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양산업으로 끝났다 비웃던 그 종목" 26년째 배당 늘리는 '이 우량주'

2020년 3월. 한 종목이 코로나 폭락에 휩쓸려 63,000원까지 떨어졌다. 그 회사 이름이 시장 게시판에 올라올 때마다 — 비웃음이 따라붙었다.

"담배는 사양산업이다." "흡연율 계속 떨어지는데 무슨 미래가 있냐." "ESG 시대에 담배회사 누가 사냐."
당연한 것 같은 비웃음이었다.

한국 흡연율은 매년 하락 중이었다. 글로벌 자금이 ESG 기준에 따라 죄악주(Sin Stock)를 빼고 있던 시기였다. 박스권에 갇힌 주가가 10만원을 오르내릴 때마다 — "이게 한계"라는 말이 돌았다.
그 회사는 지금 177,700원이다. 저점에서 약 3배 상승했다.

그런데 이 회사의 진짜 충격은 주가가 아니다.

26년 연속 배당금을 올리고 있다. 단 한 번도 거른 적이 없다. 한국에서 이런 기록을 가진 회사는 손에 꼽는다. 외국인 자금이 절반 가까이 45.24%까지 들어와 있다. 사양산업이라 비웃었던 그 회사가 — 지금 한국에서 가장 신뢰받는 배당 우량주가 됐다.

정체 공개 — KT&G (033780)
KT&G 로고 / 사진 = KT&G

KT&G. 1899년 설립된 한국담배인삼공사가 전신이다. 2002년 민영화되면서 KT&G로 사명 변경.

한국 담배 시장 점유율 64%의 절대 강자다. 동시에 KGC인삼공사(정관장) 모회사이자 글로벌 건강기능식품 기업이다.

코스피 48위. 시가총액 20조 3,895억원. 외국인 소진율 45.24%. 배당수익률 3.37%.

63,000원 시기에 어떤 비웃음을 받았나
KT&G 사옥 / 사진 = KT&G

이 회사를 둘러싼 비웃음은 한 가지가 아니었다.

"담배 사양산업" — 한국 성인 흡연율은 매년 하락 중이다. 보건복지부 2025년 통계 기준 19세 이상 남성 흡연율은 31.3%까지 떨어졌다. 30년 전(1998년 67.6%) 대비 절반 이하다. 시장은 이렇게 봤다. "흡연자가 줄면 매출도 준다."

"ESG 시대 죄악주" — 글로벌 ESG 펀드는 담배 종목을 자동으로 제외한다. 2010년대 후반부터 노르웨이 국부펀드, CalPERS(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 등 거대 자금이 담배주에서 빠져나갔다. "외국인 자금이 들어올 리 없다"는 게 정설이었다.

"공기업 흉내내는 회사" — 민영화됐지만 절대 주주가 없는 구조. 국민연금, IBK기업은행, 기획재정부의 영향력이 강했다. "역동성이 없다"는 평가가 따라다녔다.

이 세 가지 비웃음이 합쳐져 — 2020년 3월 주가는 63,000원까지 추락했다. 한때 94,600원(연중 최저)까지 떨어진 시기도 있었다.

그런데 이 회사가 다른 길을 갔다
KT&G 사옥 / 사진 = KT&G

KT&G는 사양산업의 운명을 정면으로 거부했다.

첫째, 글로벌화. 국내 담배 시장이 줄어드는 속도보다 — 해외 시장 확대 속도가 더 빨랐다. 2025년 3분기 매출 1조 8,269억원, 영업이익 4,653억원.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6%, +11.4% 증가. 5년 만의 최고 영업이익이었다.

둘째, 사업 다각화. KT&G는 더 이상 담배만 파는 회사가 아니다. KGC인삼공사(정관장)가 글로벌 건기식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정관장 글로벌 매출이 매년 두 자릿수 성장 중이다. 부동산, 화장품, 헬스케어로도 영역이 넓어졌다.

셋째, 그리고 결정타 — 주주환원 폭발.

"담배회사가 주주환원의 모범"이 됐다
KT&G 주가 / 사진 = 네이버 증권

KT&G는 2024년부터 2027년까지 4년간 3조 7,000억원 규모의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했다.

현금배당 — 2조 4,000억원 자사주 매입·소각 — 1조 3,000억원
이는 단순한 약속이 아니었다. 2024년 한 해에만 자사주 매입 5,500억원, 배당 5,900억원 — 총 1조 1,400억원을 주주에게 돌려줬다. 2025년에는 자사주 846만주(약 8,600억원)를 소각했다. 발행주식의 6.3%가 시장에서 사라졌다.

이 정책의 결과 — 26년 연속 배당금 우상향이 가능했다. 2024년 5,400원에서 2025년 6,000원으로 — 또 한 번 인상됐다. 한국 코스피에서 26년 연속 배당을 늘려온 종목은 거의 없다.

배당성향 50% 이상 유지. 주주환원율 100% 이상 이행. 주당 배당금 최소 6,000원 보장. 방경만 사장이 2024년 취임 후 공식 약속한 원칙들이다. 이 약속이 KT&G 주가를 박스권에서 끌어냈다.

