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타수 5안타 쳐도 1군 못간다고?" 김혜성이 마이너에 있을 수 밖에 없는 이유

김혜성이 트리플A에서 날뛰고 있다. 29일 5타수 5안타 4득점. 30일에도 6타석 연속 안타를 이어가며 시작했다. 시즌 타율 5할, OPS 1.071. 숫자만 보면 당장 빅리그로 올라가야 할 성적이다. 그런데 콜업 전망은 어둡다.

프리랜드가 막고 있다

김혜성을 제치고 개막 로스터에 오른 알렉스 프리랜드가 문제다. 스프링캠프에서 1할대 타율로 부진했던 그가 정규시즌 시작과 함께 각성했다. 28일 애리조나전에서 첫 타석 홈런. 8회말에는 중견수와 우익수 사이를 가르는 2루타를 치고 승리 득점까지 올렸다. 3타수 2안타 2득점 1타점.

프리랜드에게는 김혜성에게 없는 무기가 있다. 스위치히터다. 상대 투수가 좌완이든 우완이든 상관없이 쓸 수 있다. 코칭스태프 입장에서는 로스터 운용이 훨씬 편하다. 김혜성은 좌타자라 우완 상대로만 강점이 있다.

스프링캠프 성적은 김혜성이 4할대로 앞섰지만, 다저스는 프리랜드를 선택했다. 현지 언론은 "타석에서 상대 투수를 상대로 더 좋은 접근법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메이저리그 투수의 빠른 공에 대한 대처 능력, 선구안, 참을성. 프리랜드는 스프링캠프에서 팀 내 최다인 13개 볼넷을 얻어냈다.

에드먼·에르난데스가 돌아온다

김혜성 앞에는 프리랜드만 있는 게 아니다. 현재 부상자 명단에 있는 토미 에드먼과 키케 에르난데스도 걸림돌이다. 둘 다 베테랑 유틸리티맨이고, 마이너 옵션이 없다. 부상에서 돌아오면 무조건 빅리그 로스터에 합류한다.

김혜성보다 우선순위가 앞서는 내야수가 최소 두 명 더 있다는 뜻이다. 줄부상이 발생하지 않는 한 콜업 시기는 계속 밀릴 수밖에 없다.

익명을 요구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지금 다저스 상황이라면 김혜성의 콜업은 없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프리랜드가 계속 잘하면 트레이드 카드로 팀을 떠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30일 경기 — 양질의 타구

김혜성은 30일 앨버커키전에서 4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 2삼진을 기록했다. 전날 5안타에 비하면 숫자가 초라해 보이지만, 인플레이 타구의 질은 나쁘지 않았다.

1회 첫 타석. 좌완 애덤 래스키의 한가운데 슬라이더를 놓치지 않고 중전 안타. 6타석 연속 안타를 이어갔다. 3회에는 타구 속도 102.1마일(164.3km)짜리 강한 땅볼을 쳤지만 2루수 정면으로 갔다. 5회 만루 상황에서는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올렸다.

안타 개수와 별개로 타구 자체는 계속 좋다. 문제는 아무리 잘 쳐도 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장기전을 각오해야 한다

김혜성 입장에서는 조급해질 수밖에 없다. 트리플A에서 5할을 치는데 빅리그에 못 올라간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하다. 단기간 콜업을 기대하기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버텨야 한다. 마이너에서 마음을 다스리지 못해 번아웃되고 유니폼을 벗는 선수들도 많다.

김혜성이 할 수 있는 건 계속 치는 것뿐이다. 기회는 언제 올지 모른다. 부상자가 나올 수도 있고, 프리랜드가 식을 수도 있다. 그때까지 트리플A에서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