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적 M&A’ 위기 고려아연 사외이사 “현 경영진 지지” vs MBK “이사회 기능 훼손돼 견제 못해”

김충남 기자 2024. 9. 21.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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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사외이사 전원이 최윤범 회장 지지를 선언하자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이사회 기능이 훼손돼 정상적인 견제가 불가능하다고 반박하는 등 양측의 공방이 확산되고 있다.

고려아연 사외이사 7인은 21일 배포한 성명서에서 MBK의 고려아연 공개매수 시도를 '적대적 M&A'로 규정하고 최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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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노동조합원들이 지난 19일 서울 MBK파트너스 본사 앞에서 주식 공개매수 규탄 집회를 열고 있다. 고려아연 노동조합 제공

고려아연 사외이사 전원이 최윤범 회장 지지를 선언하자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이사회 기능이 훼손돼 정상적인 견제가 불가능하다고 반박하는 등 양측의 공방이 확산되고 있다.

고려아연 사외이사 7인은 21일 배포한 성명서에서 MBK의 고려아연 공개매수 시도를 ‘적대적 M&A’로 규정하고 최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고려아연 경영진은 그동안 사외이사의 건전한 감시와 견제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건전하게 운영돼 왔다"며 "사모펀드의 적대적 M&A로 인해 고려아연의 기업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외이사들은 "현 경영진이 오랫동안 국가기간산업인 고려아연을 성공적으로 경영하면서 비철금속과 자원 순환, 이차전지 배터리 공급망 소재 분야에서 구축한 장기적인 안목과 글로벌 네트워크가 고려아연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모펀드가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취득하는 경우 고려아연의 구성원과 지역사회 및 이해관계자들은 심대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고려아연이 결국 해외 자본에 매각될 것임이 거의 분명한 만큼, 국내 주요기업들과 협업하여 확보한 국가 기간산업 및 이차전지 소재 관련 핵심 기술과 역량이 고스란히 해외로 유출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우려했다.

MBK는 반박 보도자료를 내고 고려아연 이사회가 오히려 기능이 심각히 훼손된 상태라고 주장했다.

MBK는 "고려아연 이사회가 제대로 기능했다면 5600억 원 원아시아파트너스 출자,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에 활용된 투자, 완전자본잠식 이그니오홀딩스 5800억 원 인수는 가당치도 않다"고 맞받았다.

MBK는 고려아연 사외이사 7명 중에 부적격 인사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외이사인 모 교수가 원아시아파트너스 지창배 대표가 운영했던 ‘청호컴넷’에서 사외이사를 역임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

MBK와 영풍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 대표와 중학교 동창지간이며,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운영하는 8개 펀드 출자금의 80∼90% 이상이 모두 고려아연에서 지급됐다. 이 펀드들의 투자 대비 총손실액은 올해 6월 말 기준 1378억 원(-24.8%)으로 추산된다.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에 활용된 원아시아파트너스 하바나1호 펀드는 고려아연 지분이 99.8%로, 최 회장은 지난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된 상태로 전해졌다.

MBK는 "최윤범 회장은 주식회사의 근본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를 무력화했고, 고려아연 이사회 기능은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최 회장에 대한 건전한 견제가 이뤄질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영풍그룹은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공동 설립한 기업 집단이다. 이후 장씨·최씨 가문은 동업을 계속했지만, 최근 고려아연 분쟁으로 관계에 큰 금이 갔다.

애초 최씨 가문은 영풍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고려아연을 운영하고 영풍그룹 전체와 전자 계열사는 장씨 집안이 맡았지만, 영풍이 고려아연의 현금 배당 및 경영·투자 방침을 반대하며 갈등이 커졌다.

고려아연은 최 회장 측이 지분 33.99%, 영풍 장형진 고문 측이 33.13%를 갖고 있어 양가 비중이 엇비슷하다. 영풍은 MBK와 함께 약 2조 원을 투입해 고려아연 지분 7∼14.6%를 공개 매수한 뒤 회사의 경영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김충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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