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산 6억원 상가, 아들에게 물려준 80대 노인의 최후

행복한 노후를 위한 자산 증여법

요즘 고령의 은퇴자 사이에서 “어리석은 노인이 되려면, 자식을 믿고 재산을 일찍 물려주라”는 말이 유행이다. 어설프게 재산을 물려주는 건 자녀에게 독이 될 뿐만 아니라 본인의 노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경고가 담긴 말이다.

자산을 물려주는 것은 감정적, 제도적, 사회적 요소를 모두 고려해야 하는 일이다. 가족 관계를 돈독하게 유지하면서 노후 대비도 든든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평생 쌓아온 공든 탑을 지키는 상속의 지혜’를 쓴 고득성 작가는 자산 대물림에 성공하려면 3C(Control, Contract, Cost-saving)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Control, 자산 통제력 지키기

독립을 위해 내집 마련을 해야 하는 자녀가 안타까워 상당 규모의 자산을 자녀에게 넘겨주는 이가 많다.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게티이미지뱅크

독립을 위해 내집 마련을 해야 하는 자녀가 안타까워 상당 규모의 자산을 자녀에게 넘겨주는 이가 많다.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이혼, 사업 실패 등 자녀의 상황에 따라 자산 가치가 훼손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자산을 넘긴 뒤 부모 자식 사이의 갑을 관계가 뒤바뀌어 재정적으로 긴급한 순간에 대처할 여력이 줄어들 우려도 있다.

부모가 스스로의 경제적 기반을 지키면서 자녀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보무 소유의 부동산을 자녀에게 전세로 빌려주고, 부모는 자녀로부터 받은 전세 자금을 노후 생활비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해당 부동산은 부모 사후에 자녀에게 이전한다는 내용으로 ‘사인증여 계약’을 하면, 부모와 자녀 모두의 이익을 도모할 수 있다.

◇ Contract, 안정적인 노후를 위한 효도계약서

효도계약서 작성 시 ‘부모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재산을 돌려 준다’처럼 추상적으로 쓰지 말고 구체적으로 써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80대 A씨는 시가 6억원 상당의 상가를 아들에게 증여했다. 아들은 상가 임대료 150만원을 매달 아버지 통장으로 송금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1년쯤 지난 후부터 아들의 연락이 뜸해졌다. 아들 내외가 찾아오는 횟수도 줄었고, 생활비 입금도 끊겼다. A씨는 상가를 되돌려 받기 위한 방법은 없는지 알아보고 있다.

A씨처럼 선뜻 재산을 이전했다가 나중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득성 작가는 “재산 소유권은 이전하되, 조건을 지키지 않는 경우에는 재산 반환을 요청할 수 있는 약정을 하는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생전에 재산을 증여하되, 효도계약서를 통해 일정 조건을 붙여서 증여하라는 조언이다.

효도계약서 작성 시 ‘부모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재산을 돌려 준다’처럼 추상적으로 쓰지 말고 구체적으로 써야 한다. 누가 누구에게 증여를 하고, 증여 시 매달 생활비는 얼마씩, 어떻게 받을 것인지 세세히 기재해야 한다.

예컨대, ‘2025년 1월 1일부터 매달 15일에 어머니의 OO은행 OO계좌로 100만원을 이체한다’라거나 ‘매달 1회 이상 손자들과 함께 부모님 댁에 방문하고, 방문 전에는 반드시 미리 휴대폰으로 연락한다’와 같이 조건을 명확히 제시하고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증여받은 재산을 되돌려준다’라고 기입하면 된다. 조건이 추상적이면 입장 차이 때문에 소송으로 가기 쉽다.

◇ Cost-saving, ​결혼 비용 줄여서 미래에 투자

부모가 빚까지 내서 자녀의 결혼을 지원하는 건 노후를 위태롭게 만드는 일이다. /게티이미지뱅크

단지 뒤처지는 게 싫어서 결혼식에 큰 비용을 쓰는 이들이 있다. 여유있는 사람들이 고급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것은 나름 의미가 있다. 하지만 부모가 빚까지 내서 자녀의 결혼을 지원하는 건 노후를 위태롭게 만드는 일이다.

지금 당장의 결혼 비용 1000만원은 연 수익률 6%로 가정했을 때, 40년 후 약 1억원의 자금 가치와 맞먹는다. 만약 두 청년의 결혼 비용으로 5000만원의 차이가 발생했다면, 이들의 노후 자금은 40년 후 5억원의 격차가 된다.

자녀에게 저축의 가치를 알려주는 것도 중요하다. 자녀의 독립은 부모의 노후와 연결되는 중요한 문제이므로, 함께 협의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자녀의 혼인 신고일 전후 2년 이내면 최대 1억5000만원까지 증여세가 면제된다.

/진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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