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실에 구멍을 꼭 뚫어주세요” 우리 집 욕실에 숨겨진 비밀은…

안녕하세요! 저희는 올 1월에 결혼한 따끈따끈한 신혼부부입니다. 작년 봄, 저희 첫 집의 리모델링을 앞두고 정말 막막했던 때가 있었지요. 그때 바로 여기, 오늘의집의 여러 많은 집들이를 통해 인테리어에 관련된 전반적인 정보들을 얻고, 우리가 어떤 취향을 추구하는지 등을 알아가며 참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답니다. 작년 봄의 저희처럼, 리모델링을 앞두고 막막함을 느끼고 계실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부끄럽지만 저희의 첫 집을 소개해 볼까 해요.

정말 감사하게도 신혼집으로 함께 살 집은 오래전 준비를 해두었던 터라 집을 구하러 다니며 힘을 들이는 일은 없었어요. 그렇지만 30년도 넘은 오래된 복도식 아파트를 저희 입맛에 맞춰 새롭게 리모델링하려니 앞서 말했듯이 막막하기도 했고, 금액적인 부담도 무시할 수 없었어요.

규모 있는 업체와 아파트 주변 업체 몇 곳을 투어하며 상담을 받았었는데요. 노후한 아파트라 제약이 많았을 뿐더러 예상 금액을 훨씬 초과한 견적을 건네주기 일쑤였답니다. 그러던 중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 위치해 있던 인테리어 업체가 같은 아파트 내에서의 시공 경험이 많아 보였고, 저희의 취향에 가장 알맞으면서도 예상 금액을 크게 뛰어넘지 않아 계약하게 되었어요.

도면

구축 아파트의 전형적인 2bay 형식의 집이에요. 방 2개 화장실 1개가 있고, 도면과 다른 점이 있다면 주방과 거실을 나누는 벽이 따로 있지는 않았고, 거실 발코니는 확장이 되어 있는 상태였습니다. 88년도 준공 이후 아주 오래전 한 번 정도 수리가 되어있는 듯했어요. 가장 신경이 쓰였던 부분은 비좁고 답답해 보이는 집에 어떻게 하면 확장의 효과를 줄 수 있는지였어요.

반 셀프 또는 셀프 인테리어로 드라마틱하게 변신한 많은 멋진 집을 봐왔지만, 저희 집은 셀프로 도전할 용기가 들지 않을 만큼 여기저기 손볼 곳이 많았던 터라 턴키 업체를 통해 올수리를 진행하게 되었답니다.

그렇게 하여 저희가 시공한 부분은 욕실, 주방, 전체 문 교체, 샤시 부분 교체 및 샤시 필름 래핑, 천장 목공 작업, 전기공사, 가구, 가벽 설치, 도배장판 등입니다. 시공 중에 업체와 소통이 잘되지 않은 부분들이 있어 몇 차례 마찰이 생기기도 했는데 그 때문에 마음고생을 꽤나 했었어요. 수개월이 흐른 지금도 그런 부분들에 아쉬움이 들긴 하지만, 날이 갈수록 애정이 더해가는 만족스러움이 더 큰 저희의 아늑한 첫 신혼집이랍니다.

이제 저희 집의 대변신을 소개해드릴 건데요. 철거 직전에 남겨 놓은 비포 사진이 없어 세입자 분이 계실 때 양해를 구하고 촬영했던 사진을 비포 사진으로 함께 활용하게 되었어요.

거실 Before

거실 After

저희 집 거실은 이렇게 변신했답니다!

집을 수리하는 데 있어 가장 집중했던 부분이 확장 효과였던 만큼, 거실 주방 전체를 매립등으로 시공하게 되었어요.

구축 아파트라 천장이 시멘트로 되어 있기 때문에 매립등을 시공하기 위해 천장 덴조 작업이 필요했는데요. 이 때문에 기존 천정고에서 12-13cm 정도를 포기해야 했지만, 천장 가운데 주등이 크게 자리하고 있는 것보다 확장의 효과가 더 클 거라 판단해 진행하게 되었어요.

LED 주등 하나로는 지금 거실의 조도나 따스한 분위기가 연출되지 못했을 것 같아 아주 만족스러운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TV 뒷면으로 셋톱박스, AI 스피커와 모든 전선들을 숨길 수 있도록 TV 스크린 길이 안쪽에 맞춰 콘센트 설치를 부탁드렸어요. TV 아래쪽으로 널브러진 전선들을 어찌 정리하나 싶어 전문 업체에도 컨택을 해보았지만, 브라켓을 주문해 남편과 직접 도전해보기로 합니다.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쉽고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었어요. 처음엔 막막하기는 해도 직접 정리하는 편이 훨씬 효율적인 것 같아요.

