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기차 보조금 문턱에 수입차 퇴출 위기…보호무역 논란 확산

길용현 기자 2026. 4. 9.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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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부터 보급사업 수행자 선정제 도입
'평가 기준 수입사에 지나치게 불리' 지적
이소영 "보조금이 특정 기업 지원책 전락"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8일 국회에서 '전쟁 추경' 심의를 위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 회의에 참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올해 하반기부터 적용할 전기차 보조금 대상 기업 선정 기준을 공개하면서 자동차 업계에 거센 후폭풍이 일고 있다. 국내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웠으나, 실질적으로는 수입차 브랜드를 배제하는 '보호무역주의적 장벽'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기후에너지부가 최근 공개한 '전기차 보급사업 수행자 선정 기준'에 따르면 오는 7월 1일부터는 정부 평가에서 100점(가점 포함 시 120점) 만점에 80점 이상을 획득한 기업의 차량에만 구매 보조금이 지급된다.

평가 항목이 국내 제조사에 지나치게 유리하다는 것이 일각의 비판이다.

도마 위에 오른 항목은 정량 평가 항목 가운데 사업 능력 부문의 '기업 신용도'(배점 10점)와 '국내 전기차 보급 사업 수행 기간'(승용차 기준 10점), 기술개발 부문의 '국내 특허 보유 현황'(5점) 등이다.

정성 평가의 경우 '국내에서 운영하는 전기차 연구개발 시설 현황', '국내 사업장 고용 현황', '장애인 차량과 소방차·응급차 등 공공서비스 차량 개발·제조 여부', '최근 3개년 동반성장위원회에서 발표하는 동반성장지수 현황', '국내 조달 부품 비율', '국내 생산 설비 현황', '최근 3년간 국내 공공·민간기관 발주 연구개발 과제 수행 현황' 등 항목 상당수가 국내 제작사에는 유리하고 외국 제작사에는 불리한 항목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동반성장지수는 평가 대상이 국내 대·중견기업 246개사(2025년 기준·예비 평가 6개사 포함)로 외국 제작사는 이 지수를 받을 수 없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은 지난 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추경 종합정책질의에서 "이 기준은 사실상 상위 20% 기업만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구조로,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고 전기차 보급 확대를 저해한다"며 "국내 전기차 시장은 164만대 규모인데 해외(유럽·미국)는 10배 이상 크다. 국내 기업은 수출(278만대)이 수입(29만대)을 크게 앞서고 있음에도 이런 보호주의적 기준은 해외 보복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또 "보조금이 특정 기업 판매 지원으로 전락해 온실가스 감축, 대기오염 저감이라는 본래 목적에 어긋난다"며 추경 예산 편성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김성환 기후에너지부 장관은 "세부 기준을 세심하게 살피지 못한 점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국민의 세금으로 내연차와 전기차의 가격 격차를 줄이고 국내 산업 보호와 일자리를 늘리는 쪽으로 보완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고 제도 취지를 설명했다. 

김 장관은 "다만 (수행자 선정 기준) 세부 방식에 대해 약간의 오해와 부분적인 오류가 있으면 신속히 검토해 조치하겠다"고 개선 의지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