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하반기, 혜성처럼 등장한 토레스는 'Powered by Toughness' 디자인 철학에 입각한 디자인과 가심비를 만족시키는 상품성으로 당시 현대차·기아가 지배하고 있던 SUV 시장에 파란을 일으켰다.
실제로 토레스는 출시 당해에만 6만 대 이상의 주문량을 기록했고, 출시 반년 뒤인 2023년 1월엔 쟁쟁한 경쟁 모델들을 제치며 판매량 6위에 올라 KG 모빌리티의 실적을 견인했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모델이 강세를 이루는 시장이 형성되면서 토레스의 입지는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다.
2023년을 뜨겁게 달궜던 토레스 열풍도 사그라들었고, 지금은 1000대 내외의 판매량을 유지하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이처럼 토레스의 신차 효과가 꺼져가는 가운데, 드디어 KG 모빌리티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중형 SUV '토레스 하이브리드'를 시장에 출시했다.

새로운 라인업으로 거듭났지만, 토레스 하이브리드의 외관은 큰 변화가 없다. 하지만 불만은 없다. 볼륨감 넘치는 정통 SUV 실루엣을 기반으로 여전히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갖췄기 때문이다.
전면부는 버티컬 타입 라디에이터 그릴과 일체형으로 제작된 범퍼를 통해 모던하면서도 강인한 이미지를 구현했다. 북두칠성을 모티브로 한 DRL과 헤드램프는 토레스의 얼굴에 입체감을 부여해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카리스마를 선사한다.

후면부는 스페어타이어를 형상화한 헥사곤 타입의 후면 패널과 태극기의 건·곤·감·리 문양을 형상화한 테일램프에 하이브리드 레터링을 더해 토레스 본연의 디자인을 최대한 살려냈다.

실내는 슬림 & 와이드 콘셉트에 입각한 심플한 레이아웃에 투톤 컬러를 입혀 세련미를 더했다. 수평형 대시보드에 배치된 파노라마 와이드 스크린은 직관적인 사용성과 우수한 응답성으로 운전자의 편안한 주행을 도와준다.

운전석에 배치된 12.3인치 디지털 계기반은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아테나 2.0'을 탑재해 내비게이션 맵 클러스터 듀얼맵 확장 기능을 지원하며, 12.3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는 새로운 커넥티드카 서비스인 'KGM 링크'를 적용해 직관적인 UI를 제공함은 물론,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와 같은 스마트 미러링 서비스도 사용할 수 있다.

운전석과 조수석에 설치된 천연가죽 시트는 장거리 주행에도 불편하지 않은 착좌감을 제공하며, 1열과 2열 모두 키 180cm의 성인 남성이 앉아도 부족하지 않은 공간감을 자랑한다. 트렁크 공간은 기본 687ℓ에 2열 시트를 접으면 1510ℓ까지 늘어난다. 캠핑이나 차박 트렌드에 맞춰 성인이 누워도 될 만큼 공간이 여유롭다.
파워트레인은 KG 모빌리티가 새롭게 개발한 1.5ℓ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을 기반으로 한 듀얼 테크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됐다. BYD의 PHEV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된 이 시스템은 직병렬 듀얼 모터와 e-DHT(Dual Motor Hybrid Transmission) 변속기를 통해 파워풀하면서도 정숙한 거동을 선사한다.
하이브리드 모델로 개발됐지만, 주행 감각은 엔진 행정이 주를 이루는 일반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아닌 전기차에 더 가깝다. 그 이유는 토레스 하이브리드가 일반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아닌, BYD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기반으로 개발됐기 때문. 덕분에 토레스 하이브리드는 엔진보다 출력이 높은 130kW급 전기모터와 1.83kW 대용량 배터리 조합을 통해 도심에서 최대 94%까지 EV 모드만으로 주행할 수 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기반으로 제작된 만큼 회생제동 기능도 지원한다. 특히 토레스 하이브리드에는 전방 차량과의 거리를 감지해 회생제동 강도를 스스로 조절하는 '스마트 회생제동'이 탑재돼 한층 더 효율적인 운행이 가능하다.
시속 80km 구간을 넘어서기 시작하면 엔진의 개입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실내는 일반 가솔린 모델보다 확실히 정숙하다. 이는 하이브리드 모델의 편안한 승차감을 위해 쇽업소버 스마트 프리퀀시 댐퍼를 적용하고 주요 투과음 발생 부위에 흡·차음재를 보강해 로드 엔진 투과 소음을 저감했기 때문이다. 서스펜션의 개선 덕분인지 고르지 못한 노면을 지날 때도 충격을 꽤나 잘 흡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복합연비는 18인치 휠 장착 모델 기준 15.7km/ℓ다. 하지만 실주행 연비는 운전자의 스타일에 따라 차이가 큰 편이다. 필자의 경우 4시간가량 토레스 하이브리드를 경험해 본 결과 스포츠 주행 시 약 16km/ℓ 정도의 연비를, 도심 주행 환경에 맞춰 일상 주행 시 23.3km/ℓ의 연비가 찍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엔진의 개입 여부가 연비 효율에 영향을 주는 듯하다.

재밌는 점은 이 모든 것을 갖췄음에도 가격이 합리적이란 것이다. 가장 높은 트림인 T7을 선택해도 가격이 3635만원으로 경쟁사 준중형급 모델 정도에 불과하다. 주행 경험도 아쉬운 부분 없이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조금 과장을 보태 2022년 토레스의 전성기를 다시 찾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만큼 토레스 하이브리드는 흠잡을 데가 없어졌고, 경쟁력 또한 높아졌다. 벌써부터 2025년 중형 SUV 시장에 파란을 불러올 토레스 하이브리드의 질주가 기대될 만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