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박 5일 동안 쇼핑만 8번…'미스터리 쇼퍼'에 딱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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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미스터리 쇼퍼'(고객으로 가장한 요원)를 투입해 4박 5일 동안 최대 8번 쇼핑하고 도시는 제대로 둘러보지도 않은 채 끝나는 중국·베트남발 저질 여행 상품을 적발해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속속 돌아오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서울을 방문했을 때 좋은 추억만 안고 갈 수 있도록 서울시는 이런 덤핑 관광 상품 유통을 막고 필요시 법적 조치도 강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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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 저가패키지 7개 직접 구매
현지인으로 구성된 미스터리 요원 투입
서울시가 '미스터리 쇼퍼'(고객으로 가장한 요원)를 투입해 4박 5일 동안 최대 8번 쇼핑하고 도시는 제대로 둘러보지도 않은 채 끝나는 중국·베트남발 저질 여행 상품을 적발해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속속 돌아오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서울을 방문했을 때 좋은 추억만 안고 갈 수 있도록 서울시는 이런 덤핑 관광 상품 유통을 막고 필요시 법적 조치도 강행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7개의 서울행 저가 패키지상품에 비밀 요원을 투입해 이런 실태를 파악했다고 27일 밝혔다. 덤핑 관광 상품은 여행사가 정상 가격 이하로 관광객을 유치한 후 쇼핑센터 방문 위주로 일정을 진행하는 게 특징이다. 여행사는 쇼핑 수수료 등으로 손실을 충당한다.
서울시가 덤핑 관광에 본격적으로 칼을 빼든 건 오세훈 서울시장이 작년 9월 '3.3.7.7 관광 비전'을 선포하면서부터다.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1인당 지출액 300만원·체류 기간 7일·재방문율 70%를 달성하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시는 덤핑 관광이 이런 계획을 추진하는 데 걸림돌이라고 보고 있다. 덤핑 관광으로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들은 불법 가이드, 쇼핑 강요 등 부당행위를 경험하게 될 가능성이 높고 도시의 품격도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3월 중국 4대 온라인플랫폼에서 판매 중인 서울 여행 상품 3097개 중 저가 100개를 조사하기도 했다. 그 결과 덤핑이 의심되는 85개(2.7%) 경우를 걸러냈고 정부와 중국대사관에 판매 금지를 요청한 바 있다.
이번에는 관광객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중국과 베트남 단체여행상품 중 저가 7개(중국 3개, 베트남 4개)를 선별했다. 현지 외국인으로 구성된 요원을 투입해 암행 점검을 실시했다. 이들은 가이드, 숙소, 음식, 선택 관광, 쇼핑 등 여행 전반에 대해 점검표를 작성했다.
미스터리 쇼퍼들은 여행 일정의 대부분이 관광보다 단체쇼핑에 집중돼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4박 5일 일정 중 쇼핑센터 방문은 4~8회에 달했다. 상품의 원산지나 제조일이 표시돼 있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한 요원은 "쇼핑 실적에 따라 관광객을 대하는 가이드들의 태도가 확연히 달려졌으며, 할당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이유로 버스 이동 과정에서부터 물건 구매를 지속해서 권유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요원은 "쇼핑센터 퇴장을 제지했으며 체류 40여분 만에 관광객 한 명이 물건을 구매하자 비로소 문을 열어줬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런 저질 상품을 퇴출하기 위해 강력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이번 조사 결과를 문화체육관광부에 공유해 해당 상품의 확산을 최대한 막고 필요시 경찰 고발 등도 검토할 예정이다. 중국·베트남의 각 대사관에도 실태를 알려 해당 국가 법률에 따른 송출여행사 제재를 촉구할 계획이다.
김영환 시 관광체육국장은 "관광 질서를 훼손하는 불법 관행에는 엄정하게 대응해 오래오래 머무르고 싶은 매력적인 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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