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주의) '50년' 간 한 번도 수리 안 한 집, 싹~ 고쳤더니.. 어머!

안녕하세요. 지안홈입니다. 저희는 결혼 3년 차 신혼부부입니다. 저희 집에는 남편과 저 둘이 함께 살고 있고요. 저희는 둘 다 프리랜서여서 재택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요.

주택에 살게 된 계기

저희는 27평 아파트에서 신혼을 시작했어요. 집이 휴식처이자, 작업실이자 식당이자 카페이자 영화관이었던 저희 부부에게 아파트 생활은 조금 답답하게 느껴졌어요. 그러다 지방 출장으로 잠시 주택에 살게 되었어요. 서울 집보다 훨씬 작은 집인데, 아파트 발코니 하나보다도 작은 마당 덕에 답답함이 하나도 없더라구요. 그래서 저희는 서울에 올라오자마자 리노베이션할 집을 보러 다녔어요.

서울은 인구가 많은 만큼, 집도 정말 많잖아요. 수많은 매물 중에 저희가 리모델링할 노후주택을 찾기 위해 저희는 기준을 세웠어요. '예산 내의 주택 가격, 35평 이상의 대지, 재개발 미 추진 지역, 마당 및 주차 가능한 곳, 4m 이상의 도로 접함, 실내면적 28평 이상’이었어요. 이 기준으로 집을 찾아봤더니 수천 개의 집 중 남는 집은 지금의 저희 집 하나였어요.

Before

방문해서 본 집은 상태가 심각했어요. 기와지붕은 깨져있고, 난방이 안 깔린 방이 있고, 바닥은 울퉁불퉁하고 실내 계단은 곧 무너질 것 같았어요.

그런데 구조로만 집을 보았을 때 '이렇게 고치면 원하는 공간을 다 담아낼 수 있겠다' 상상이 되더라구요. 마침 보았던 mbc빈집살래도 용기를 주었어요. 그렇게 저희와 이 집의 인연은 시작되었습니다.

저희 집은 남동향에 대지면적이 38평, 건축면적 지하 4평, 1층 16평, 2층 12평인 벽돌집이에요. 천고는 구옥치고 꽤 높은 2600mm였습니다. 노후주택이어도 관리가 잘 된 집이 있는데, 1977년생인 저희 집은 지어진 이후 단 한 번도 수리되지 않았다 하더라구요.

지붕, 보일러 교체, 난방 및 모든 설비 시설 교체, 외장재, 마당 바닥 공사까지 전체 리노베이션을 진행했어요. 지금 돌이켜 보면 이 상태의 집을 어떻게 덜컥 계약했는지, 당시에 저희가 용감했다고 생각해요 ^^;;

1층 도면 Before&After

2층 집에 살려니 동선이 무엇보다 중요하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저희의 하루 일과를 쭉 나열해 보고, 같은 층에 붙어 있어야 할 공간들을 정리했어요. 그리하여 마당이 보이고 밖으로 나가기 쉬운 1층에는 주방-다이닝-드레스룸-세탁실&다용도실, 개방감이 좋은 2층에는 작업실(서재)-tv룸(거실)-침실 공간으로 구성했습니다.

그리고 노후주택을 고치는 것이기에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했어요. 하여 저희는 벽을 건드려서 구조를 변경하는 방식이 아닌 있는 방들의 역할을 바꿔 저희에게 가장 필요한 면적과 동선을 만드는 방식으로 구조 설계를 했습니다.

기존의 안방을 주방으로 바꾸고, 거실을 다이닝으로 만들어 주방-다이닝이 연결되게 하였어요. 그리고 거실 앞에 있던 폭이 40cm 정도밖에 되지 않아 특별한 역할을 하지 못하던 발코니 부분을, 다이닝 벤치 겸 윈도우시트로 설계했어요. 기존 주방은 드레스룸으로 바꾸고, 기존의 화장실은 작아서 세탁실로 이용하고, 방 한 개를 화장실로 바꾸어 넓은 화장실을 만들었어요.

