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 PC' 그냥 버리지 마세요!

조회 32,9102024. 2. 19.

會者定離, 모든 인연에는 만나고 헤어짐이 있다. PC라고 다를 것 없다. 구매하면서 그 시스템과 연을 맺고 고장 나거나 오래 사용해 시대와 부합하지 않는 성능이 나올 때 이별하게 된다. 이때 우리는 그 PC에서 쓸만한 물건을 챙겨 생명 연장의 꿈을 꾸도록 해주지만, 그 종류가 많지 않다. 기껏해야 소중한 게임과 그녀들이 잠들어 있는 저장 장치, 주변기기 등이다.


▲ 과거 오래된 PC는 이런 수거 트럭 아저씨에게 맡기는 일이 많았지만, 요즘 민심이 흉흉한지 과거 못지 않게 지금은 더 제 가치를 인정 받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많다

이제 남은 PC를 처분해야 하는데 선택지가 있다. 대낮에 일정 확률로 등장하는 PC 수거 트럭에 투척하는 방법을 시작으로 아파트라면 폐기물 하적장, 일반 빌라나 단독주택이라면 구청에 돈을 내고 수거를 요청할 수도 있다. 이 외에도 PC 시스템을 처리하는 방법은 지난 기사를 통해 숙지하자.


위 지난 기사에서도 잠깐 언급한 대로 PC를 한 줌 폐기물로 처리해 버리는 것보다 아름답게 보내는 방법도 존재한다. 바로 다양한 복지 기관에 ‘기부’하는 것이다. PC 시스템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는 비영리조직은 당신의 시스템을 닦고 조이고 기름 쳐서 새 생명을 불어넣고, 새로운 보금자리로 돌아가게 된다. 이른바 ‘선순환’인 셈. 나는 오래된 PC를 하나 처리하는 것이지만, 기부함으로써 사회에 이바지하게 된다. 기부 활동이니 일부 기관에서는 기부 영수증 발행으로 세액공제까지 받으니 일석이조다. 연말연시 나눔과 사랑으로 마음이 따뜻해질 수 있는 PC 기부 가능 기관들에 대해 상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한국IT복지진흥원 (서울시 강남구 소재)

▲ 한국IT복지진흥원의 PC 기증 및 보급 절차

한국IT복지진흥원에 PC를 기증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사용 가능한 PC 외에도 일부 부속이 없어 사용 불가능한 PC에 대해서도 일괄 기증을 받는다. 사용 불가능한 PC는 진흥원 전산센터 내에서 자체 수리한 후 무료 보급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것도 안 된다면 부속을 적출해 재활용한다. 따라서 어떤 상태의 PC라도 기증한다면 알아서 쓰는 구조라 하겠다.

기증받은 물품은 용인자원순환센터로 입고되며, 재활용 가능한 부품과 쓸 수 없는 폐부품으로 분류된다. 진흥원 측에서는 70% 이상이 재활용된다 안내하고 있다. 여기에서 2GHz 이상 프로세서 사양은 국내 보급을 원칙으로 하며 그 이하는 저개발국가에 지원하는 식이다. PC를 지원하면 해당 제품이 어떻게 쓰였는지 진흥원 소식지나 물품 담당자에게 직접 메일 또는 우편으로 발송하게 된다.

컴퓨터 외에도 모니터와 노트북, 프린터(복합기) 등도 후원할 수 있다. 기증 물품에 대해 기부금 영수증 발행이 가능하니 관심이 있다면 한 번 살펴보자. 기증은 한국IT복지진흥원(전화 02-2015-3555)에 문의해 보자. 안 쓰는 PC를 아름답게 보내고 기증도 할 수 있으니 잘 살펴보자.

잘 조립된 시스템은 다양한 형태로 보급된다. 교육용으로는 장애인과 기초생활수급자, 소년소녀가장, 한부모가정 학생, 고령자, 조부모가정, 다문화가정 등 조건에 부합한 대상에게 제공된다. 사회복지시설 및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방과후 교실을 운영하는 단체에게도 지급된다.


아름다운가게 (전국)

▲ 아름다운가게의 기증 조건은 조금 까다롭게 느껴진다

과거 유명세를 탔던 아름다운가게, 가까운 곳에 있다면 기증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기증하면 제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상태가 온전한 것이 좋다. 따라서 아름다운가게에 기증할 생각이라면 시스템의 컨디션 체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장점은 곳곳에 매장이 있으므로 최대한 가까운 곳에 방문해 기증 가능하다는 부분이다.

