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해외보다 비싼 국내 여행지’라는 오명을 썼던 제주도가, 2025년 여름 여행지 판도를 뒤집었다. 고환율과 물가 상승이라는 불리한 환경 속에서 오히려 합리적인 선택지로 부상하며, 특히 Z세대(1995년 이후 출생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글로벌 여행 플랫폼 트립닷컴의 7~8월 여름휴가 분석 자료에 따르면, 국내 여행지 항공권 예약 순위에서 제주가 일본과 베트남을 큰 격차로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전체 예약 건수는 전년 대비 29% 증가했고, Z세대 예약만 놓고 보면 무려 65%나 늘었다.
이동 수단과 숙소에서 드러난 ‘가성비’

제주의 인기는 교통 수단에서도 확인된다. 제주 지역 렌터카 예약 건수는 전년 대비 138% 폭증했으며, 가장 많이 선택된 차량은 아반떼·K3 같은 소형차(27%)였다. SUV는 21%, 중형차는 19%로 뒤를 이으며, 과시보다 실용을 중시하는 흐름을 보여줬다.
숙박 예약 경향도 달라졌다. 5성급이나 4성급 고급 호텔보다 3성급 숙소 예약률이 80% 급등했다. 여행비를 절약하면서도 위치와 편의성을 포기하지 않는 Z세대의 전략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가성비 제주’를 위한 체질 개선

이 같은 변화에는 제주도의 노력도 한몫했다. 그간의 ‘고비용 관광지’ 이미지를 벗기 위해 숙박·교통·음식·관광지 등 7개 분야의 가격 투명성 강화와 서비스 개선을 목표로 한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운영 중이다. 특히 바가지요금 근절이 단순 구호가 아닌 실질 정책으로 이어지며 신뢰를 되찾고 있다.
새로운 경험으로 Z세대 잡다

관광 콘텐츠의 다변화도 인기 회복의 비결이다. 최근 1년 6개월 만에 다시 개방된 한남사려니오름 숲길, 민간에 처음 공개된 백록샘 일대처럼 그동안 발길이 닿기 어려웠던 자연 명소를 체험형 코스로 선보이며 젊은 여행객을 유인하고 있다.
이는 잘 알려진 관광지를 반복 방문하기보다, ‘나만의 여행 스토리’와 특별한 사진을 원하는 세대의 성향에 잘 맞아떨어진다.
여행업계의 빠른 대응

여행업계 역시 이런 흐름에 발맞춰 상품을 내놓고 있다. 트립닷컴은 8월 24일까지 진행하는 ‘트립찬스’ 프로모션을 통해 제주 렌터카 최대 50% 할인과 제주신화월드 랜딩관 특가를 제공, 실속형 여행 수요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홍종민 트립닷컴 한국 지사장은 “합리적인 비용과 높은 만족도를 동시에 추구하는 흐름이 제주를 다시금 주목하게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올여름, 해외 대신 선택하는 제주도는 더 이상 ‘비싼 국내 여행지’가 아니다. 저렴하면서도 차별화된 경험을 원하는 이들에게, 지금의 제주는 똑똑한 여행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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