현관

원래 왼쪽 신발장 부분이 원래의 현관 출입문 방향이었어요. 양옆으로 신발장을 확보하기 위해 현관의 방향을 바꾸고, 자작나무로 만든 중문을 달았어요. 중문은 목공해 주시는 분이 제작해 주셨고 색상은 오일스테인을 구입해 저희가 직접 칠했어요. 자작나무 무늬를 살려 줄 수 있도록 연한 색으로 칠해주었어요.

우드에 포인트를 주기 위해 타일과 신발장은 화이트 계열로 시공했습니다. 왼쪽 신발장은 앉아서 신발을 벗고 신을 수 있도록 벤치를 만들고, 아래쪽은 공구들을 수납하고 있어요. 주택에 살면 공구를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답니다.

거실 & 다이

전체적으로 원목 가구와 원목 마루여서 화이트 앤 우드 컨셉으로 화이트 벽지로 집 전체를 시공했어요. 조명은 일자 조명을 매립해서 달아 깔끔해 보이도록 했어요.

다이닝 테이블은 저희에게 식탁이자 커피를 마시는 곳이자, 노트북 작업을 하는 작업 공간이에요. 그래서 1800 크기의 테이블을 두었어요. 식탁이 포인트이기에 식탁 위에 조명을 달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무드를 해치지 않으면서 귀여운 이 조명을 발견해서 포인트 조명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집을 고칠 때 실현하고 싶은 로망이 하나씩 있잖아요. 저는 창호지 문과 윈도우 시트가 로망이었어요. 기존에 저 공간은 폭 40cm 정도의 발코니였어요. 40cm는 베란다나 테라스로 쓰기에 난해한 폭이지만, 기존 창틀 너비와 합쳐서 70cm 이상의 폭으로 만들면 윈도우 시트로 만들기 넉넉한 폭이었어요.

지금 이 공간은 집에 들어오면 가장 눈에 들어오는 포인트 공간이자 저희에게 다이닝 벤치이자, 낮잠을 자는 곳이자, 마당을 보며 멍 때리는 공간이에요.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던 공간이 지금은 가장 많이 쓰이는 공간이 되었죠. 그리고 한쪽 측면에는 서랍을 만들어 생활용품을 보관하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어요. 직접 오일스테인도 칠하고 창호지도 직접 붙였어요.

주방

옛날 집의 주방 위치는 보통 집의 가장 구석에 있고, 또 크기도 요즘에 비해 작은 편이에요. 기존에 주방으로 사용하던 공간은 너무 작기도 하고 햇빛 한 줄기 들어오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안방으로 사용하던 공간을 주방으로 만들었어요.

주방 가구 역시 무광 화이트로 다 맞추었습니다. 저희는 짐이 많아 상부장은 필수로 했어요. 싱크대 앞에 창문이 있으면 해서 창문 쪽으로 싱크대를 두고 기존 안방 창문의 크기를 필요한 정도만 남기고 줄였어요. 그리고 창문 위로 선반을 달아 디자인과 수납을 다 확보하였어요.

냉장고 옆에 분리수거함과 주방에서 필요한 용품들을 비치해서 다이닝에서 보이지 않도록 하였어요.

싱크대 옆에는 기존에 있던 매립 선반을 그대로 살려서 홈카페 공간을 만들었어요.

욕실 및 세면대

중문을 열고 들어오면 바로 손을 씻을 수 있도록 세면대를 두었어요. 집에 들어오자마자 노출된 세면대이기에 깔끔한 무광 화이트 도기로 시공하고, 바닥이 원목 마루이기에 물이 튀지 않는 수전으로 골랐어요. 그리고 핸드워시와 수건은 가려질 수 있도록 왼쪽에 가벽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세면대 바로 뒤에 1층 욕실이 있어요.

욕실은 건식으로 사용하기 위해 단차를 만들고 샤워부스를 달았습니다. 전체적으로 450*900각 타일을 시공해 깔끔한 욕실을 만들었어요. 벽과 바닥에 같은 타일을 사용하고 싶어서 벽, 바닥 시공이 가능한 타일로만 알아보았어요.

