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자금 정기예금으로 미리 이동…4% 정기예금 어디 없나

임지선 기자 2024. 10. 16.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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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에 설치되어 있는 주요 은행들의 현금인출기. 경향신문 자료사진

지난 8월 가계 자금이 ‘정기예금’ 중심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하에 대비해 조금이라도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을 때 자금을 미리 옮긴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시중에는 연 4%대 1년짜리 정기예금 상품은 거의 사라지고 단 한 곳 남아있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8월 통화 및 유동성’ 자료를 보면, 8월의 광의통화(M2) 평균잔액(계절조정계열기준)은 4062조6000억원으로 전월보다 7조6000억원(0.2%) 증가했다.

넓은 의미의 통화량 지표인 M2에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예금(이상 M1) 외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2년 미만 금융채, 2년 미만 금전신탁 등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금융상품이 포함된다.

이가운데 정기 예·적금이 한달 사이 11조5000억원, 기타 통화성 상품이 3조8000억원 증가했다. 반대로 머니마켓펀드(MMF)는 4조6000억원, 금융채는 2조5000억원 줄었다.

특히 가계 및 비영리단체는 정기예·적금 중심으로 5조1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주식시장 변동성이 컸고, 미국에 이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도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면서 예금으로 자금이 대거 이동한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예대율 관리를 위한 은행들의 자금 유치 노력과 금리 고점 인식에 따른 예치 수요가 맞물리면서 정기 예·적금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금융권을 포함한 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는 ‘4%대’를 찾기 힘들다. 은행들도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발빠르게 예금 금리를 낮춘 것이다.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 사이트에서 보면, 16일 기준 1년짜리(단기) 정기예금 금리 중 연 4%짜리 상품은 조은저축은행(서울본점) 한 곳 남아있다.

눈높이를 연 3.9%까지 낮춘다면 그래도 저축은행 상품 중에서 여유는 있다. 머스트삼일·동양·NH·상상인·바로 등 19곳 저축은행의 1년짜리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연 3.9~3.98% 사이에 형성되어 있다.

시중은행의 경우 NH농협은행의 ‘고향사랑기부예금’ 상품만 우대금리 포함해 연 3.8%(1년짜리)일 뿐 대부분 정기예금 상품은 연 2.8~3.6%대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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