행동주의 펀드의 두 번째 공격 — FCP 잔혹사
KT&G 에서 판매하는 전자담배 / 사진 = KT&G

KT&G의 변신 뒤에는 행동주의 펀드의 압박이 있었다.

2006년 — 칼 아이칸의 1차 공격. 미국 억만장자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이 KT&G 지분을 6.6%까지 늘려 2대 주주에 올랐다. 이사회 개편, 배당 확대를 요구했다. 결국 약 1,500억원의 차익을 챙기고 떠났다. KT&G는 이때부터 행동주의의 표적이 됐다.

2022년 — FCP의 2차 공격.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가 지분 약 1%를 들고 등장했다. "KGC인삼공사 분리 상장", "주당 배당금 1만원", "자사주 소각", "사장 보상체계 개편" 등 11개 안건을 요구했다.

FCP는 2024년 초 방경만 사장 후보자에 대해서도 공개 반대에 나섰다. "내부 출신의 카르텔"이라며. ISS(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와 IBK기업은행도 사장 선임 절차의 투명성을 이유로 반대 권고했다.

방 사장은 국민연금 등의 지지로 결국 선임됐다. 그러나 FCP의 압박은 — KT&G의 주주환원 정책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FCP는 주가가 충분히 오르자 차익을 실현하고 지분을 1% 아래로 줄였다.

칼 아이칸과 FCP. 두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이 — 결과적으로 KT&G를 한국 최고 수준의 주주환원 기업으로 만들었다.

사양산업 비웃음의 결말
KT&G 에서 판매하는 전자담배 / 사진 = KT&G

비웃었던 사람들의 논리는 사실 절반은 맞았다. 한국 담배 시장은 줄고 있다. 그러나 KT&G는 그 사실에 매몰되지 않았다.

한국 담배 시장 = 매출의 일부. 글로벌 시장이 더 크다. 마약에 가까운 흡연율 감소를 정면돌파하기보다 — 글로벌 시장 확장으로 매출 구조 자체를 바꿨다.
KGC인삼공사 = 또 다른 회사.

정관장은 글로벌 건강기능식품 브랜드다. 미국, 중국, 동남아에서 매년 두 자릿수 성장 중이다. 이게 KT&G 시가총액의 상당 부분을 떠받친다.

ESG 죄악주 디스카운트도 옅어졌다. 외국인 소진율 45.24%가 그 증거다. ESG 펀드가 빠진 자리를 — 배당 ETF, 연기금, 장기 가치투자 펀드가 채웠다. 27년 연속 배당 인상을 이어가는 종목이 글로벌하게도 흔치 않기 때문이다.

매년 6,000원이 받는다는 의미

지금 KT&G에 1주를 보유하면 — 매년 6,000원이 통장에 들어온다. 100주 보유 시 60만원, 1,000주 보유 시 600만원이다.

KT&G 한 주가 177,700원. 100주를 사려면 약 1,778만원이 필요하다. 이 1,778만원에서 매년 60만원이 자동으로 들어온다. 연 3.37% 배당수익률이다.

여기에 자사주 소각이 더해진다. KT&G는 매년 자사주를 사들여 소각한다. 발행주식이 줄어든다. 같은 회사를 더 적은 주식이 나누어 갖는 구조다. 100주를 가지고 있으면 — 시간이 지날수록 그 100주가 회사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자동으로 올라간다.

배당 + 자사주 소각. 이 두 가지가 매년 동시에 작동한다. 26년 연속 배당 인상은 — 이 시스템이 진짜라는 증거다.

반대 의견 — 이것도 알고 투자해야 한다

담배 산업의 본질적 한계는 변하지 않는다.
한국 흡연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글로벌 트렌드도 마찬가지다. KT&G가 글로벌 확장과 사업 다각화로 매출을 지키고 있지만 — 본업 자체의 성장성은 제한적이다.

KGC인삼공사 분리 이슈가 지속된다. FCP는 여전히 정관장 분리 상장을 요구하고 있다. 분리되면 KT&G 본체의 가치가 어떻게 평가받을지 — 시장이 다시 계산해야 한다. 단기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행동주의 펀드의 압박이 양날의 검.
주주환원을 끌어올린 동력이지만 — 너무 빠른 환원이 회사의 장기 투자 여력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FCP가 주당 배당금 1만원을 요구했지만, 회사는 6,000원을 선택했다. 이 갈등이 계속되면 경영 안정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

ESG 디스카운트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일부 글로벌 ESG 펀드는 여전히 KT&G를 포트폴리오에서 배제한다. 외국인 소진율 45%는 ESG가 아닌 가치 펀드가 채운 것이다. ESG 트렌드가 더 강해지면 외국인 자금 일부가 다시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다.

저점 63,000원에서 약 3배 올랐다. 이미 충분히 오른 자리다. 신고가 181,500원에서 -2.1% 조정받은 자리이긴 하지만, 상승 여력은 +13.4%(목표가 201,429원)로 제한적이다. "폭발적 시세차익보다 매년 들어오는 배당이 더 큰 매력"인 종목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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