휴지걸이, 슬라이드바, 샤워수전 전부 다른 곳에서 구입한 것인데, 조화롭게 잘 어울려서 다행이에요. 수전은 타일과 어울릴 수 있도록 무광 스테인리스 재질로 시공하였어요.

드레스룸

기존의 주방을 드레스룸으로 바꾸었어요. 기존의 주방이 햇빛이 안 들어오는 막힌 구조였어요. 채광이 없는 것이 주방으로서는 별로이나 드레스룸으로 사용하기에는 좋았죠. 그래서 작은 창을 내어 환기창을 확보하고, 나머지는 전부 붙박이장을 짜서 넣었어요.

계단 아랫부분은 이렇게 칸으로 나누어 외출한 옷을 걸어두는 행거로 쓰고, 윗부분 낮은 칸은 계절 머플러 걸어두는 용도, 아랫부분은 리빙박스를 두는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용도실

기존 화장실이던 공간을 다용도실로 바꾸어 세탁기와 스타일러를 두고 사용하고 있어요.

계단

갈라져서 올라갈 때마다 삐걱삐걱 부서질 것 같은, 계단은 전부 철거하고 새로 만들었어요. 계단 역시 오스모 오일스테인으로 직접 칠했습니다.

그리고 계단을 완성하기 전 아직 완성되지 않은 계단 지지대 사이로 보이는 하늘이 액자 같고 예쁘더라구요. 그래서 저 부분을 막지 않고 그대로 두어 빛이 들어오게 해달라고 요청했어요. 저 구멍 사이로 의도한 대로 빛이 들어오는 걸 봤을 때 너무 좋았어요 :) 목공 반장님이랑 상의하면서 만들어 낸 가장 뿌듯한 결과물 중 하나예요.

2층 도면 Before&After

기존 2층 거실 창을 바닥까지 낮춰서 통창을 만들고, 작업실을 배치해 작업 공간의 개방감을 확보하였구요. tv 보는 시간이 많지 않아 가장 안쪽 방을 TV룸으로 배치하였어요. TV가 집 중앙에 있을 때보다 TV나 영화를 볼 때 훨씬 아늑한 느낌을 받을 수 있어요. 그리고 기존 쪽방 하나를 중간에 벽을 새로 쌓아 두 공간으로 나누어 화장실과 다용도실로 새로 만들었어요.

침실

침실은 따뜻한 느낌을 주기 위해 나무로 문을 제작하였어요.

저희는 이전 집부터 침실에는 다른 가구는 두지 않고 침대와 조명만 두어요.

침실 오른쪽 쪽방 부분에는 수납장을 짜넣어 이불과 실내복 등 실내 용품을 수납해요.

TV룸

저희 TV룸은 저희 집의 가장 구석에 위치해 있어요. 공사할 때도, 케이블 설치를 할 때도, 이사 올 때도 다들 거실에서 연결할 위치를 찾으시더라구요. 저희는 TV가 집의 중심에 위치해 있는 걸 싫어하고, TV를 보는 시간은 저녁에 2시간 정도 뿐이기에 가장 안쪽 방에 TV를 두었어요. TV가 거실에 있을 때보다 훨씬 아늑한 느낌을 받아서 좋아요.

서재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오면 서재가 있답니다. 저희 집에서 개방감이 가장 좋은 2층 거실에 서재를 만들었어요. 재택 근무를 하다 보니 바로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아파트가 너무 답답하게 느껴졌어요. 통창을 내고 바로 테라스와 이어지게 만들었어요. 그리고 뷰를 확실하게 확보할 수 있도록 3중창을 사용해 단창으로 하고, 프레임이 얇은 알루미늄 창호로 시공했어요. 작업을 하다가 테라스로 나가 앉아서 바람을 맞을 때, 가장 행복한 순간 중 하나예요.

작업할 때는 항상 음악을 틀어놓아요.

책장은 현장에서 제작하였어요. 그리고 tv룸 사이에 벽을 뚫어 책장이 답답해 보이지 않고 공간이 이어져 보이도록 하였어요.

