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에 둘러싸여 잠드는 밤, 세계 각국의 호텔 4

브래마 지역 사람들의 얼굴 by 기드온 섬머필드(그림) & 스티븐 래니(사진). ⓒ Sim Canetty Clarke
파블로 피카소의 'Femme assise dans un fauteuil'(1953)이 있는 응접실.
장 언리의 'Ancient quartz'(2018). ⓒ Zhang Enli, Sim Canetty Clarke

하우저 앤 워스의 미감을 그대로,  더 파이프 암스
광활한 대자연을 온몸으로 만끽할 수 있는 스코틀랜드 브래마 케언곰스 국립공원에 위치한 빅토리안 스타일의 5성급 호텔. ‘더 파이프 암스’의 매력 포인트는 루이스 부르주아·수보드 굽타·장 언리·파블로 피카소 등 ‘헉’ 소리 나는 작가들의 작업을 포함해 1만6000여 점의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 덕분에 깨끗한 공기와 스카치위스키 그리고 예술 작품을 동시에 향유할 수 있다. 흥미롭게도 호텔 소유주는 하우저 앤 워스 갤러리를 이끄는 이반·마누엘라 워스 부부. 이들이 인수한 더 파이프 암스는 리모델링을 거쳐 다시 문을 열었는데, 하우저 앤 워스의 미감이 반영된 호텔은 현재 새로운 현대미술의 장으로 평가받는다.
ADD The Fife Arms, Mar Road, Braemar, Aberdeenshire, AB35 5YN, Scotland, UK
WEB thefifearms.com
INQUIRY +44 1339 720200

아트 도서를 감상할 수 있는 호텔 내 도서관. ⓒ Hana Le Van
호텔 중앙 계단에 있는 크리스털 샹들리에. ⓒ Stephan Julliard

파리 미술 신의 모든 것,  르 로얄 몽소 래플스 파리
개선문 근처에 위치한 이곳은 프랑스 관광청이 최고급 호텔에만 부여하는 ‘팔라스 등급’을 받았다. 2년 전 축구 선수 리오넬 메시가 PSG에 입단했을 때 이곳에 머물러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호텔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언급되는 건 미쉐린 1스타를 받은 이탤리언 레스토랑 일 카르파초, 스시 마스터 노부 마쓰히사의 프랑스 첫 번째 레스토랑, 웰니스 스파 등. 하지만 파리의 예술 감성이 묻어난 콘텐츠를 빼놓을 수 없다. 호텔 곳곳에선 기 르 케렉·장 프랑수아 로지에·해리 그뤼아트 등의 사진 작품을, 호텔 내 갤러리와 도서관에선 미술 작품과 아트 도서를 만날 수 있기 때문. 더불어 파리 아트 신이 궁금하다면 파리지앵에게 익숙한 아트 스폿을 소개하는 아트 컨시어지 서비스를 활용할 것.
ADD Le Royal Monceau-Raffles Paris, 37 Avenue Hoche, 75008 Paris, France
WEB raffles.com/paris INQUIRY +33 142 998800

앤디 워홀의 'Dollar Signs'가 있는 펜트하우스 침실.
주세페 차이스의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프론트 데스크.
호텔 중앙 계단.

유럽 미술사를 한눈에,  로마 카발리에리 어 월도프 아스토리아
그동안 브래드 피트·조지 클루니 등이 방문해 이탈리아 럭셔리의 대명사가 된 호텔. 로마에서 가장 높은 지역인 몬테 마리오에 세워진 덕분에 도시 풍경이 한눈에 쏙 들어온다. 호텔은 고풍스러움 그 자체다. 사방에 장식한 금색 오브제와 대리석, 눈부신 샹들리에를 지나면 방대한 미술품 컬렉션이 투숙객을 기다린다. 앤디 워홀 서명이 담긴 무용수 루돌프 누레예프의 의상, 칼 라거펠트가 디자인한 소파, ‘중국 황제의 역사’라 불리는 대형 태피스트리는 빙산의 일각. 이 호텔은 특히 17~19세기 마스터피스로 유명한데, 대표적으로 미술관에서나 볼 법한 베르텔 토르발센·자크 카피에리·조반니 바티스타 티에폴로·주세페 차이스·프란체스코 카이로 등의 작품이 있다.
ADD Rome Cavalieri, A Waldorf Astoria Hotel, Via Alberto Cadlolo, 101 - 00136 Rome, Italy
WEB romecavalieri.com
INQUIRY +39 06 3509 1

바우하우스에서 공부한 엘스베트 주다의 흑백사진.
게리 번트의 회화가 있는 다이닝룸.
데이비드 스필러의 'All My Loving'(2013)이 있는 응접실.

건강한 신체, 건강한 정신  헤크필드 플레이스
런던에서 차량으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전원 마을에 조지아풍으로 지은 호텔. 2002년 억만장자 제럴드 찬이 매입한 뒤 한동안 콘퍼런스 센터로 활용되던 ‘헤크필드 플레이스’가 5성급 호텔로 탈바꿈했다. 광활한 공원 바로 옆에 자리 잡고 있어서일까. 머무는 동안 지속 가능성의 ‘미쉐린 그린스타’를 받은 말레 레스토랑에서 건강식을 맛보고, 비옥한 빈야드에서 탄생한 와인을 마시며, 삼림욕·스파·하이킹 등을 체험할 수 있다. 혹 너무 자연 친화적이란 생각이 들지 모르겠지만, 헤크필드 플레이스에서는 마음의 양식도 채울 수 있다. 게리 번트·데이비드 스필러를 포함한 20세기 영국 미술 컬렉션과 바우하우스에서 공부한 엘스베트 주다의 흑백사진, 앤티크 의자 등이 고즈넉한 공간을 수놓은 까닭이다.
ADD Heckfield Place, Hook, Hampshire RG27 0LD, England, UK WEB heckfieldplace.com
INQUIRY +44 1189 326868


에디터 박이현(hyonism@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