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알리글로' 깜짝 성장에도...녹십자, 중동 변수에 실적 반영 늦어질 듯

임서아 기자 2026. 4.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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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개발한 면역결핍증 치료제
무관세·공급난 등 美시장서 기대
웰빙 지분 매각으로 투자 재원 확보
헌터증후군 치료제·수두 백신
중동 전쟁으로 수출 지연 '악재'
GC녹십자 본사. [출처=녹십자]

GC녹십자가 자체 개발한 신약 '알리글로'를 앞세워 미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중동 전쟁이라는 예상치 못한 지정학적 리스크를 만나 실적 반영 타이밍이 다소 늦춰질 전망이다.

다만 알리글로가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 녹십자웰빙 지분 매각으로 대규모 투자 재원까지 확보한 만큼 장기적으로는 본업 중심의 체질 개선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의 올해 1분기 실적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매출 4380억원, 영업이익 122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4.12%, 영업이익은 52.5% 증가한 수치다.

증권사들은 실제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밑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통상적으로 혈액제제와 백신 사업은 매출이 2, 3분기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어 1분기 실적이 가장 낮은 데다 최근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한 수출 이연이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알리글로' 미국 안착 순항…중동전쟁 리스크는 '발목'

다만 실적의 핵심 키인 알리글로의 성장세는 여전하다. 선천성 면역결핍증 치료제인 알리글로는 GC녹십자가 독자 개발해 국내 신약 중 8번째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10% 정맥투여용 면역글로불린 제제다.
알리글로 제품 패키지. [출처=GC녹십자]

현재 미국 내 면역글로불린 공급 부족이 지속되는 가운데 알리글로는 판매 채널 확장과 약가 상승, 현지 마케팅 강화를 통해 분기를 거듭할수록 가파른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최근 발생한 일부 배치의 선제적 회수 조치도 파트너사와의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가 됐으며 추가 회수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의 혈장제제 무관세 방침 역시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문제는 지정학적 리스크다.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로 공항 이용에 차질이 생기면서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와 수두백신 '배리셀라주'의 수출 물량 일부가 2분기 및 하반기로 이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경우 실적 변동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작년의 경우 헌터라제와 배리셀라주는 출시 이후 최대매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작년 헌터라제는 전년 대비 약 20% 성장한 74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배리셀라주는 321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2배 이상 외형이 확대됐다. 

◆본업 경쟁력 강화…'선택과 집중' 체질 개선

GC녹십자는 미래 성장을 위한 실탄 확보에도 나섰다. 지난달 31일 보유 중이던 GC녹십자웰빙 지분 전량(22.1%)을 지주사인 GC홀딩스에 505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출처=GC녹십자 홈페이지]

이는 알리글로의 미국 마케팅 비용과 공장 증설, 혈장 센터 인수 등에 필요한 대규모 투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외부 차입을 통한 이자 부담 대신 내부 지분 정리를 택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지분 매각을 두고 GC녹십자가 '필수의약품 및 글로벌 신약 개발'이라는 본업에 역량을 결집하기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GC녹십자웰빙의 주력 사업인 영양주사제와 건강기능식품 등 영역은 GC녹십자가 추구하는 전문의약품 기반의 글로벌 신약 사업과 성격이 달라 시너지가 크지 않았다는 평가다. 반면 지주사인 GC홀딩스가 추진 중인 글로벌 에스테틱 사업과는 GC녹십자웰빙의 품목들이 높은 결합력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동 공항 이슈로 베리셀라와 헌터라제 수출 물량 일부가 2분기 이후로 이연된 점이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지만 알리글로의 미국 매출 성장이 이를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며 "GC녹십자웰빙 지분 매각은 2분기부터 연결 실적에서 제외됐지만 알리글로 성장과 자회사 적자 폭 축소로 전년대비 소폭 이익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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