테라스

바람에 살랑이는 그라스를 보는 걸 좋아해요. 그래서 2층 테라스는 나무 데크를 깔아 따뜻한 느낌을 더하고, 테라스 끝 부분에 바람에 살랑이는 그라스를 볼 수 있도록  화분을 둘 수 있는 플라워 베드를 만들었어요.

화분이 데크보다 낮아서 화분은 안 보이고 그라스만 보이도록 설계하였는데, 이른 봄에는 그라스가 짧아 잘 보이지 않아 화분을 올려서 사용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겨울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테라스에 눈이 앉는 걸 보면서 겨울이 좋아지기도 하였어요. 안에 있지만 바깥 공간을 가까이 느낄 수 있어 참 좋아요.

외관

기존의 외관은 70년대 주택의 상징인 붉은 벽돌과 울퉁불퉁한 화강석 타일로 되어있었어요. 화강석 부분을 오렌지 벽돌로 바꾸었어요. 2층은 하중이 증가하는 것을 막기 위해 기존의 화강석을 하나씩 떼어낸 후 그 앞에 벽돌을 쌓았고, 1층은 화강석 위에 미장을 해서 면을 고르게 만들어 준 후 벽돌을 쌓았습니다. 기존 외관에서 붉은 부분은 화이트 페인트로 도장을 해 오렌지 벽돌에 시선이 갈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계단 부분을 나무로 해서, 따뜻한 느낌을 포인트로 주고, 데크 안에 택배함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1층은 도로에서 보일 수 있기 때문에 프라이버시를 확보하기 위해 내부에 창호지 문을 달아 프라이버시와 채광을 확보하였습니다. 오래되어 부식되거나 제 기능을 못하는 것들도 모두 교체했어요. 시멘트 난간을 전부 걷어내고 철제 난간으로 새로 설치하고, 깨져서 물이 새던 기와 지붕도 리얼 징크 지붕으로 새로 바꾸었어요. 외부 바닥재도 주차가 용이하도록 사각 블럭으로 교체했어요.

마당 및 주차장

마당은 프라이버시 확보와 카페 같은 화단을 만드는 것에 중점을 두었어요. 프라이버시 확보를 위해 도로 쪽으로 영롱 벽돌을 쌓아 외부의 시선을 차단함과 동시에 채광과 통풍은 확보하였어요. 그리고 앉았을 때 눈높이에서 가깝게 보일 수 있는 높이로 화단을 만들었어요. 마당 디자인도 직접 하고, 화단과 나무 모두 저희가 직접 사 오고 식재해서 애정이 더욱 가는 마당이에요. 추후 전기차 사용을 위해 설계할 때 영롱 벽 쪽에 전기 충전기를 설치할 수 있는 배선도 확보해두었어요.

마치며

내부만 리모델링 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모든 것을 고치는 리노베이션을 하면서 든 생각은 '신축이 쉽다'였어요. 한 번에 철거하고 도면대로 계획대로 새로 올리면 되는 신축보다 남겨둘 건 남겨두면서 조심히 철거하고, 또 주어진 환경 내에서 새로 만들어야 하기에 변수가 생겨 계획이 변경되기도 하는 리노베이션은 신축보다 품이 훨씬 더 많이 가는 작업이라고 느꼈어요.

그럼에도 과거로 돌아간다면 리노베이션을 다시 선택할 만큼 리노베이션만의 매력이 있어요. 기존의 모든 것을 부수고 새로 모든 것을 만드는 신축과 달리 이 집의 전의 모습을 저희 스스로 기억하고 있어요. 동네 분들이 저희 집을 보면서 많이 하시는 말씀이 ‘이 집을 이렇게 바꾸는 거 우리는 생각도 못 해’예요. '수리 한 번 안되고 방치되었던 집을 우리가 이렇게 우리의 개성을 담아 바꾸어 냈구나' 라는 만족감과 쾌감이 있어요. 죽어있던 공간을 살린 느낌이에요.

살면서도 ‘이 공간이 예전엔 그랬었잖아’란 말을 많이 해요. 집 어느 곳을 보더라도 저희끼리 아는 저희만의 에피소드가 생기는 거죠. 그렇게 저희는 집과 함께 스토리를 만들어가며 주택 생활을 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