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의 북미 전략형 대형 SUV, 텔루라이드가 2026년형으로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2019년 첫 출시 이후 ‘크고 고급스럽고 실용적인 패밀리 SUV’라는 이미지를 굳히며 미국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텔루라이드는, 2023년 기준 연간 11만 대 이상 판매되며 기아의 간판 모델로 자리 잡았다. 최근 미국에서 포착된 스파이샷을 통해 신형 텔루라이드는 단순 페이스리프트를 넘어 디자인, 파워트레인, 트림 구성까지 전면 재정비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전면부다. 새로운 에그 크레이트 그릴과 수직형 헤드램프, 또렷한 DRL 그래픽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특히 오프로드 전용 트림은 붉은 리커버리 후크, 돌출 범퍼, 두꺼운 전용 타이어 등으로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도심형과 오프로드형으로 이원화된 디자인 전략은 텔루라이드가 단순 패밀리 SUV에서 벗어나 ‘라이프스타일 SUV’로 진화 중임을 보여준다.

측면부는 매립형 도어 핸들과 각진 쿼터 글라스, 두꺼운 C필러로 구성돼 세련미와 견고함을 동시에 표현한다. 후면부는 전면과 조화를 이루는 테일램프 디자인과 하단 범퍼의 실버 포인트로 SUV의 힘을 강조한다. 차체 크기 역시 확대되어, 휠베이스는 약 69mm, 전장은 64mm 늘어나며 3열 공간성과 수납 능력에서도 한층 여유로운 구성을 예고하고 있다.

파워트레인 변화도 주목된다. 기존 3.8L V6는 3.5L 신형 엔진으로 대체되며, 출력은 소폭 줄었지만 효율 향상이 기대된다. 여기에 대형 SUV 최초로 하이브리드 옵션이 추가된다. 2.5L 터보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 조합으로 시스템 출력 329마력, 토크 339lb-ft에 달하며, 연비는 현대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수준인 12.7km/L 이상을 목표로 한다.

다만 하이브리드 모델은 견인능력이 1,814kg 수준으로 감소해, 기존 V6 모델에 비해 일부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이는 고성능보다는 효율과 친환경성, 정숙한 주행을 중시하는 고객층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도심과 장거리 여행 모두를 만족시키는 세팅으로, SUV에 대한 소비자 기대를 한층 폭넓게 수용하려는 시도다.

기아는 텔루라이드에 오프로드 전용 트림까지 추가하며 북미 SUV 시장 내 틈새 수요에까지 대응하고 있다. 포드 익스플로러 팀버라인, 지프 트레일호크와 경쟁하며, 실질적인 험로 주행 성능까지 확보했다. 단순한 디자인 개선을 넘어, 친환경 SUV와 오프로드 SUV의 두 축을 모두 잡으려는 이번 전략은 기아의 브랜드 포지셔닝을 다시 한 번 높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텔루라이드는 이번 진화를 통해 ‘패밀리 SUV’에서 ‘모든 걸 갖춘 진짜 SUV’로 거듭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