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아스널전 패배 이유. 두 번의 세트피스 그리고 불운! 핵심은 체급 차이

조회수 2024. 4. 30.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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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토트넘 SNS

"레드 아미! 레드 아미!"

영국 런던 빅토리아 라인 지하철 하이버리 일링턴 역. 한 무리의 아스널 팬들이 지하철에 들어왔다.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노래를 불렀다. 아스널의 승리를 만끽했다. 객차 안에는 두 정거장 전이었던 세븐시스터스 역에서 타온 토트넘 팬들이 꽤 있었다. 그러나 이렇다할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묵묵히 그들을 흘깃 쳐다볼 뿐이었다.

패자들은 말이 없었다.

#의외의 지점

4월 28일 저녁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과 아스널의 북런던 더비 경기. 홈팀 토트넘은 아스널에 2대3으로 졌다.

경기력적인 측면에서 토트넘의 완패였다. 완패였다. 토트넘의 2골 모두 제대로 만든 것은 아니었다. 로메로가 기록한 첫 골은 라야 골키퍼의 실수 덕분이었다. 손흥민의 두번째 골은 페널티킥이었다. 토트넘은 62.2%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15번의 슈팅을 하면서도 유효 슈팅은 단 2개를 기록했을 뿐이었다.
북런던 더비는 팽팽한 줄다리기와도 같다. 양 팀이 줄을 잡고 팽팽하게 당긴다. 힘의 균형은 의외의 곳에서 무너지기 마련이다.

첫번째는 세트피스였다. 토트넘은 세트피스에서 무너졌다. 전반 15분 니어포스트로 날아간 아스널의 코너킥은 토트넘 미드필더 호이비에르의 머리에 맞고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선제골이었다. 전반 38분 2-0으로 앞서고 있던 아스널은 또 다시 코너킥 상황에서 하베르츠의 헤더골로 쐐기를 박았다.

두번째는 불운이다. 전반 20분 로메로의 헤더는 골대를 때렸다. 전반 22분 판 더 벤의 동점골은 VAR을 통해 오프사이드로 판명, 취소됐다. 골대를 때리지 않았거나, 오프사이드가 아니었다면 경기는 다른 방향으로 갔을 것이다.

사진출처=프리미어리그SNS

#체급차이

두 번의 세트피스 그리고 불운. 그 이면에 있는 더 큰, 더 근원적인 이유가 있다. 바로 체급 차이다.

올 시즌 아스널은 체급을 키웠다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도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쟁 중이다. 물론 맨시티의 리그 우승 가능성이 더 커보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일단은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도 8강까지 올랐다.
반면 토트넘은 현재 4위 경쟁에서 허덕이고 있다. 현실적으로 4위 애스턴 빌라를 따라잡는 것은 버겁다. 올 시즌 유럽 대항전에 나서지도 못했다. 프리미어리그에만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우승 경쟁에서 일찌감치 멀어졌다.

체급이 벌어진 가장 큰 이유는 리더십의 연속성이다. 아스널은 2019년 12월 미켈 아르테타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아스널로서는 도박이었다. 코치 경험은 많았지만 감독 경험은 전무했다. 그런 그에게 감독 지휘봉을 맡겼다. 그리고 전적으로 믿었다. 위기도 있었다.

2020~2021시즌 아르테타의 아스널은 리그 14경기에서 14점을 얻는데 그쳤다. 그럼에도 아스널은 아르테타 감독을 경질하지 않고 계속 데려갔다. 아르테타가 원하지 않는 선수들은 빨리 내쳤다. 외질, 귀앵두지, 오바메양 등을 바로 내보냈다.

확실한 영입과 방출을 통해 선수단 재구성에 돌입했다. 큰 수술을 하면서 팀을 재편했다. 가브리엘 마갈량이스, 살리바, 파티, 화이트, 외데고르 등을 데려오며 리그 최정상급 스쿼드를 구축했다. 이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아스널은 아르테타 스타일로 진화했다. 어떤 선수가 뛰더라도, 어떤 상대가 앞에 있더라도 아르테타의 아스널은 자신들의 축구를 하고자 한다.

반면 같은 기간 토트넘은 감독만 4명을 갈아치웠다. 중간에 있던 감독 대행까지 합하면 6명이 지휘봉을 잡다 내려놓았다. 2019년 11월 무리뉴 감독이 취임했다. 2021년에는 누누 산투 감독, 이후 바로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부임했다. 결국 올 시즌을 앞두고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토트넘에 왔다.

팀의 정체성도 많이 바뀌었다. 무리뉴, 산투, 콘테 감독 체제에서 토트넘의 기조는 선수비 후역습이었다. 그러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점유율 극대화를 바탕으로 공격 축구를 주창하고 있다. 180도 바뀐 변화에 아직까지도 팀이 적응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선수단도 혼란스럽다. 여러 감독들이 자신의 입맛에 맞춰 데려온 선수들이 곳곳에 있다. 현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쓰기에는 입맛에 맞지 않는 선수들이 많다. 임대를 통해 스쿼드 정리에 나섰지만 한계가 명확했다. 정작 경기에서는 제대로 쓸 수 없는 잉여 자원들이 많은 상황이 됐다. 실제로 28일 아스널전 당시 우도기의 빈자리를 데이비스로 메웠지만 아쉬움만 남겼다. 아스널은 의도적으로 사카와 데이비스의 일대일 상황을 만들었고, 이는 적중했다. 사카의 골이 이 상황에서 나왔고, 토트넘은 완전히 무너졌다.

사진출처=토트넘 SNS

#기로

토트넘에게 이번 북런던 더비 패배는 쓰린 아픔이다. 여기에 4위를 차지하지 못한다면 또 다른 아픔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기로에 서 있다. 이 아픔을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따라 토트넘의 미래가 달라진다.

냉정하게 바라보자. 올시즌은 토트넘에게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첫 시즌이다. 그동안 엉망이었던 팀을 정리하는 시간일 수 밖에 없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구상하는 축구를 제대로 할만한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5위 그리고 유럽챔피언스리그는 아니지만, 유로파리그 출전 가능권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사실상 성공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제 남은 것은 단 하나이다. 유럽 챔피언스리그가 아니더라도 유럽 대힝전 진출을 확정짓는 일이다. 그것만 해도 성공이다. 아스널전 패배는 아쉽지만 멀리 바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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