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진 음식 먹고 명치 '쿡쿡', 황달까지…응급실 간 여성 몸속에 '이것'
#. 26세 여성 이지은(가명) 씨는 지난달 기름진 음식을 먹고 명치가 심하게 쑤셔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복부CT(컴퓨터단층촬영) 등 검사를 받았지만 별다른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고, 몇 시간 뒤 통증이 가라앉자 집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다음날 통증이 더 심해졌고 열과 함께 눈이 노랗게 변해 다시 응급실로 왔다. 담석증이 의심돼 초음파내시경 검사를 받은 결과, '담관결석(담석의 일종)'으로 진단받았다.
담석은 담즙이 뭉쳐져 돌처럼 단단하게 응고된 덩어리다. 담즙 성분의 비율이 변하면서 담석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담석은 주로 담즙을 보관하는 주머니(담낭)에서 생겨난 뒤, 담즙이 흐르는 담낭관·총담관으로 이동해 문제를 일으킨다. 총담관은 간내 담관·담낭에서 나오는 담낭관이 합류하는 관으로, 십이지장까지 연결된다.
담석이 있다고 무조건 증상이 나타나는 건 아니다. 담석을 가진 환자의 80%는 특별한 문제 없이 생활한다. 하지만 20%는 담석이 담낭관이나 총담관을 막아 통증을 유발하거나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킨다.
최근에는 특히 담석이 총담관을 막는 담관결석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담관결석 환자수는 2014년 3만5458명에서 2023년 6만246명으로 10년간 70% 가까이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80세 이상이 28%, 70대가 27%, 60대가 21%를 차지해 60대 이상 고령층이 전체 환자의 76%에 이를 정도로 비중이 컸다.
담즙은 지방을 분해하는 효소를 포함하며 식후에 분비되는데, 지방 함량이 높은 음식을 섭취하면 담즙 분비가 증가한다. 이때 담석이 담낭관이나 총담관을 막으면 소화가 어려워지고, 담낭관이 막힐 경우 급성담낭염, 총담관이 막힐 경우 급성담관염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 때문에 유독 지방 함량이 높은 기름진 음식을 먹은 뒤 명치에 통증이 생긴다면 담관결석을 의심할 수 있다.
또 담관결석의 경우 담즙이 배출되지 못하면 담즙 내에 있는 '빌리루빈'이라는 색소가 몸에 너무 많이 쌓여 얼굴을 노랗게 만드는 황달을 일으킨다. 암이 담관을 막았을 때도 황달이 생길 수 있으나, 암은 종양이 서서히 자라면서 우리 몸이 이에 적응해 담관이 확장되거나 염증이 생기는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초기에는 고열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반면, 담관결석은 갑작스러운 담관 폐쇄로 인해 초기에 고열이 동반될 수 있다.
초음파내시경으로 담관결석이 관찰되면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이하 ERCP)을 통해 담관결석을 제거한다. ERCP는 특수내시경과 방사선을 이용한 시술로, 내시경을 십이지장까지 삽입하고 십이지장 유두부를 통해 담관에 관을 넣고 조영제를 주입해 담석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한다. 이후 미리 넣어놓은 가이드선을 따라 바스켓 또는 풍선 기구를 담관으로 넣어 담석을 뺀다. ERCP로 담관결석을 제거한 뒤에도 재발을 막기 위해 담낭담석을 없애는 담낭절제술이 필요하다.
ERCP는 개복 등 수술적 치료 없이 내시경시술을 통해 담관결석을 제거할 수 있지만 시술 난도가 높고 침습적 치료이기 때문에 드물게 부작용과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십이지장 유두부가 매우 좁아 결석을 빼내기 위해 유두부 괄약근을 절개하는 과정에서 출혈·천공 등의 위험이 있다. 가장 흔한 시술 관련 합병증은 췌장염이며, 대부분은 경증이나 심각한 경우 중증도의 췌장염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런데도 ERCP는 수술 없이 시술만으로 담관결석을 제거할 수 있고 비교적 신속한 치료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더 크다.
담관결석 환자 중에는 요관에 생기는 '요로결석'과 혼동해 '수분을 많이 섭취하면 담석이 자연적으로 빠진다'고 생각하거나 '체외충격파 등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적잖다고 한다. 이경주 교수는 "담관결석은 자연 치유되는 경우가 드물고 방치하면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없어도 반드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하고, 비슷한 증상이 있는 경우 이른 시일 내에 가까운 병원에서 진료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담석을 예방하려면 기름진 음식이나 과식을 피하고 채소나 과일 등을 충분히 섭취하며 적당한 운동으로 비만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이경주 교수는 "지나치게 오랜 기간 금식하거나, 체중을 급격히 줄이는 것도 담석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체중은 서서히 줄이고 규칙적인 식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박서진, 진해성 제치고 '2대 현역가왕' 최종 우승…꼴찌는 신유 - 머니투데이
- 한가인 영상 비공개 후…이수지, 밍크 입고 또 '대치맘' 패러디 - 머니투데이
- 가세연 배상금 얄밉게 쓰겠다던 조민…"3200만원으로 테슬라 구매" - 머니투데이
- 박정수, 정경호 부친과 17년째 '사실혼'…"대들었더니 좋다고" - 머니투데이
- "여성들 성관계 몰카" 재혼 남편에 충격…두 딸도 "새엄마랑 살래" - 머니투데이
- 대낮 '강남 40대女 납치살해'…재력가 부부가 배후, 왜? [뉴스속오늘] - 머니투데이
- 재판부, 尹 형사재판 촬영 불허…이명박·박근혜 땐 허가 - 머니투데이
- 일본 고독사, 작년에만 2만2000명…한국보다 6배 많은 이유는 - 머니투데이
- 긴박했던 오세훈의 '불출마' 선언...나흘 사이 무슨 일이 - 머니투데이
- "김수현이랑은 다르지"…우즈 '김새론 전남친' 설에 누리꾼 반응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