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유화는 최근 몇 년간 배당성향을 수치화하기 어려웠다. 배당을 실시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배당성향 산정의 분모인 당기순손익이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지난 회계연도부터 순손익이 흑자로 전환되면서 2021년 이후 5년 만에 배당성향 기재가 가능해졌다.
배당성향 25% 달성…주주환원 궤도 복귀
대한유화의 2025년 연결 기준 배당성향은 25.3%를 기록해 자체적으로 설정한 중장기 배당정책 기준을 충족했다. 배당 규모 역시 전년 대비 30% 확대돼 '조세특례제한법'상 고배당기업 요건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대한유화의 주당 배당금은 '1000원'으로 고정돼 있었다. 이는 석유화학 업황이 위축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대한유화는 울산과 온산에 기초유분부터 합성수지까지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핵심 설비인 온산 NCC는 2020년 증설을 통해 에틸렌과 프로필렌을 각각 연간 90만톤, 56만톤까지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했다.
다만 수요 부진이 이어지면서 가동률과 수익성이 동시에 압박받는 상황이다. 특히 공급과잉 문제가 기초유분에 집중되면서 대한유화를 비롯한 NCC 기반 석유화학 업체들이 구조조정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본업의 부진으로 주주환원 정책도 힘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작년부터 기류가 달라졌다. 석유화학 산업의 회복은 여전히 더딘 가운데 사업 부문이 추가되면서 손익 구조가 흑자로 돌아섰다.
2025년부터 연결 영업손익에 유틸리티·소금 부문이 포함됐으며 이 사업부의 영업이익은 총 약 68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석유화학 부문 영업손실액(227억원)을 상쇄하며 대한유화의 영업손익이 '플러스'로 전환하는데 있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한주 종속화 효과…석유화학 회복 관건
이 같은 변화는 한주가 기존 공동기업에서 종속기업으로 재분류된 데 따른 것이다. 한주는 울산 석유화학 공업 단지 내 입주 업체에게 전기·증기·공업용수를 공급하는 회사다.
한주의 주주구성은 복수의 고객사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구조다. 다만 대한유화가 거의 과반을 점유하며 실질적인 의결권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그러나 대한유화를 비롯한 주주사 모두 지분율이 50%를 초과하는 곳은 없어 형식적으로는 최대주주를 특정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지난해 대한유화가 타 주주사의 지분 0.89%를 인수하면서 한주의 지배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대한유화는 의결권 과반을 확보함에 따라 지배력 판단을 변경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한주 지분율만큼의 이익이 지분법으로 영업외손익에 반영됐으나, 지난해부터는 한주의 전체 이익이 대한유화 연결 손익에 직접 포함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대한유화가 한주 지분을 추가 확보하는 데 투입한 현금이 약 53억원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소규모 자금 투입으로 연결 영업손익이 흑자로 전환되는 효과를 거둔 셈이다.
단기적으로는 자회사 실적이 주주환원을 견인하는 구조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석유화학 시황 회복이 이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사업은 최근 이란과 미국 간 전쟁 여파로 변동성 국면에 진입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나프타 수송 우려가 본격화된 3~4월에는 원료 가격 프리미엄이 확대되며 대한유화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전쟁 전에도 국제 시세에 일부 프리미엄을 얹은 가격에 매입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 후 프리미엄 규모가 크게 뛴데 따라 영업손익 회복이 더딜 수 있다. 다만 종전 이후에는 석유화학 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며 사이클 반등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유화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배당 성향을 유지하기 위해선 수익성 확보가 시급하다"며 "석유화학 산업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지만 본연의 사업성을 개선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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