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정몽규 회장, 클린스만 선임 과정 개입"...KFA는 '면접 아닌 의견 청취위한 면담'

신인섭 기자 2024. 10. 2.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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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인터풋볼] 신인섭 기자= 대한축구협회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오묘하게 말을 바꿨다.

문체부는 2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대한축구협회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관련 감사 중간 발표를 진행했다.

중간 발표에서 클린스만 감독 선임과 관련해서도 지적이 나왔다. 파울루 벤투 감독과 결별한 뒤, 한국은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우승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진출 목표를 위해 새 감독 선임 작업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클린스만 감독이 새롭게 선임됐다. 그러나 선임 절차와 과정이 투명하지 못했다. KFA 측은 어떤 과정을 거쳐 선임했는지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특히 클린스만 감독은 2016년 감독 커리어 이후, 2020년 헤르타 베를린 SNS 사퇴 촌극을 겪은 뒤, 유럽 무대는 물론 어떤 팀에서도 러브콜을 받지 못한 감독이었다. 그러나 KFA는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했다.

인사 프로세스가 전혀 가동되지 못했다. 당시 상황을 돌아보면, 정몽규 KFA 회장은 파울루 벤투 감독의 후임을 선임하기 위해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을 선임했다. 하지만 뮐러 위원장은 구체적인 프로세스와 선임 기준, 그리고 클린스만 감독의 어떤 면을 보고 데려왔는지에 대한 답변은 전혀 없었다.

사진=게티이미지

이를 문체부 중간 발표에서 지적했다. 문체부는 클린스만 감독 선임 시 ▲전력강화위원회 기능 무력화 ▲전력강화위원이 해야할 감독 후보자 면접(2차/최종)을 회장이 진행 ▲이사회 선임 절차를 누락 등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고 언급했다.

이날 최현준 감사관은 "2023년 1월 당시 뮐러 위원장과 축구협회는 전력강화위원회의가 구성되기도 전에 이미 감독 후보자 명단을 작성하고, 에이전트를 통해 감독과 접촉했다. 또한 전강위 위원들은 첫 번째 전강위 회의에서 위원 권한을 뮐러 위원장에게 위임하도록 요청받았으며, 두 번째 회의에서는 클린스만이 감독으로 선임됐다는 결과를 통보받았다"고 말했다.

정몽규 회장이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최현준 감사관은 "감독 추천 권한이 없는 정몽규 회장이 클린스만을 포함한 최종 감독 후보자 2명에 대해 최종 2차면접을 진행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축구 국가대표팀 운영 규정에 따르면 국가대표팀 감독은 전력강화위원회 추천으로 이사회가 선임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이에 따라 전력강화위원회는 감독 후보자들에 대해 면접 및 평가 등을 진행하고 여러 논의를 거쳐 감독 후보자를 추천하게 된다. 그런데 앞서 지적했다시피 당시 전력강화위원들은 처음부터 배제되어 후보자 면접 과정에는 참여하지 못했다. 뮐러 위원장 단독으로 후보자를 5명으로 최종 압축했고, 1차 면접도 뮐러 위원장이 단독으로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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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클린스만을 포함한 최종 1, 2순위 2차 최종 면접은 회장의 요청으로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축구협회는 2차 면접을 문제삼기 전까지는 언론을 통해 클린스만 감독 선임시 복수의 외국인 감독을 상대로 1, 2차 화상 면접을 진행했다고 하다가, 2차 면접의 주체를 문제 삼자, 다시 말을 바꾸어 회장이 1, 2순위 감독 후보자와 화상 미팅을 한 것은 면접이 아닌 의견 청취를 위한 면담이었고 후보자 선정을 위한 절차가 아니었기 때문에 별다른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끝으로 이사회를 거치지 않고 선임된 점에 대해 규정을 위반한 사실을 적시했다. 최현준 감사관은 "이사회 선임 절차를 누락했다. 축구국가대표팀 운영 규정에 따르면 국가대표팀 감독은 이사회가 선임한다고 되어 있으나, 축구협회는 지금까지 관행적으로 각급 대표팀 선임 시, 이사회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클린스만 감독 선임시 규정에 따른 이사회 선임 절차를 누락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곧바로 KFA 측이 반박했다. 먼저 전력강화위원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문체부의 지적에 대해 "카타르월드컵 16강 진출 축하 청와대 오찬, 위원들과의 사전소통, 1차 전력강화위에서 위원장이 이러한 논의 후 전권위임을 요청하고 위임을 받은 상황 등을 모두 고려한다면 위원회는 조언과 자문을 하는 기관으로서 이러한 역할을 했고, 그 권한이 무력화되었다고 할 수 없다"고 답했다.

또한 정몽규 회장이 화상 면접을 본 것에 대해서는 "회장이 두 명의 후보자와 진행한 부분은 후보자 평가에 대한 것이 아니고, 향후 대표팀 운영에 필요한 지원사항 등을 묻고 청취하였고 협상과정의 일부"고 언급했지만, 증명할 길은 없다.

끝으로 이사회를 거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그동안 협회가 이러한 이사회 심의 의결을 거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라며 사실상 클린스만 감독이 공정한 절차에 의해 선임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스스로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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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대한축구협회 문체부 특정감사 결과 중간 발표에 대한 협회 입장 중 클린스만 관련 부분 발췌]

<클린스만 감독 선임의 경우>​

당시 카타르월드컵 16강 진출 축하 청와대 오찬, 위원들과의 사전소통, 1차 전력강화위에서 위원장이 이러한 논의 후 전권위임을 요청하고 위임을 받은 상황 등을 모두 고려한다면 위원회는 조언과 자문을 하는 기관으로서 이러한 역할을 했고, 그 권한이 무력화되었다고 할 수 없습니다.

감독 추천을 위한 후보 평가를 위한 면접은 뮐러 위원장의 화상면접이었고 이 자리에서 1~5순위가 결정되었습니다. 회장이 두 명의 후보자와 진행한 부분은 후보자 평가에 대한 것이 아니고, 향후 대표팀 운영에 필요한 지원사항 등을 묻고 청취하였고 협상과정의 일부였습니다. 이것은 회장의 당연한 직무범위 내의 것이었습니다.

<이사회 선임 절차의 누락>

국가대표팀 운영규정에 따르면 각급 연령별 대표팀의 감독 뿐 아니라 코치 및 트레이너까지 모두 이사회에서 선임할 대상인데 그동안 협회가 이러한 이사회 심의 의결을 거치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이 사실을 인지한 뒤에는 올해 3월 황선홍, 5월 김도훈 등 임시 감독은 차기 이사회의 추후 승인을 받았고, 7월 홍명보 감독은 내정 후 서면결의를 통해 선임절차를 밟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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