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째 월드컵 진출 실패' 중국까지 훈수 둔다, 홍명보 감독 사퇴에 "한국, 4강 신화에서 못 벗어나"→"혁신적인 감독 선임이 과제"

[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월드컵에는 닿지도 못한 중국까지 한국의 상황을 지적했다.
중국의 넷이즈는 29일(한국시각) '홍명보 감독이 21세기 최악의 성적을 낸 후 사임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2026년 북중미월드컵, 사상 첫 원정 승리와 함께 승승장구를 꿈꿨던 한국 축구는 아쉬움 속에 대회를 조기 마감했다. 시작은 좋았다. 체코를 상대로 거둔 2대1 역전승은 짜릿한 승부였다. 이후 멕시코를 상대해 0대1로 패배했지만, 좌절은 아니었다. 마지막 최종전, 남아공과의 경기에서 무승부 이상만 거둔다면 자력으로 32강 진출을 확정할 수 있었다. 충격패가 발목을 잡았다. 남아공에 0대1로 무너진 한국은 3위 와일드카드를 통해 토너먼트 진출을 노렸으나, 경우의 수는 한국의 편이 아니었다. 3위 경쟁국 마지노선인 8위에서 밀려나 10위로 마치며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탈락이 결정되고 24시간이 지나기도 전에 홍 감독은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그는 "대한민국 축구를 사랑해주시고 언제나 대표팀을 응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저는 오늘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년 동안 저는 늘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 이 선택이 대한민국 축구를 위한 선택인가, 대표팀의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도, 선수를 선택할 때도, 훈련을 준비하고 경기를 치를 때도 그런 질문만큼은 놓지 않았다"며 "모든 판단이 늘 옳았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다. 하지만 제 모든 판단의 기준만큼은 언제나 한국 축구였다. 감독이란 자리는 결과 앞에서 어떤 설명도 어쩔 수 없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 설명보다 책임을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했다.
국민들에게 사과의 말을 전했다. 그는 "국민 여러분께서 기대하셨던 결과를 끝내 보여드리지 못했다. 그 책임은 모두 감독인 저에게 있다. 끝까지 함께해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지원스태프, 그리고 대표팀을 위해 묵묵히 희생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저는 오늘 대표팀 감독이라는 자리를 내려놓는다. 하지만 대한민국 축구를 향한 마음까지 내려놓는 것은 아니다. 우리 대표팀이 다시 국민 여러분의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팀으로 성장해 나아가기를 진심으로 응원하겠다"고 했다.

이번 사퇴에 관심을 보인 것은 중국도 마찬가지였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24년 동안 월드컵에 나서지 못한 중국은 한국의 탈락에 주목했다. 넷이즈는 '홍 감독은 탈락 확정 후 24시간도 되지 않아 사임을 발표했다'며 ' 불과 2주 전까지만 해도 그의 팀은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었고,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연이은 두 번의 패배가 모든 것을 뒤집어 놓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존 시스템을 깨고 축구 판도를 바꿀 수 있는 혁신적인 사고를 가진 감독을 선임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넷이즈의 기사를 확인한 일부 중국 팬들은 "한국은 아직 월드컵 4강 신화에서 못 벗어났다", "남아공에게 지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날 홍 감독 외에도 박항서 대한축구협회 월드컵 지원단장도 협회를 대표해 사과의 말을 전했다. 박 단장은 "국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내게 된 것에 대해 대한축구협회를 대표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지원스태프는 그동안 최선을 다해 대회를 준비했지만 국민 성원에 보답하는 성과를 내는 데 실패했습니다. 부진을 딛고 한국 축구가 새롭게 출발할 수 있도록 대한축구협회는 뼈를 깎는 반성과 성찰로 다시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대회 기간 동안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주신 팬들께 감사드리며 다시 한 번 머리숙여 사과 드린다"고 했다.
한편 한국은 홍 감독과 함께 조현우(울산 HD)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인범(페예노르트) 황희찬(울버햄튼) 백승호(버밍엄시티) 김문환(대전하나시티즌) 이강인(파리생제르맹) 설영우(즈베즈다) 등 선수 8명이 28일 멕시코 과달라하라를 떠나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다. 축구협회에 따르면 한국에서 별도의 귀국 행사는 없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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