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고수도 걷기부터 시작… 달리려면 걸어라”[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팁]

사실 우리는 걷기를 밥 먹듯이 한다. 자거나 앉아서 쉴 때, 식사할 때, 사무실에서 일할 때 등을 제외하면 우리는 늘 걷는다. 물론 차를 타고 이동할 때도 있지만 걷기는 우리가 언제나, 항상 하고 또 할 수 있는 아주 친숙한 활동이다.
하지만 일상적인 걷기와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한 걷기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짧은 거리라도 걷기를 생활화하는 자세가 중요하지만 우리 몸이 활기를 느낄 만큼의 스트레스(부하)를 주려면 어느 정도 지속 시간이 필요하다.

걷기와 달리기를 구분하는 일반적인 기준은 속도다. 시속 7km 이상이면 달리기, 이하면 걷기다. 학술적으론 두 발 중 한 발이 항상 땅에 닿아 있으면 걷기, 그렇지 않으면 달리기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걷기는 하중이 뒤꿈치부터 바닥을 거쳐 발가락 쪽으로 전달되는 식(계란이 굴러가는 모양)인 반면 달리기는 공이 바닥에 튀는 방식으로 이어진다.
걷기는 지방과 탄수화물을 반반씩 쓰지만 달리기는 지방을 적게 탄수화물을 많이 소비한다. 즉 체지방을 태워 날씬한 몸매를 만들고 싶은 사람에겐 달리기보다는 걷기가 더 좋다.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스포츠정책개발원(과거 체육과학연구원)의 조사결과 걷기와 달리기를 1회 30분, 주 3회씩, 20주간 실시한 결과 걷기(13.4%)가 달리기(6.0%)에 비해 체지방 감소율이 두 배 이상 높았다. 그만큼 걷기의 효과는 크다.

하루 10분 이상씩 3회를 걷자. 다만 걸을 땐 산보하듯 하면 안 되고 조금 빨리 걸어야 한다. 10분을 걷고 나면 목이나 등에 땀이 살짝 밸 정도가 돼야 한다. 걷기의 속도 조정은 평소 걸을 때보다 약간만 속도를 내면 된다. 물론 더 많이 걸어도 된다. 단 호흡이 가쁘거나 근육이나 통증이 오면 멈춰야 한다. 운동은 몸에 적절한 스트레스를 줘야 하지만 무리한 스트레스는 오히려 독이 된다. 걷기의 올바른 자세는 목과 팔, 다리를 바르게 하고 편하게 걸으면 된다.
오랜 기간 걷기를 했다면 몸이 어느 정도 단련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체중도 줄었을 것이다. 심장과 폐도 좋아졌을 것이다. 뼈와 근육을 이어주는 건(腱)과 뼈를 연결하는 관절을 견고하게 하는 인대 등도 예전보다 강해졌을 것이다. 이젠 본격 운동에 들어가도 된다.
잘 짜인 유기체인 몸이 운동이란 스트레스를 이겨내려면 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걷기가 생활화되고 신체에 체중의 현저한 감소 등 변화가 나타났다면 이젠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운동에 들어가도 된다. 이제부터는 운동의 기본 원칙에 따른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을 꼬박꼬박 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워크 브레이크를 우리말로 풀면 ‘걸으면서 휴식 취하기’다. 그런데 이제 걷기 시작한 사람이 달리다 걷기로 휴식을 취할 순 없을 터. 역발상으로 걷다가 짧은 시간의 조깅 브레이크를 가져보자. 여기서의 조깅 브레이크는 ‘조깅하며 휴식 취하기’라는 의미가 아니라 ‘조깅하는 구간(Break)’으로 생각하면 된다.
갤러웨이도 달리기 입문자에게 조깅 브레이크를 권한다. 가장 일반적인 게 5분 걷고 1분 조깅하며 달리는 능력을 키워 나가는 것이다. 5분 걷고 1분 달리기를 하루 30분씩 해보자. 달리는 것은 걷는 것 보다 조금 빠르게 하면 된다. 이렇게 해도 심장 등 신체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면 4분 걷고 1분 조깅, 3분 걷고 1분 조깅을 하다가 2분 걷고 1분 조깅, 1분 걷고 1분 조깅으로 걷는 시간을 줄여나가면 된다.
달리기는 걷기와 마찬가지로 상당히 융통성이 있는 운동으로 꼭 야외로 나가지 않더라도 트레드밀을 사용해 실내에서도 할 수 있다. 초보자들은 올바른 동작에 집중해 강도와 거리를 천천히 늘려가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달리기는 신체에 강한 충격이 가해지는 운동으로 무릎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해서는 안 된다. 걷기나 수영 등으로 무릎을 강화한 다음 하는 게 순서다.

중요한 것은 강도를 올려 힘들면 걸으면 된다. 마라톤도 ‘처음부터 끝까지 달리는 게’ 아니다. 엘리트 선수들과 ‘서브스리(3시간 이내)’ 기록을 노리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마스터스마라토너들이 중간중간 쉬면서 달린다. 힘들면 쉬거나 걸으면 된다. 그게 즐거운 운동의 법칙이다.
워크 브레이크까지 마스터했다면 이젠 마라톤에 도전할 수 있다. 물론 5km, 10km 등 단축마라톤부터 시작해야 한다. 5km를 완주하기 위해선 최소 33분에서 38분간 계속 뛰어야 한다. 초보자의 경우 시속 8~9km로 달린다면 5km를 완주하는데 33분에서 38분 정도 걸리기 때문이다. 시속 10km로 달리면 30분이면 되는데 초보자가 시속 10km로 달리기는 무리다. 시속 8km도 힘들다면 시속 7km로 달리면 되는데 시속 7km는 조금 빨리 걷는 속도와 같다. 따라서 시속 8km가 초보자에겐 적당한 속도다. 시속 8km면 1km를 7분 5초 페이스로 달리는 것이다. 보통 걷는 것 보다 약간 빠르게 달리면 시속 8km는 된다.

이런 점에서 초보자들에게 워크브레이크는 아주 유용한 마라톤 완주주법이다. 달리다 힘들면 걸으면 된다. 달리기 입문 과정에서 달리다 힘들면 걸었듯이 마라톤을 하는 중에도 힘들면 일정 시간을 걷고 다시 달리면 된다. 하지만 2분 이상 걷는 것은 삼가야 한다. 1분에서 2분 정도 잠시 걷고 다시 달려라. 이렇게 하다보면 10km, 20km, 30km…. 계속 거리를 늘릴 수 있다. 어느 순간 진짜 마라톤을 하고 있을 것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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