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대테러경찰, 美 공군기지 테러모의 5명 보석 석방…"외국 정부 연루 수사"

영국 내 미 공군 거점인 페어퍼드 기지 인근에서 테러 모의 혐의로 체포된 20대 남성 5명이 보석으로 풀려났다. 영국 대테러경찰은 외국 정부의 대리인이 연루됐을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28일(현지시간) 영국 대테러경찰(CTP)이 테러 모의 혐의로 체포한 5명을 보석으로 석방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처음엔 폭발물법 위반 혐의로 붙잡혔다가 테러 준비 혐의로 추가 체포됐다. 붙잡힌 용의자들은 모두 23~25세 영국 국적자로 런던 웨스트민스터 3명, 캠던과 윌즈던 각 1명이 거주지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들이 여전히 수사 대상이며 이동과 타인 접촉에 엄격한 조건이 붙었다고 설명했다.

"흰색 밴 3대가 단서였다"

영국 당국은 전날 새벽 잉글랜드 남서부 글로스터셔주 영국 공군(RAF) 페어퍼드 기지 인근에서 수상한 차량 3대가 발견됐다는 신고를 받고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주민 수십 가구를 대피시켰다. 기지 바로 동쪽 웰퍼드 마을에서 흰색 밴 3대를 처음 신고한 농부는 BBC에 "순전히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귀가하던 중 도로가 막혀 있었고 후드를 쓰고 복면을 한 남성 무리가 자신을 보자 들판과 이웃 마을 쪽으로 흩어졌다고 전했다.

"외국 정부 대리인 가능성 열어둬"

페어퍼드 기지는 미 공군이 유럽 작전에서 전략폭격기 전개 거점으로 활용해온 곳으로, B-52와 B-2 등 미 전략자산이 순환 전개돼왔다. 영국 대테러경찰은 이번 사건에 외국 정부의 대리인이 관여했을 가능성까지 배제하지 않고 수사 범위를 넓혔다. 영국 경찰은 이란이 배후에 있을 가능성을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란 측은 "악의적 추측이며 이란 혐오를 부추긴다"며 연루설을 부인했다.

트럼프 "나라면 안 풀어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용의자 석방 소식에 이란이 어쩌면 연루됐을 수 있다며 석방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 전략자산이 배치되는 해외 기지를 겨냥한 물리적 위협이 현실화할 경우, 나토 회원국 내 미군 시설의 경비 수준 전반이 재조정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보석 석방은 혐의가 해소됐다는 뜻이 아니라 수사가 계속된다는 의미다. 영국 대테러경찰이 외국 정부 연루 여부를 어디까지 확인하느냐에 따라 이번 사건은 단순 테러 모의를 넘어 국가 간 외교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 (사진 출처=이데일리·AFP, 다음 이미지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