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은 사람의 몸과 같다. 스튜디오 베이스의 전범진 대표는 건강한 몸에 입은 옷이 아름다운 것처럼 편안한 공간은 사람을 감싸안고 보호한다고 믿는다.

전범진 대표는 건국대학교에서 실내환경디자인을 전공하였고, CATECDESIGN과 NEED21을 거쳐 STUDIOVASE를 설립했다. 지금은 건국대학교, 동양공업전문대학 등에 출강하며 실내건축과 실내디자인 등을 강의하고 있다.


Q.. 스튜디오 베이스의 철학과 디자인 원칙은 무엇인가?

첫째로 건강한 공간이다. 공간은 사람의 몸과 같다. 건강한 몸에 입은 옷이 아름다운 것처럼 공간도 건강해야 한다. 건강한 공간은 사람을 안락하고 편안하게 한다. 물론 시각적으로 화려한 공간도 편안할 수 있다. 표현이 절제된 공간도 그러하다. 그러나 표현이 과도거나 지나치게 절제되어 균형이 깨진 공간은 사람을 무시하거나 긴장하게 만든다. 공간이 사람을 제압해서는 안 된다. 필요한 기능이 충만한 공간 역시 건강하다. 건강한 기능은 나대지 않고 겸손하며 담백하다. 그리고 확고하다. 사용자를 자극하지 않고 정제된 형태로 신뢰와 감동을 준다. 그러한 감동은 결국 편안함으로 승화된다.

두 번째는 주체자와 조력자의 관계성이다. 공간의 주체는 사용자다. 앙질의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사용자의 건강한 태도가 전제되어야 한다. 그것은 공간과 사용자간의 '존중'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사용자를 꼼짝못하게 하는 완벽한(사실은 완벽하지 못한) 공간은 삶을 고착시키고 단순화한다. 그래서 공간을 디자인하는 사람은 사용자의 행위를 주도하지 않고, 도울 수 있는 조력자여야 한다. 가치 있는 공간일수록 그 조력의 행위는 노골적으로 드러나기 보다 사용자가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사려 깊다.

마지막으로 공간을 통해 사용자의 삶에 기여해야 한다. 디자이너에게는 온갖 제약을 극복해야 하는 숙명이 있다. 기존 공간의 건축적 한계에서부터 클라이언트의 요구, 약속된 예산 등 수많은 난제를 하나하나 풀어가며 종착지를 향한다. 하지만 디자이너의 의지와는 달리 예측하지 못한 외적 요인으로 인해 본래의 취지를 잃거나 왜곡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디자인 하나로 우리 삶의 질이 높아지는 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많은 사례가 있다. ‘고맙습니다’. 이 한 마디는 디자이너가 사용자의 공간에 대해 진심으로 고민하고 관여하여야만 들을 수 있는 말이다. 공간에 대한 디자이너의 깊은 관여가 사용자의 가치 있는 삶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은 디자이너에게 주어지는 짜릿한 보상이다.
Q. 클라이언트들이 스튜디오 베이스와의 작업에 만족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의뢰자를 바라보는 사려깊은 시선. 공간 디자인 속에 담는 이야기와 세심한 디자인적 배려를 통한 완성도 때문이 아닐까. 첨언하자면, 누군가 내게 이 일을 하면서 쾌감을 느낄 때가 언제냐고 물은 적이 있다. 난 ‘빈 종이에 평면을 그리려 연필을 대는 순간’이라 말했다. 언제까지 이 일을 하게될지 모르지만 앞으로도 쭉 그랬으면 좋겠다.

Q.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마감재나 창호, 가구, 조명 브랜드가 있는가?

특별한 마감재나 브랜드를 선호하지 않는다. 때에 따라 그 공간에 적절한 마감재가 있을 뿐이다. 굳이 말하자면 마감재는 물성의 깊이가 느껴지는 소재를 좋아한다. 돌, 나무, 철같은 거 말이다. 좋아하는 의자는 있다. 알바알토의 파이미오 의자를 애정한다. 결핵요양소의 지친 환자들를 위로하는 의자이다. 단순한 의자 하나가 주는 감정의 위대함을 일깨워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