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평가하랬더니 "기쁨조나 해라" 끝내 맞게 된 처지

교육부, 서술형 방식
교원능력개발 평가 개편
교육부가 서술형 방식의 교원능력개발 평가를 개편한다. /게티

지난 3일 교육부가 교사를 향한 인신공격 논란이 일었던 서술형 방식의 교원능력개발 평가(교원 평가)를 개편한다고 밝혔다. 계속되는 교권 침해 문제와 제도의 실효성 논란에 대응하는 게 골자다.

교육부는 17개 시도교육청과 ‘교원 평가 폐지 및 교원역량개발 지원제도 도입 방안’을 공개했다. 교원 평가는 교육부가 2010년부터 매년 9~11월에 시행해 온 제도로, 학생·학부모와 동료 교사들이 교사의 학습 및 생활지도 현황을 평가하기 위해 도입됐다. 현재까지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3학년 학생과 초등학교 1학년~고등학교 3학년이 참여했으며, 평가는 모두 익명으로 이뤄졌다. 이 점을 악용해 교원 평가가 교사를 인신공격하는 수단으로 변질되기도 했다.

실제로 2022년 교원 평가 때 여성 교사의 신체 부위를 언급하며 성희롱을 한 세종 지역의 한 고등학교 3학년 남학생 A군이 퇴학 처분을 받았다. A군은 익명으로 시행하는 교원 평가 서술형 문항에 여성 교사의 신체 부위를 언급하거나 “김정은 기쁨조나 해라” 등 성희롱 답변을 적어 제출했다. 학교 측은 “교원 평가 성희롱은 성폭력 범죄이며 교육활동 침해 행위에 해당한다”며 퇴학 처분 이유를 밝혔다.

교원 평가가 교사에 대한 성희롱·인신공격 수단으로 전락했다. /게티

교원 평가에 인신공격성 표현을 적은 사례도 있었다. 2022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교원 평가 서술형 문항에 적힌 부적절한 글을 공개했다. 전교조가 공개한 사례에는 “지방대 출신이 운 좋게 선생 돼서 그런가 진짜 뭐 아는 것도 없고 시키는 것만 잔뜩”이라며 교사의 학벌을 공격 소재로 삼은 글이 있었다. “잘 좀 하자 응? 천한 인격 적당히 드러내고”라고 적어 충격을 준 글도 있었다.

교육부는 교원 평가를 ‘교원역량개발 지원제도’로 바꾼다. /게티

교원 평가가 교사에 대한 성희롱·인신공격 수단으로 전락한 사례가 잇따라 알려지자, 교육부는 현장 교원 정책 전담팀(TF), 정책 연구, 시도교육청·정책 수요자 의견을 수렴해 개편안을 마련했다.

교육부는 교원 평가를 ‘교원역량개발 지원제도’로 바꾼다. 동료 교원 평가, 서술형을 포함한 학생 만족도 조사, 서술형을 포함한 학부모 만족도 조사 항목으로 구성됐던 기존 항목이 다면 평가와 연계된 교원 업적 평가, 학생 인식 조사, 자기 역량 진단으로 변경된다.

학생 만족도 조사는 ‘학생 인식 조사’로 개편되고 서술형 조사는 폐지된다. 교원 스스로 실시하는 ‘자기 역량 진단’도 생긴다. 기존 동료 교원 평가는 별도로 시행 중인 동료 평가 제도인 ‘교원 업적 평가’의 다면 평가와 연계할 예정이다.

개편된 교원역량개발 지원제도는 내년에 학생 인식 조사부터 먼저 도입된 후 2026년 전면 시행될 예정이다. 고영종 교육부 책임교육정책실장은 “교원이 헌법과 법률로 보장된 바에 따라 교육 전문가로서 존중받고 전문성을 향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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