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 전성기의 추억, 그리고 오늘의 쓰라린 현실
한때 플래그십 전시관, 테마파크, 특설공연장, 대형광장 등으로 화려했던 여수 엑스포장은 지금 텅 빈 폐허로 변했다. 빅오쇼나 대형 전시장, 다양한 체험 시설 대부분은 봉쇄됐고,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 운행이 중단된 채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다. 일부 남은 건물은 심각한 녹슬음과 파손 상태, 입구마다 출입금지 팻말만 줄지어 붙어 있다. 컨벤션센터, 메인 광장, 공연장 거의 모두가 문을 닫았고, 현장을 찾는 사람조차 보기 힘든 지경이다.

2조원 투자, 3,600억 부채…'끝없는 적자 그늘'
이 어마어마한 시설을 위해 국민 세금만 1조 8천억 원이 투입됐고, 운영비 2천억 원, 총 투자 2조 원이 훌쩍 넘는다. 하지만 운영 적자만 2,200억 원을 기록하다 결국 폐허 상태에 이르렀고, 현재도 남은 3,600억 원가량의 부채는 고스란히 지역공사와 주민, 국민이 떠안은 채 상환을 강요받고 있다. 기획재정부 등은 여수광양항만공사로 관리권을 넘기며 이용료·입장료 수입으로 부채를 갚으라고 하지만, 실상은 "당장 내년까지 부채 갚으라"는 국가 요구에 지역사회 전체가 거센 반발을 하고 있다.

매년 '혈세 70억', 관리 책임자는 '부재'
박람회 종료 이후 매년 적어도 70억~80억 원에 달하는 인건비, 청사관리, 공과금, 최소한의 시설 보수를 위해 세금이 투입되고 있다. 실제 유지관리 담당 인력조차 감축·축소된 상태에서, 건물 보호와 청소를 위한 최저관리만 이뤄지는 중이다. 대부분 공간이 사실상 무인으로 방치되어 있어 안전사고와 추가 손실 위험도 날로 커지고 있다.

관광객 0명 시대…상권과 도시 공동체의 몰락
이렇게 몰락한 엑스포장의 메아리는 여수 전체 관광산업을 뒤흔들고 있다. 한때 800만 명, 1,000만 명에 달했던 여수 관광객 수는 엑스포 종료와 함께 절반 이하, 일부 구간은 1/4 수준으로 급감했다. 엑스포 효과에 의존하던 호텔, 리조트, 유람선, 음식점 등은 빠른 속도로 투숙률 감소와 매출 급락을 맞았고, 많은 숙박시설이 빈방으로 남거나 폐업 상태에 몰렸다. 엑스포장과 연계된 상권·유람선, 지역경제는 현재도 침체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낭만포차, 바가지요금…지속 불신의 연쇄작용
여수의 또 다른 관광 자원이었던 낭만포차 거리 역시 바가지요금·비싼 물가, 위생·서비스 논란이 겹치며 전국적으로 ‘두 번 다시 안 간다’는 혹평이 퍼지면서 상권마저 쇠락하고 있다. 밤마다 불야성이던 낭만포차도 점차 손님이 줄고 운영난이 커지면서 이제는 일부 상인만 “시의 지원, 임대료 급등에만 기댄다”며 고전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최초의 명분인 취약계층 자립 지원, 지역 음식 문화 활성화도 잊힌 지 오래다.

부채 상환, 활용 대책 모두 오리무중…지역사회는 반발
현재 정부는 3,600억 원의 박람회장 부채를 직접 상환하라고 한 상태다. 지역경제와 시민단체는 “모든 예산을 단순 회수 대신 박람회장 사후 활용 특별법에 따라 마스터플랜 수립, 흑자 전환 후 점진 상환하라”며 집단 반발 중이다. 하지만 적자로 허덕이는 항만공사는 당장 갚으라는 정부 요구와 지역 경제 이슈 사이에서 '삼중고'에 빠져 있다. 당분간 대안 없는 낭비가 지속될 것이라는 비관론이 지배적이다.

재생의 가능성은? 계획만 가득, 실효성은 불투명
최근 정부와 여수시, 항만공사는 컨벤션센터, 크루즈 터미널·대형 국제행사 개최, K-팝과 한류 관광 축제 등 활성화 마스터플랜 구상에 몰두 중이다. 2025년에는 대형 한류 축제, 워터 페스타 등 다양한 시범행사가 예정되어 있지만, 근본적인 상시 수익 기반 부재, 적자 운영, 관리인력 부족 등으로 실질적인 새로운 관광객 창출과 일자리 회생은 아직 갈 길이 멀다. 본질적으론 "애초에 사후 활용 방안도 없이, 운영·관리 시스템이 없는 상태에서 급히 거대 시설을 지은 국가적 정책실패"라는 평가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