주방 Before

주방과 거실의 경계가 모호해서 더 비좁아 보이는 듯했어요. 냉장고를 어느 위치에 놓아야 가장 효율적으로 공간을 활용할 수 있을지 정말 고민이 많았답니다.

주방 After

주방은 이렇게 변신했어요! 주방에서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우선, 저희 집에는 식탁을 놓을 공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아일랜드 식탁을 활용해야 했는데요. 뿐만 아니라 조리공간도 충분하기를 원했어요. 때문에 아일랜드 식탁의 폭을 넓게 제작하게 됐고, 이 점이 주방을 굉장히 효율적으로 만들어주었어요.

또 앞서 말했듯이 냉장고의 위치를 놓고 정말 많은 고민이 있었는데요. 기존 세탁실을 냉장고장으로 만들고 세탁실을 베란다에 설치하는 점도 고려해보았지만 관련 시공이 많이 번거롭기도 하고 설치 후에도 문제점이 발생하기 쉽다고 하여 이는 포기하게 되었어요.

부엌 전체 벽면에 상부장을 제작하게 되면 답답해 보일 것 같아 상부장은 일부만 제작하고, 나머지 부분은 무지주 선반으로 포인트를 주었어요. 이 때문에 부족할 수도 있을 수납공간은 아일랜드 식탁 바깥쪽으로 하부장을 설치해 보완해주었답니다.

그렇게 지금의 동선으로 부엌이 탄생하게 되었는데요. 정말 정말 만족스러운, 저의 최애 공간이 되었답니다.

작은방에 책상이 설치되기 이전에는 데스크톱을 아일랜드 식탁에 놓고 업무를 보기도 했어요. 넓은 아일랜드 식탁의 장점이 식탁, 조리공간뿐만 아니라 이렇게 책상의 역할도 가능하다는 점 같아요.

남편과 아일랜드 식탁에 앉아 와인 한잔 하며 도란도란 이야기 나눌 때에는 홈바의 역할까지 해주는 ㅎㅎ 다재다능한 아일랜드 식탁입니다.

구축 아파트라 고민만 하던 정수기를 최근에 설치하게 되었는데요. 플라스틱 페트병도 훨씬 줄고 조리할 때나 커피를 마실 때에도 정말 너무 편리해서 200% 만족하고 있어요!

안방 Before

안방 After

안방 침실 역시 다른 공간과 마찬가지로 밝은 톤을 유지했어요.

크게 특별한 점은 없는 안방이지만 방의 크기가 크지 않았던 만큼 헤드까지 높이 올라오는 높은 침대 프레임 대신, 파운데이션 프레임을 선택해 간결하고 깔끔하게 연출하고자 했어요.

안방 왼쪽 벽면에 설치한 붙박이장은 이불장이나 옷장의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어요. 침대 맞은편에는 세라젬을 놓게 되었는데요. 인테리어 효과를 전혀 볼 수 없는 아이템인 데다가 크기가 큰 만큼 놓는 것을 굉장히 망설였지만, 지금은 너무나 만족스러운 저희 두 사람의 필수템이 되었답니다.

작은방 Before

작은방 After

작은방은 옷방이자, 간이 서재로써의 역할을 해주고 있는데요.

주방에는 도저히 놓을 공간이 없었던 김치냉장고는 에어드레서와 함께 작은방 입구 쪽에 나란히 자리하게 되었어요.

그 안쪽으로는 데스크톱과 책상을 두었고, 가장 안쪽 벽에는 행거와 수납장을 설치했어요.

컨셉을 모르겠는 잡다한 방이 되어 버렸지만ㅎㅎ 작은방조차 공간이 여의치 않았다면 갈 곳을 잃었을 안타까운 물건들이 많았을 텐데 가전과 책상, 수납장을 모두 놓을 수 있게 되어 참 다행이라 생각한답니다.

욕실 Before

준공 이후 타일 덧방이 되어 있던 기존 욕실의 모습과 철거 이후 시멘트 작업이 진행된 욕실의 사진입니다.

욕실 After

이 정도면 욕실의 대변신이라고 해도 되겠죠? 우선 비포 사진에서 보였듯 욕실 입구 왼편에는 붙박이장이 있었어요. 붙박이장을 살리면 수납 측면에서 이점이 많았겠지만, 동시에 너무 답답해 보인다는 단점이 있었어요.

따라서 붙박이장은 과감히 포기하고 이 공간을 파우더룸으로 탈바꿈했답니다.

안방이나 작은방에 화장대를 설치하는 것보다 공간적으로 더 효율적일 거라 판단해 진행하게 되었는데요. 욕실과 가깝게 위치해 있으니 편리한 것은 물론이고 인테리어 효과까지 볼 수 있었답니다.

욕실은 포쉐린 타일과 무광 수전으로 보다 세련된 분위기로 재탄생했어요.

