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장 커가는 강득구 ‘탄핵행사 주선’, 여당 “국기 문란” vs 야당 “합법 행사에 트집”
시민단체 촛불승리전환행동이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선으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행사인 ‘탄핵의 밤’을 개최한 것을 두고 여야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강 의원의 대관 주선을 국기문란 행위로 규정하고 탄핵 선동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탄핵 문제를 논의한 바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의원들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제재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김연주 국민의힘 대변인은 29일 논평을 내어 "야권의 탄핵 선동 DNA는 일찍이 윤석열 정부 초기부터 발현됐다"며 "정부 출범 채 반년도 되지 않은 지난 2022년 10월, 소위 강경파로 불리는 김용민, 안민석, 황운하, 민형배 등 의원들은 반정부 집회에 몸소 참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김 의원은 ‘대통령의 임기를 채우지 못하게 하고 빨리 퇴진시켜야 한다’고 해, 현역 의원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망발을 공개적 장소에서 한 바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적 절차를 통해 선출된 대통령을 탄핵하자는 부추김은 진작부터 시작됐던 것"이라며 "그 뿌리로부터 지속된 탄핵 선동은 마침내 지난 27일 의원회관에서의 ‘탄핵의 밤’ 행사 개최로 절정에 달했다"라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강득구 의원을 향해 "국회 내에서의 반헌법적 행사 개최에 판을 깔아 주었다"라며 "강 의원은 제명 촉구와 사과 요구 등 비판이 잇따르자 ‘헌법에 탄핵 조항이 있는데 왜 못하냐’는 우문을 덧붙이기까지 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오로지 탄핵 선동만을 주요 수단으로 삼아 정권을 흔들어 보려는 작태는 반드시 멈춰져야 함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29일 페이스북에 탄핵의 밤 행사를 언급하며 "국민의 대표를 자처하는 민주당 국회의원이 ‘탄핵선동의 앞잡이’ 역할을 하며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탄핵의 굿판’으로 전락시키는 행태에 기가 차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들이 선거를 통해 뽑은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정쟁용 노리개감으로 악용하는 민주당의 오만함, 이재명의 범죄를 법관에 대한 겁박으로 덮어버리겠다는 폭력성은 머지않아 국민적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강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는 국회의원이 주인이 아니라 국민이 주인"이라며 "본 의원실은 국회가 정한 법과 규칙에 따라 국민께 당신들의 주장을 외칠 공간 대여를 사무적으로 대행해 준 것 뿐이다. 저를 제명하겠다는 국민의힘은 국민을 제명하겠다는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와 같다"고 반박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왜 국민이 탄핵을 얘기하는지 들어야 한다 . 왜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국회의원들이 ‘윤석열 탄핵발의를 준비하는 의원모임’에 참여하고 있는지 그 본질적 의미를 깨달아야 한다"고 했다.
또 "국민의힘에 경고한다 . 합법적으로 진행된 행사에 트집 잡을 시간이 있으면 헌법과 민생을 내팽개친 윤석열 정권에나 더 신경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에게 묻는다. 그렇다면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주도하고 동의했던 국민의힘 국회의원들도 헌정질서 파괴범이냐"고도 했다.
강 의원은 "국민의힘은 탄핵의 밤 행사를 이재명 대표와 연관 짓고 있다. 가히 김건희 방탄 정당다운 발상"이라며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다. 민주당은 큰 틀에서 지도부와 함께 갈 부분은 당연히 함께 가지만 개별 의원들의 의정활동에 대한 부분은 다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입장을 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윤덕 민주당 사무총장은 같은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강 의원과 관련해 "당 차원에서 한번도 (윤 대통령)탄핵 문제에 대해 논의된 바가 없다"며 "(탄핵론은) 의원들의 개별적인 의사 표현"이라고 밝혔다.
이어 "의원들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에 대해 제재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마치 일부 의원들의 활동이 전체 민주당의 입장처럼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선에선 당 차원에서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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