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보다도 덜 올라도 만족”···강남 사람들은 왜 커버드콜 ETF에 빠졌나 [매일 돈이 보이는 습관 M+]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커버드콜 상장지수펀드(ETF)로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매달 ‘월급’처럼 분배금을 준다는 매력적인 홍보 문구가 투자자들을 자극한다. 삼성자산운용의 관련 ETF 상품은 시가총액이 1조원이 넘을 정도로 인기다.
코스피 관련 커버드콜은 ‘강남 ETF’라고 불린다. 강남 ‘큰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매달 따박따박 많은 분배금을 주는데다 다른 고배당 ETF 보다 세금 절약(절세)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세금에 민감한 강남 부자들이 이를 놓칠 리 없다.
이젠 커버드콜 ETF ‘포모’(기회 상실 우려) 까지 나타나고 있다. 그 정도로 괜찮은 상품일까. 대답은 간단하다. 개별 종목의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대한다면 이 ETF는 ‘별로’다. 상승 여력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다만 절세 효과와 매월 현금흐름을 노린다면 이 상품만한 투자 수단도 없다는 분석이다.

분야가 다르긴 하나 또 다른 1조클럽 ETF인 PLUS 고배당주(시총 1조6974억원)는 지난 2012년 8월에 출시했다. 두 ETF 모두 올 들어 1조클럽에 오른 것을 감안하면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이 얼마나 빨리 성장했는 지 가늠할 수 있다.
PLUS 고배당주는 금융 자동차 관련 종목들을 바탕으로 월배당을 주는 ETF다. 최근 1년 기준 배당수익률은 4.19%다.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의 배당률은 11.36%에 달한다. 배당률이 2배 이상 높다. 코스피에만 의존해선 나올 수 없는 수치다. 결국 인간(매니저)의 노력이 들어갔다는 뜻이다.
그 노력은 커버드콜 전략이다. 이 ETF에 ‘위클리’(매주)가 들어가 있는데 매주 분배금을 주는게 아니라 매주 콜옵션을 매도(covered call)한다는 뜻이다. 이 ETF가 매달 주는 분배금의 재원은 코스피200 편입 종목이 주는 배당과 커버드콜 인컴(수익) 등 크게 두 가지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3개월마다 주는 배당으로는 연간 10%가 넘는 배당률을 바라는 투자자의 눈높이를 맞출 수 없다. 게다가 기업들이 주는 배당에선 15.4%를 세금으로 떼간다. 투자자들의 자금으로 돈을 굴려 많은 배당을 매월 주겠다는 의지의 산물이 바로 커버드콜 ETF다.
콜옵션 매도 등 파생상품을 거래할 때 얻는 옵션 수익은 비과세다. 꾸준한 수익이 예고돼야 금융당국도 세금을 뗄 텐데 이런 장내 파생 매매 차익은 태생적으로 들쭉날쭉하다. 여기에 세금을 붙이려할 때 드는 행정 비용이 실제 세수 보다 높을 수 있어 아직까진 비과세로 남아 있다.
이 ETF가 분배금을 주는 구조는 이렇다. ‘코스피200 보유 → 같은 수량만큼 매주 콜옵션 매도 → 옵션 이익 발생 → 한 달 옵션 이익 합산+기초자산 배당(발생시) → 운용보수·세금 등 비용 차감 → 월말·지정일에 분배금으로 지급’ 방식이다.
일부 투자자들의 우려에도 일단 올 들어 1~10월 까지 10번의 분배금 지급을 마쳤다. 배당률 역시 자산운용사가 예고한대로 11%를 넘기고 있다. 아직 1년도 되지 않은 상품이라 좀더 검증이 필요하지만 낮은 세율과 높은 분배율로 강남 부자들의 돈을 끌어 당기고 있는 상황이다.

이 ETF는 올 들어 10월말 까지 81.76% 올랐다. 배당수익률은 최근 1년 기준으로 1.47%다. 연간 투자자가 거둔 총수익률은 두 수치를 합친 83.23%다.
매니저의 파생상품 매매 전략이 포함된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의 주가 수익률은 42.76%다. 배당률은 11.36%이니까 총수익률은 54.12%에 그친다. 스스로 ETF 초보자라고 생각하고 순진하게 지수 추종 ETF에 투자한 사람이 정교하게 설계된 위클리커버드콜 상품 가입자를 넉넉한 차이(약 29%포인트)로 이긴 셈이다.
이런 차이가 나는 이유는 커버드콜 ETF의 태생적 한계 때문이다. 코스피 지수가 100에서 시작했는데 옵션 행사 가격 102 짜리를 보유하고 있다가 팔아서 프리미엄 1을 받았다고 가정해보자. 그 달에 지수가 110이 되면 지수 추종 ETF는 수익 10을 얻는다.
그러나 콜옵션 매매를 반복해야 하는 커버드콜 ETF는 행사가 102까지만 주가가 반영돼 여기서 수익 2를 얻고, 프리미엄(1)까지 포함해 수익이 고작 3에 그친다. 결국 커버드콜 전략은 주가가 상승할 여지를 매도해 현금으로 바꾸는 구조다. 그래서 아래에서 분출되는 상승세를 뚜껑으로 일단 막는다.
매주 콜을 매매하는 위클리커버드콜 상품은 더 자주 상승 흐름을 막는다. 올해와 같은 강한 상승장에선 불리한 상품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지금 당장 현금흐름이 필요 없고 자산 형성이 필요한 젊은 세대들은 간단하게 지수 추종 ETF에 투자하면 된다”며 “커버드콜은 월 현금흐름이 중요한 은퇴 세대 등 중장년층에게 적합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운용사 역시 코스피200을 기초지수로 하는 주간 커버드콜 상품을 내놨다. 지난 9월 연 배당률 7% 수준을 목표로 한다고 공표했다. KODEX 상품은 11%대의 배당률을 앞으로 계속 유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결국 투자 원금으로 투자자에게 분배금을 줘야하는 상황으로 내몰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매달 지급되는 분배금은 신규 유입되는 투자금으로 일단 채워지다가 이 자금이 끊기면 분배금 역시 중단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양심적인 후발주자’는 현실적인 수치(연 7%)를 제시했다. 그러자 투자자들의 반응은 뜨끈 미지근하다. 이 ETF 시총은 출시 한달 이후 400억원에 도달했을 뿐이다. 어차피 이런 상품에 관심 있는 투자자들은 10%가 넘는 고배당률을 노리는데 그 눈높이에선 아쉽다는 것이다.
ETF의 적은 ETF다. 비슷한 개념의 상품이라면 더 높은 목표 수익률을 제시하는 ETF로 돈이 몰릴 수 밖에 없다. 물(투자)이 마른 나무(ETF)는 말라 죽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매력적인 ETF여서 계속 해서 자금 유입이 된다면 투자 원금으로 분배금을 준다고 해도 투자자들은 상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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