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아이돌 '플레이브'가 대세? 어느덧 주류가 된 버추얼 스타 변천사

빌보드 글로벌 200 차트 진입, 미니 앨범 초동 판매 100만 장 돌파!
최정상급 아티스트가 이룰 법한 이 성과의 주인공은 버추얼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다. 한때 실험적인 시도로 여겨졌던 사이버 가수가 어느새 대중의적인 파급력을 갖게 된 셈이다.
아날로그 시대를 겪어본 세대에게는 버추얼 스타의 인기가 다소 낯설 수 있으나, 이들의 등장이 갑작스러운 건 아니다. 1998년 국내 최초 사이버 가수인 아담을 시작으로 버추얼 스타는 꾸준히 진화해 왔기 때문이다.
​​​​​​​이제는 K팝의 한 축을 담당할 만큼 성장한 가상 아이돌. 사람들은 이들에게 왜 열광하는 걸까. 국내 버추얼 스타의 태동부터 현재까지, 그 진화의 궤적을 짚어본다.

ⓒNAVER VIBE

‘사이버 가수’의 등장
아담 (1998)

‘사랑하는 인간과 함께하고자 현실 세계로 왔다’는 다소 독특한 설정의 국내 최초 사이버 가수 ‘아담’. 당시 컴퓨터그래픽 기술로 탄생한 아담은 데뷔곡 ‘세상엔 없는 세상’으로 인기를 끌었다. 하루 3백여 통의 팬 레터를 받았으며, 활동 3개월 만에 억대 수익을 올릴 정도로 대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며 버추얼 스타 돌풍의 서막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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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아 (1998)
아담이 인기를 끌자 여자 버전인 류시아도 등장했다. 류시아는 ‘새싹’의 순우리말로, 외국시장을 겨냥해 영어식 발음으로 제작되었다. 아담과 열애설이 퍼지고 정치인과 가상인터뷰를 하는 등 세간의 관심을 받았지만, 아담의 활동 정체 이후 자연스럽게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시유 뮤직비디오 캡쳐

시유 (2012)
2010년대 초반 국내 최초 보컬로이드 가수 시유가 등장했다. 가사와 멜로디를 입력하면 노래가 나오는 ‘보컬로이드’ 기술과 가상 캐릭터가 춤추게끔 하는 영상 기술을 접목해 탄생한 가수였다. 시유는 SBS ‘생방송 인기가요’를 통해 정식으로 데뷔했으나, 목소리 샘플링을 제공한 가수의 논란으로 활동을 중단했다.

ⓒ세아스토리 유튜브 캡쳐

버추얼 크리에이터 시장의 개막
세아 (2018)

RPG 게임 홍보를 위해 탄생한 가상 캐릭터 '세아'. 이후 스트리밍 플랫폼 중심으로 활동하며 국내 버츄얼 크리에이터 시장의 문을 열었다. ‘세상을 아름답게’라는 슬로건 아래 기부 방송을 통해 2억 원 이상을 전달하는 등 선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올해 3월 조직 개편을 이유로 공식 활동을 종료했다.

ⓒ알간지 유튜브 캡쳐

알간지 (2019)
3D 애니메이션으로 구현된 붉은 악마 캐릭터 ‘알간지’는 험악한 외모와 달리 조곤조곤한 목소리와 자유로운 표정을 가진 반전 매력의 버추얼 크리에이터다. 해외 셀럽의 이슈를 소개하며 자연스럽게 영어 표현을 익히게 하는 콘텐츠로 인기를 얻어 현재 구독자 115만 명을 보유 중이다. 초기 버추얼 콘텐츠 시장에서 MZ세대의 시선을 끌며, 버추얼 스타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했다.

ⓒrozy.gram

대중매체로 진입한 ‘버추얼 인플루언서’
로지 (2021)

메타버스 붐과 함께 등장한 국내 1호 버추얼 인플루언서 ‘로지’. 단순한 가상 아바타를 넘어 표정이나 주름까지 정교하게 구현된 ‘로지’는 신한라이프 광고모델로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와 라디오, 쇼호스트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가상 인간의 활동 무대를 넓혔다.

ⓒreahkeem

김래아 (2021)
‘CES 2021’에서 첫 공개된 LG전자의 가상 인간 ‘김래아’. M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주목받으며 뮤지션 데뷔까지 도전했다. 하지만 기술적 완성도를 유지하기 위한 투자 대비 수익성 악화로 기업들이 가상 인간 활용을 축소함에 따라 김래아 역시 대중의 기억 속에서 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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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판도 바꾼 ‘버추얼 아이돌’
이세계아이돌 (2021)

버추얼 인플루언서의 활약이 본격화되면서 아이돌 시장에도 새바람이 불었다. 이때 등장한 6인조 버추얼 걸그룹 ‘이세계아이돌’. 팬 투표를 통해 데뷔한 이들은 제법 아이돌다운 인사법으로 K팝 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후 멜론 ‘K팝 명예의 전당’에 버추얼 아이돌 최초로 네 차례 등재된 것은 물론, 빌보드 코리아 차트 3위를 기록하는 쾌거를 거뒀다. 오는 5월에는 가상 아이돌 최초로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단독 콘서트를 개최한다. 이는 K팝 걸 그룹을 통틀어 블랙핑크 이후 두 번째 사례로, K팝 흐름의 변화를 여실히 보여준다.

ⓒMnet

플레이브 (2023)
버추얼 스타 열풍을 본격적으로 이끈 보이그룹 ‘플레이브.’ 초창기 사이버 가수 아담이 정직한 그래픽 기반이었다면, 플레이브는 실시간 랜더링과 모션캡쳐를 활용해 한층 더 생동감 있게 구현됐다. 고도화된 기술력은 물론 탄탄한 서사와 멤버별 역량까지 겸비한 것이 강점이다.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연습생 시절부터 데뷔에 이르는 성장 과정을 공유하고, 멤버들이 직접 작사·작곡·프로듀싱하며 실력을 증명해 왔다. 그 결과 지상파 음악방송 1위, 가상 아이돌 최초 발매 첫 주 밀리언 셀러 등 대기록을 연이어 써 내려가고 있다.

ⓒ빛나는제주TV 캡쳐

‘AI 아나운서’의 뉴스룸 입성
제이나 (2024)

지난해 한 아나운서가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제주도청의 정책 홍보 유튜브 방송 ‘위클리 제주’에 출연한 인공지능 기반의 가상 아나운서 ‘제이나(J-NA)’다. 제이나는 입력된 대본을 바탕으로 정해진 음성을 전달하는 가상 인간이다. 제주도청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으면서 제작 비용까지 절감할 수 있어 제이나를 고용했다고 밝혔다. 다만 전달력이 핵심인 뉴스 특성상 기계음의 어색함과 감정 표현의 한계는 여전히 기술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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