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LFP 배터리’ 위축되나...정부 “전고체배터리 개발 지속”
정부가 6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전기차 화재 안전관리 대책’을 통해 전고체배터리를 중장기적 전기차 화재 예방 대응방안 중 하나로 언급했다. 그동안 자동차와 배터리 업계에서 화재 방지를 위한 대안 중 하나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언급됐지만 향후 전고체배터리 대비 위상이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이날 서울 정부합동청사에서 열린 대책안 발표에서 “배터리 내부단락으로 인한 화재 위험 등을 낮추기 위해 분리막 안정성 향상을 위한 첨가제를 개발할 것”이라며 “배터리팩 소화기술 개발 등을 추진하고 전고체배터리 기술 개발도 지속한다”고 밝혔다. 산업부가 지난해부터 233억원을 투입해 고성능 LFP 배터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이번 대책에서 국내 LFP배터리 개발 강화에 대한 별도 대책은 없었다.
이 소식을 접한 현대차·기아는 “올해 12월 현대차·기아 의왕연구소 내 완공 예정인 차세대 배터리 연구동에서 전고체배터리를 비롯한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6일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2024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LFP 배터리를 언급하는 대신 ‘보급형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니켈 함유량을 줄인 미드니켈 배터리를 ‘보급형 NCM’ 배터리로 명명해 배터리 개발에 필요한 재료비용을 줄이고 에너지밀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기아는 이날 정부의 배터리팩 소화기술 언급에 대해 “올해 3월부터 총 56억원을 투입해 전기차 소방기술을 소방연구원, 자동차공학회, 대학 등과 손잡고 공동개발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 CCTV 영상 기반의 차량 화재 감지 시스템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며 이후 배터리 화재 특성에 대한 연구를 비롯 화재 지연/진압 기술 등을 집중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은 그동안 기존 LFP 배터리의 단점을 보완한 자체 기술을 대중앞에 선보였다. 이중 LG에너지솔루션이 르노에 자체 LFP 배터리를 공급하겠다고 선언한 것 외 국내 완성차 업체의 국산 LFP 배터리 탑재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 국내 완성차 업체 중 LFP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는 KG모빌리티 토레스 EVX, 기아 레이 EV가 있는데 토레스 EVX는 중국 BYD 블레이드 LFP 배터리를, 레이 EV는 중국 CATL LFP 배터리를 쓴다.
KG모빌리티 관계자는 “토레스 EVX는 개발단계에서부터 극한의 배터리 안전 테스트(관통, 압착, 가열, 과충전, 열전이, 하부 충격 등 총 6가지)를 거쳐 화재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하여 개발됐다”고 강조했다. 또 차량에 탑재된 LFP 배터리셀에 대해 “열폭주 상황에서 가스발생량이 극히 낮으며 발생되는 가스를 배출하는 밸브가 적용되어 있어서 배터리 화재 예방에 큰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최근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전기차 충전시설 지상 이전 설치 움직임에 대해 “화재진압 여건 등을 고려한 부처 합동 연구와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추가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조재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