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이달 원유 5000만 배럴 확보, 당분간 공급망 회복 어려워"
유가·공급망 정상화 상당 시간 필요
"위기 대응 종전 후에도 지속돼야"
호주 가스 수출 제한에 "영향 미미"

미국·이란 전쟁이 부른 에너지 위기 속에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들어오던 원유를 대신해 전 세계 각지에서 이달 5,000만 배럴이 국내로 들어올 전망이다. 정부는 다음 달에도 미국산 원유 등으로 상당 물량을 대체할 계획이지만 지속 가능한 구조는 아니다. 설사 전쟁이 끝나더라도 공급망 회복에는 오랜 시간이 걸려 위기 대응 체제가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중동전쟁 대응본부 일일 브리핑 중 "이달 원유 수급 예정 물량은 현재까지 5,000만 배럴"이라며 "5월에는 변동이 있겠지만 상당한 물량이 확보되고 있다"고 말했다.
평시 기준(BAU·Business as usual) 한 달에 8,000만 배럴 정도 필요한 점을 고려하면 충분치 않지만 양 실장은 "수요 관리 정책, 정유·나프타분해설비(NCC) 가동률 저하 등이 이뤄지고 있어 (단순 비교는 어려우며)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대응하겠다고"고 부연했다.
정부와 한국석유공사, 정유사들은 백방으로 뛰며 중동산 대체 원유를 구하는 중이다. 그중에는 미국산 원유도 꽤 많은 양을 차지한다. 10년 전만 해도 1% 미만이었던 미국산 비중은 이미 상당히 높아졌다. 지난해에도 전체 수입 물량 중 16.3%가 미국산이었다.
다만 대체 원유는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된 상황에서의 미봉책이다. 우선은 종전이 돼야 하는데, 이 경우에도 바로 공급망이 정상화되지 않는다. 호르무즈해협에 있는 유조선 7척이 국내에 오는 데만 22, 23일이 소요되고, 국제유가가 전쟁 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얼마나 걸릴지도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이에 산업부는 비상 대응 체제가 종전 후에도 한 달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양 실장은 "언제 정상화될 거라는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라 위기 대응 체계는 지속돼야 할 것"이라며 "석유 최고가격제도 국제유가 인하 속도와 국내 수급 상황을 보며 결정해야 해 종전과 동시에 끝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호주가 발표한 천연가스 수출제한 조치는 국내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다. 호주는 내수 가스 부족 대응을 위해 이 같은 제도를 2018년부터 운영 중인데, 최근 동부 지역 가스 부족 전망에 따라 처음으로 절차를 개시했다. 실제 수출제한이 이뤄진 것은 아니며 다음 달 중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양 실장은 "장기계약이 아닌 현물 수출을 제한하기 위한 조치"라며 "호주 측으로부터 석유공사와의 장기계약 이행에는 차질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만일 상황이 악화돼 장기계약 물량 수출에 제동을 걸어도 가스공사가 도입할 3만~4만 톤(0.5일분)이 영향을 받아 수급 문제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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