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에 본가에 갔더니 아버지가 창고를 정리하고 계셨습니다. 버릴 것을 고르신다며 상자를 몇 개 꺼내 두셨습니다.도와드리려고 상자 하나를 열어 보았습니다. 그 안을 보고 한참 동안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상자 안에 있던 것들
상자에는 오래된 상장과 성적표가 차곡차곡 들어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때 받은 종이까지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손으로 접은 자국이 그대로였고 색이 많이 바랬습니다. 이사를 여러 번 다니는 동안에도 버리지 않으신 것입니다. 무심한 분이라고만 생각했던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말로는 하지 않으셨습니다
아버지는 칭찬을 잘 하시는 분이 아니었습니다. 잘했다는 말보다 다음에는 더 하라는 말이 먼저였습니다. 그래서 늘 인정받지 못한다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그 마음은 상자 안에 조용히 쌓여 있었습니다. 표현하지 않았을 뿐 없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정리는 마음을 꺼내는 일입니다
짐을 정리하다 보면 잊고 지낸 시간이 함께 나옵니다. 물건 하나가 그 시절의 마음까지 데려오기도 합니다. 그래서 정리는 버리는 일만은 아닙니다. 그날 아버지와 상자를 놓고 오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평소에는 꺼내지 못한 말이 그 자리에서 나왔습니다.

버리려던 상자 하나가 오랜 오해를 풀어 주었습니다. 표현이 없었을 뿐 마음은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부모님 댁의 오래된 물건을 함께 정리해 보시면 어떨까요. 뜻밖의 이야기가 나올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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