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외로움도 스타일로 입는다, 혜리의 뉴욕 겨울

/사진=혜리 인스타그램

혜리가 뉴욕의 차가운 공기를 품은 거리 한가운데 서 있다. 빌딩 숲 사이로 비치는 겨울 햇살, 노란 택시가 오가는 회색빛 도시 위로 묵직하게 내려앉은 그녀의 스타일이 유독 눈에 들어온다. 바스락거리는 질감의 오버핏 워크 재킷, 내추럴하게 흘러내리는 긴 생머리, 무심한 표정. 뉴욕이라는 도시가 그녀에게 준 피로마저 패션처럼 느껴지는 순간이다.

브라운 워크 재킷은 단순히 추위를 피하기 위한 외투가 아니었다. 묵직한 텍스처의 소재가 도시의 거친 무드와 묘하게 어우러졌고, 버튼의 디테일이나 헐렁한 핏은 마치 이 거리에서만 가능한 스타일처럼 느껴졌다. 그 속에는 무채색 니트와 검정 스커트, 그리고 회색 운동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투박하고 담백한 스타일링은 혜리만의 무드로 완성된다.

실내에서도 그녀의 무드는 이어졌다. 촘촘하게 패딩 처리된 벽면, 벨벳 같은 질감의 퍼플 쇼파 위에 앉은 혜리는 어떤 말도 하지 않아도 되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검은 스커트는 종아리를 덮을 만큼 넉넉했고, 회색 니삭스와 뉴발란스 운동화는 소리 없이 안정감을 주었다. 손에 든 작은 스마트폰조차, 그녀의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혜리는 평범한 옷을 입는다. 하지만 그 평범함은 그녀가 입을 때 비로소 특별해진다. 과한 스타일링 없이, 명품 로고 하나 없이도 혜리는 충분히 도시의 중심에 존재할 수 있다. 그것은 어쩌면 그녀만의 자세일지도 모른다. 도시를 대하는 태도, 카메라를 마주하는 시선, 그리고 피곤하다는 말조차 꾸밈없는 어투로 내뱉는 진심 같은 것들 말이다.

/사진=혜리 인스타그램

이번 혜리의 뉴욕 스타일에서 가장 돋보인 건 꾸밈 없음이었다. 오히려 의도적으로 꾸미지 않은 듯한 그 애티튜드가 더욱 시크하게 다가왔다. 겨울 도시에서 누구나 검은 패딩을 입을 때, 그녀는 브라운 톤의 워크 재킷을 택했고, 흔한 청바지 대신 무릎까지 오는 검정 스커트를 입었다. 차가운 색조로 정돈된 전체적인 룩은, 혜리의 날것 같은 피로감과 겹쳐져 더욱 진솔하게 느껴졌다.

그녀가 도시에서 입은 옷은 마치 작은 방패 같았다. 바쁜 여행 속, 하루에 수십 번 카메라 셔터 앞에 서는 삶 속에서 자신을 보호하는 조용한 갑옷 말이다. 화려함 대신 단단함, 트렌드 대신 편안함을 선택한 혜리의 옷차림은 이번 여행의 정서를 가장 정확하게 보여주는 풍경이었다.

/사진=혜리 인스타그램

스타일링은 선택이지만, 분위기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혜리는 이번 뉴욕에서 그 사실을 말없이 증명했다. 피곤함마저도 스타일이 되는 순간, 우리는 누군가의 옷이 아닌 삶을 들여다보게 된다.

혜리는 현재 미국 여행 중이다. “너무 힘든 혜리 투어”라는 솔직한 코멘트와 함께 피로한 얼굴의 사진도 가감 없이 공유했다. 그마저도 자연스럽고, 그래서 더 스타일리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