깊어요.

성선 님의 특별한 구석을 소개해 주세요.
최근에 수장고를 만들었어요. 엄마가 사용하시던 오일버너, 할머니가 쌀을 푸시던 됫박, 집 외벽에서 떨어져 나온 갈색 타일, 옥상 자물쇠, 나뭇조각 등등. 남들이 보면 보잘것없다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제게는 의미와 해석의 여지가 많은 물건들이거든요. 세월이 짙게 남아 있는 물건들로 저만의 박물관을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박물관처럼 캡션도 제작했죠.

갖고 계신 아이템 중 애착 가거나 소장 가치가 있는 아이템을 소개해 주세요.
조부모님께 물려받은 자개장인데요. 제가 지금까지 봤던 자개장 중에 가장 특이해요. 두 개가 세트인데 각각 수납 구성이 다른 게 매력적이에요. 섬세한 장식이 돋보이면서도 너무 화려하지 않고 절제미가 있어서 좋아합니다. 제 취향이 조부모님과 비슷한가 봐요.

특별한 구석을 즐기는 성선 님만의 방법이 있나요?
어렸을 때 부모님께서 사진을 많이 찍어 주셨는데요. 그 사진들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몽글몽글하더라고요. 부모님이 부지런히 찍어 주신 사진들 덕분에 잊어버리거나 무심코 지나가 버린 시간을 다시 보고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좋았어요. 그래서 수장고에 아이맥을 두어 지인이나 가족이 방문할 때마다 사진으로 방명록을 기록하고 있어요. 훗날 제 인생의 한 부분으로 추억할 수 있는 중요한 기록이자 유산이 될 테니까요.


디지털 에디터 영은 | 글 연숙 | 사진 경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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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집구석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1ho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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