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더현대서울' DNA와 부산을 '커넥트'하다

정혜인 2024. 9. 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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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29년 역사 '커넥트현대'로 리뉴얼
백화점에 아울렛 더한 도심형 복합쇼핑몰
2030 매장 확충…체험형 콘텐츠도 늘려
사진=정혜인 기자 hij@

부산 첫 대기업 백화점의 변신

현대백화점 부산점은 부산 시내에 처음으로 생긴 대기업 백화점이다. 1995년 문을 연 이 백화점은 내년이면 오픈 30주년을 맞는다. 이제 부산의 중심지는 해운대 등 신도심으로 옮겨 갔지만, 여전히 부산 시민의 삶에 가장 오래 녹아있는 백화점인 셈이다.

그런 현대백화점 부산점이 약 두 달간의 새 단장을 마치고 지난 6일 '커넥트현대'로 다시 문을 열었다. 커넥트현대는 현대백화점이 '더현대'에 이어 새롭게 선보이는 브랜드다. 사람과 장소, 문화를 연결하는 공간이라는 뜻을 담아 이름에 영어단어 '커넥트(connect·연결하다)'를 붙였다.

커넥트현대 '하트 티라미수' 팝업스토어. / 사진=정혜인 기자 hij@

커넥트현대는 지역 맞춤형‧도심형 복합쇼핑몰을 표방한다. 정상과 이월 상품을 동시에 판매하는 복합 매장으로 백화점과 아울렛이 섞여있고, 트렌디한 브랜드와 지역 특색을 담은 콘텐츠를 함께 선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커넥트현대 오픈 일주일이 지난 13일 오전 11시경 점포를 방문했다. 이날 오전도 커넥트현대 앞 도로는 주차장으로 향하는 차량으로 꽉 막혀있었다. 점포를 오픈한지 30여 분밖에 되지 않았지만 주요 인기 매장 앞에도 긴 대기줄이 형성될 정도였다.

2030 놀이터

현대백화점이 이번 리뉴얼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변화를 준 곳은 지하층이다. 커넥트현대의 지하1층과 2층은 2030 고객을 위한 공간으로 새단장을 마쳤다.

지하 1층 '뉴 웨이브'는 기존 브랜드를 하나도 남기지 않고 모두 젊은 고객들이 선호하는 캐주얼 패션 브랜드와 편집숍으로 채웠다. '마뗑킴', '마리떼프랑소와저버', '커버낫' 등 캐주얼 브랜드와 올리브영, ABC마트가 입점했다. 층의 중앙에는 RTBP가 운영하는 편집숍 '끄티'가 자리한다. 

'돌아와요 부산항에(Return To BUSAN Port)'의 영어 약자를 사명으로 하는 RTBP는 부산 내 로컬 브랜드를 발굴하는 지역 라이프스타일 설계 플랫폼 회사다. 부산에서 시작한 스트리트 브랜드 '발란사' 등을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

커넥트현대에 입점한 RTBP 편집숍. / 사진=정헤인 기자 hij@

지하 2층 식품관은 '마켓125'로 탈바꿈했다. 활력 넘치는 부산의 시장을 콘셉트로 해 부산과 서울의 맛집을 입점시켰다. 최근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부산대 앞 크레페 전문점 '버터레코드'는 커넥트현대에 백화점 첫 매장을 냈다. 더현대서울에서 먼저 선보였던 깨먹는 티라미수 '하트 티라미수'의 팝업스토어도 있다. 이런 매장들에는 젊은 고객들이 긴 줄을 형성하고 있었다. 

1층에는 커넥트현대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고디바 베이커리'가 자리하고 있다. 벨기에 프리미엄 초콜릿 브랜드 고디바가 운영하는 빵집으로, 전 세계에서 일본에 이어 한국에 두 번째로 진출했다. 국내 첫 매장은 지난달 더현대서울에 문을 열었고, 커넥트현대에는 2호점이 들어섰다. 서울에서도 맛보기 힘든 브랜드인 만큼 부산 고객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점포 오픈 전부터 정문 앞에 고디바 베이커리 입장을 기다리는 고객들이 줄을 선다"며 "지난 주말에는 오전 8시부터 줄이 형성됐다"고 말했다. 이날도 오전 11시에 이미 대기번호가 200번을 넘어서고 있었다.

커넥트현대 입구 앞의 '더비저너리'와 고디바 베이커리 매장. / 사진=정혜인 기자 hij@

커넥트현대는 각 층의 구석, 에스컬레이터 옆 등의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젊은 고객을 위한 이벤트도 벌이고 있다. 이날은 인공지능(AI) 로봇이 만화 스타일로 초상화를 그려주는 '스케처X', 버추얼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 AI 포토부스, 게임 코너 등이 인기를 끌고 있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커넥트현대의 젊은 고객들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젊은 고객들을 겨냥해 더현대서울, 더현대대구의 DNA를 이곳에 옮겨왔다"며 "이전에는 20대 고객 비중이 10%대였는데 현재는 30~40%대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문화·예술 입은 쇼핑몰

커넥트현대는 가족 단위 고객을 위한 체험형 콘텐츠도 대거 선보인다. 7층의 유아동 매장 옆에 위치한 '모카 플러스'가 대표적이다. 현대어린이책미술관(MOKA)이 운영하는 곳으로 아이들만의 예술 창작 체험 공간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평일 오후가 되면 어린이들이 이곳을 찾아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곤 한다"고 전했다.

9층의 문화센터는 '컬처커넥트'로 새단장 했다. 현재는 일본 '도쿄 장난감 미술관'의 국내 첫 팝업스토어가 진행 중이다. 아이들이 원목 장난감을 가지고 놀 수 있는 체험형 공간이다. 오는 18일까지 진행되는데 거의 모든 시간대의 예약이 이미 마감됐다. 컬처커넥트는 첫 단독 프로그램인 어린이 발레 등의 클래스를 운영한다.

커넥트현대의 '모카 플러스'. / 사진=정혜인 기자 hij@

특히 커넥트현대는 최근 트렌드에 맞춰 각 층마다 휴게 공간을 대폭 확충했다. 단순히 쇼핑만이 아니라 즐기고 휴식하기 위해 점포를 찾는 고객을 위해서다. 1층의 정문 바로 앞에는 약 5m 높이의 예술 작품 '더 비저너리(The VISIONARY)'를 설치하고 그 옆에 휴식 공간을 넣었다. 2층에는 자연 채광과 식물이 어우러진 휴식 공간을, 3층에는 부산 독립서점 '두두디북스'가 운영하는 북카페 '페이퍼 라운지'를 마련했다. 지하의 식품관 중앙에도 좌석을 대폭 확충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더현대서울에서 좋았던 것들을 가져오기도 하고 자체적으로 부산 내의 로컬 브랜드를 발굴, 유치하면서 계속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고객의 발걸음이 끊기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혜인 (hi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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