조건은 다소 까다롭다. PC로 한정해 보면 모니터, 태블릿, 노트북, 데스크톱 모두 가능하지만 제조 연도에서 7년을 초과하면 안 된다. 그러니까 2세대 코어 프로세서(샌디브릿지)는 물론이고 심지어 6세대 코어 프로세서(스카이레이크)도 커트라인에 포함되어 기부 불가능하다. AMD라고 사정은 다르지 않다. 나름대로 현역인 프로세서가 여기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니 제조 연도 7년 초과된 제품을 기증할 생각이라면 다른 기관을 알아보는 것이 좋겠다. 프린터와 스캐너, 복합기 등은 사용한 제품이라면 받지 않는다는 점도 확인해야 될 부분이다. 추가로 재판매 불가한 기부물품은 기부영수증 가액 산정에 반영되지 않으니 참고하자. 아무래도 중고 형태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니 어쩔 수 없는 듯하다.

자세한 부분은 가까운 아름다운가게 매장에 방문해 문의해 보자. 그리고 기부 가능하거나 불가능한 물품도 지역에 따라 다르므로 방문 또는 전화로 확인(전화 1577-1113)이 필요하다.


공동체IT사회적협동조합 (서울시 은평구 소재)

▲ 공동체IT사회적협동조합은 기증 PC를 잘 정비하고 재제조를 거쳐 시민단체에 제공하고 있다

잘 쓰지 않는 PC를 기증하면 정비해서 시민단체와 사회적 경제조직에 기증하는 방식은 타 기관과 동일하다. 공동체IT사회적협동조합은 비영리조직의 PC와 네트워크, 데이터 백업 등을 관리하는 사업 외에도 다양한 유지 보수를 지원한다. 디지털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맞춤 상담과 교육도 제공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니 재능기부에도 관심이 있다면 충분히 둘러볼 만하다.

기증 방식이나 조건은 단순해 보인다. PC는 기본이고 단순 부품도 기증을 받는다. 기증받은 부품은 자체적인 테스트를 거쳐 사무국 내 PC 정비와 비영리 현장 단체의 컴퓨터 정비에 쓰인다. 노트북, 모니터, 프린터 등 다양한 기기도 기증할 수 있으니까 관심이 있다면 연락(02-3667-2017)해보자.


비영리IT지원센서 (서울시 은평구 소재)

▲ 비영리IT지원센터는 채움PC캠페인이라는 이름으로 PC 기증을 받아 사회적 기업과 취약계층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곳도 오래된 PC와 주변기기를 기부받아 자체 정비 후 취약계층에 지원하는 형태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구조는 일단 기부받은 PC를 리맨이라는 사회적기업을 거친다. 이곳에서 수거된 PC의 상태를 분석하고 검수한 후 재제조 가능 여부를 파악하게 된다. 가능하다면 재제조를 해 PC가 필요한 업체에 지원한다. 이 과정에서 버려지는 자원을 줄이고 공익단체 활동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수거는 기업이나 단체는 무상 수거를 진행하고 개인은 택배를 통해 접수 가능하다. 기부는 노트북과 모니터, 데스크톱 PC 등 관련 제품을 기부하면 된다. 조건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된 바 없지만, 가급적이면 작동이 어느 정도 보장된 것을 기부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기증에 관심이 있다면 연락(02-2088-2928)을 해보자.


귀찮지만, 번거롭지만, PC로 따뜻한 사랑을 나누자!

▲ 당신을 위해 열심히 일한 PC, 이제 좋은 곳으로 편안하게 보내주자

모든 만물이 그러하겠지만, PC도 시간이 흐를수록 제 성능을 경험하기가 쉽지 않다. 아무리 업그레이드를 해도 한계가 있으며 소프트웨어나 게임을 즐기기에도 부족하다. 물론 사양을 타지 않는 환경에 맞춰 놓으면 쌩쌩 작동은 하겠지만, 한두 대여야 그 정도 쓰지 뒤처진 성능을 가진 PC를 계속 생명 연장의 꿈을 꾸도록 방치할 수 없는 노릇이다. 이때에는 어쩔 수 없이 보내줘야 하는 법. 그냥 버리기보다 이처럼 기부라는 활동을 통해 사회에 좋은 일도 하고 PC가 아무렇게 버려져 환경을 파괴하는 일도 막아보자. 꼭 기부를 돈으로 할 필요가 있는가? PC를 아끼고 사랑하는 일이 꼭 닦고 조이고 기름치는 것만 있는 게 아니다. 고민 말고 일단 문의하는 것으로 실천해보는 것은 어떨까?


기획, 편집 / 다나와 정도일 doil@cowave.kr
글 / 해선마스터 news@cowave.kr
(c) 비교하고 잘 사는, 다나와 www.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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