초기에는 샤워기 옆 파티션을 설치하려고 했는데, 예상보다 더 협소한 욕실이라 파티션을 설치하게 되면 체격이 큰 저희 남편의 경우 몸이 구겨진 채로 샤워를 해야 한다는 이야길 듣고 재빨리 포기했답니다.ㅎㅎ

욕실 가장 안쪽, 샤워기 옆 벽면에는 디테일한 요구는 거의 없었던 남편이 '구멍을 꼭 뚫어주세요.'라고 이야기를 해 그대로 반영해 주셨어요. 샤워용품을 꺼내 놓을 선반을 따로 설치하게 됐다면 지저분해 보였을 텐데, 남편의 디테일한 요구 덕에 자주 쓰는 샤워용품을 올려놓기에 정말 편리하고 인테리어 효과까지 더한 매립 선반을 갖게 되었어요.

현관 Before

현관 After

현관 중문은 턴키 업체와의 시공에서는 생략했던 부분이었어요.

턴키 업체에서 책정해 놓은 가격보다 중문 전문 업체를 통해 더 저렴하게 설치할 수 있기도 했고, 가전이나 침대 등 큰 이삿짐들이 사다리차가 아닌 현관을 통해 들어오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중문 때문에 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여 중문은 추후에 따로 설치하기로 했었어요.

시공을 마친 늦여름부터 초가을까지는 중문이 없는 불편함을 크게 체감하지 못한 채 잘 지냈던 터라 중문 설치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는데요. 날이 쌀쌀해지기 시작하면서부터 현관을 통해 들어오는 찬 기운이 온 집안을 메우는 것을 경험한 뒤로 초고속으로 중문을 설치하게 되었답니다.

현관이 많이 비좁았기 때문에 현관문 필름이나 타일, 신발장 등을 화이트나 밝은 아이보리 계열로 통일감을 주고, 자칫 밋밋해 보일 수 있는 밝은 톤의 현관에 테라조 타일로 살짝 포인트를 주었어요. 너무나 만족스러운 지금의 현관이지만, 밝은 컬러인 데다가 외부와의 접촉이 가장 많은 공간이라 아무래도 오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현관 중문 앞에는 모듈 수납장을 놓고 사용하고 있어요.

수납장 위에는 차키를 올려두기도 하고, 향초, 인센스, 화병 같은 여러 소품들을 활용하여 스타일링하기도 한답니다.

세탁실 Before

세탁실 After

세탁실은 확장 철거했음에도 불구하고, 세탁건조기를 놓으려면 자바라를 설치하거나 문을 포기해야 했어요. 자바라보다는 문을 포기하는 쪽이 나을 것 같다고 판단했고, 추후에 커튼을 달아주었습니다.

또, 문을 포기하는 대신 세탁실 입구를 아치형으로 제작하면 포인트가 될 것 같아 아치형 가벽을 요청했어요.

세탁실 왼쪽 벽면에는 선반을 설치해 세탁 청소 용품을 올려두고 사용하고 있답니다.

베란다 Befo

기존 터닝 도어의 모습과 함께 철거 이후의 베란다 내부의 사진입니다.

베란다 After

이전에 거실 발코니를 확장하며 거실, 베란다 샤시가 함께 교체됐던 터라 기존 샤시에 필름 시공만 진행했습니다.

베란다 가장 안쪽은 창고장으로 제작하여 캐리어나 자전거 등 부피가 큰 물건들을 보관하고 있어요.

베란다는 주로 재활용품들을 분리수거 일까지 보관한다거나 하는 창고의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답니다.

집에서 보내는 행복한 시간

새로운 집에서 생일 파티를 하거나 친구들을 초대해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기도 했고요!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디저트를 먹거나 커피타임을 즐길 때가 정말 행복해요❣

마치며

저희 집을 마지막까지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부모님과 함께 살 때에는 전혀 알 길이 없었던 인테리어에 관련된 정보들이나 여러 많은 인테리어 트렌드나 컨셉들을 이곳 오늘의집을 통해 접하고, 인테리어 업체를 선정하여 실제 시공까지 진행하면서 진짜 어른이 된 것만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는데요.ㅎㅎ

이번 글을 작성하면서 첫 신혼집의 인테리어를 앞두고 막막함에 괴로워하던 모습, 새롭게 변신한 집을 보며 크게 감동했던 모습, 친구들을 초대해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던 파티, 성공적인 요리를 선보인 후 뿌듯해하던 날들이 떠올라 저 역시도 참 즐거웠어요. 첫 신혼집인 만큼 애정과 추억이 더 많이 깃들 곳이라 아마도 지금의 집이 정말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인테리어를 앞두고 고민이 많으실 모든 분들께 응원을 전하고 싶네요! 다음번에는 더 멋진 집으로 뵐 수 있기를 바라며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