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 인사이드] 나노캠텍, 172억에 엑시트…신사업 속도 | 캔버스엔①

/사진=나노캠텍

도전성 소재 기업 나노캠텍이 캔버스엔 경영권 매각을 완료하며 172억원을 회수했다. 새로운 인수 주체가 등장하며 경영권 프리미엄을 챙겨 신사업 도전에 나서는 상황이다. 회사는 29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사명을 ‘LSK아이로봇’으로 변경하고 인공지능(AI)과 로봇 사업으로 전환을 추진할 방침이다.

8차례 변경 끝 엑시트…새 주인 '원정인프라홀딩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나노캠텍은 디비투자조합 출자지분 15만519주 전량을 원정인프라홀딩스 등에 양도하는 거래를 마무리하고 대금 회수를 완료했다. 양도금액은 172억원으로 지난해 말 연결기준 자기자본 대비 79.45%에 달한다.

나노캠텍이 캔버스엔을 품은 시기는 202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회사는 캔버스엔 주식을 직접 취득하지 않고 민법상 조합인 ‘디비투자조합’ 출자지분 99.99%를 인수하는 방식을 택했다. 나노캠텍은 15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디비투자조합은 캔버스엔 주식 50만주(15.90%)를 보유하고 있었다. 조합은 2024년 11월 기존 최대주주였던 에프앤에프로부터 최대주주 지위를 넘겨받았다. 이에 나노캠텍→디비투자조합→캔버스엔’으로 이어지는 간접 지배구조가 형성됐다.

인수 목적은 사업다각화 및 신성장동력 확보였다. 나노캠텍은 2024년 1월 주방기기 제조사 한일오닉스를 165억원에 인수하는 등 외형 확장에 적극이었다. 조합 구조를 활용한 간접 취득은 상장사 대량 지분 취득 과정에서 발생하는 규제 부담을 조합 차원에서 흡수할 수 있었다. 캔버스엔 이사회 재편과 임시주주총회도 추진했다.

엑시트(투자금 회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나노캠텍은 지난해 7월 디비투자조합 지분 15만519주 전량을 155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지만잔금 일정 변경과 계약 수정이 거듭됐다. 지난해 8월 예정이었던 잔금 지급은 9월로 연기됐다. 이후 매수자가 교체되며 거래 일정은 올해 1월까지 순차적으로 밀렸다.

계약 조건도 변경됐다. 매매 금액은 155억원에서 140억원으로, 매매 대상 출자 지분은 13만5953주로 축소됐다. 계약금과 분할 잔금은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7~8차례로 나뉘어 지급되는 구조였으나, 거래 상대방의 잦은 잔금 미납으로 파행을 겪었다.

거래 지연 배경에는 계약 체결 당시와 잔금 납입 시점 간의 주가 괴리가 있다. 지난해 7월 계약 체결 당시 산정된 1주당 처분(환산) 단가는 4133원이었다. 당시 캔버스엔 장내 주가가 4000원대였음을 감안하면 적정한 가격 산정이었다. 잔금 납입이 미뤄지는 동안 주가가 1000원대 초반까지 크게 하락하며 문제가 발생했다.

나노캠텍은 지난해 12월 총 6차례에 걸쳐 캔버스엔 주식 169만3418주(환산 기준)에 해당하는 조합 지분을 장외매도하며 70억원을 조달했다. 캔버스엔 주가는 100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했지만, 나노캠텍은 주당 4133원의 단가로 물량을 넘기며 엑시트에 성공했다. 통상 인수·합병(M&A) 딜에서 기초자산 가치 하락은 매각 단가 조정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나노캠텍은 최초 합의된 가치를 고수하며 경영권 프리미엄을 인정받았다.

거래는 지난 1월 합의점을 찾았다. 나노캠텍은 디비투자조합 잔여 지분 8만5454좌를 원정인프라홀딩스에 양도했다. 원정인프라홀딩스는 출자 비율 56.77%로 디비투자조합 최다출자자가 됐다.

시장 관심은 새 인수 주체인 원정인프라홀딩스로 향하고 있다. 서울 중랑구 신내동에 소재를 둔 회사의 자산총액은 57억원, 부채총액은 57억원이다. 회사는 자본총계 -1400만원, 자본금 7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자본잠식 상태 법인이 150억원 이상 규모 투자조합 지분을 인수한 점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다. 다만 구체적인 자금 조달 경로는 드러나지 않았다. 회사의 최대주주(40%)이자 대표이사는 PIAO HEFENG(표하봉)이며, 나머지 60% 출자 구조와 구체적 사업 내용은 확인되지 않는다.

172억 실탄 확보…AI·로봇 전환 시험대

생성형 AI(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확인 과정을 거쳐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나노캠텍은 확보한 현금을 기반으로 사업 전환에 나섰다. 회사는 최근 AI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사 '원터치에이아이(Onetouch AI)' 지분을 취득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해당 회사는 삼성SDS 인공지능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출신이자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교수인 최종원 대표가 이끌고 있다. 구체적인 매출이나 인력 규모는 확인되지 않는다.

나노캠텍은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디지털콘텐츠 제작 및 유통업, 뉴미디어 및 특수콘텐츠 제작·유통·서비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29일 임시주총에서는 사명을 'LSK아이로봇'으로 변경하는 안건이 상정된다.

LSK는 나노캠텍의 최대주주인 '엘에스케이디비유한회사(옛 트리니티에쿼티)' 약칭과 유사하다. 엘에스케이디비는 이상규 씨가 100% 보유한 비상장회사로, 나노캠텍 지분 22.7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담보 부담은 남아 있다. 엘에스케이디비는 지난 3월 상상인저축은행에 나노캠텍 주식 630만주를 질권 설정하고 20억원을 차입했다. 금리는 연 12%다. 해당 담보 제공분과 9회차 전환사채(CB) 담보 설정까지 포함한 담보 제공 규모는 보유 지분의 94%에 달한다.

담보권 실행 시 최대주주 지분율은 6.01%까지 하락할 수 있다. 담보유지비율 130%를 적용한 반대매매 실행 추산 가격은 2064원(병합 후 기준)이다. 27일 거래가 재개된 나노캠텍의 종가는 4920원으로 추산가와는 상당한 격차가 있는 만큼, 당장 리스크는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실적 회복도 과제다. 나노캠텍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501억원, 영업손실 3억원, 당기순손실 102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241%에 달한다. 회사는 잦은 CB 발행에 따른 콜옵션(매도청구권) 거래와 조기 상환 등을 거듭하면서 재무 건전성 제고가 시급해졌다.

나노캠텍의 지난해 매출 비중은 도전성 소재 53.8%, 한일오닉스를 통한 주방기기 44.4%다. 한일오닉스의 경우 지난해 2월 지분 29%를 캔버스엔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172억원의 현금 유입은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 전환을 위한 동력이 될 전망이다.

나노캠텍은 2019년 이후 반복적인 최대주주 변경과 여행업, 주방기기, 상장사 투자 등 사업 확장을 추진해왔다. 2021년 여행업이 중단사업으로 종료된 전례와 잦은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는 AI·로봇 전환의 실질적인 성과를 검증해야 하는 배경으로 남는다.

<블로터>는 회사 입장 반영을 위해 나노캠텍 측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최종원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