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밥값 무서워” 인천 대학가 ‘하숙집’으로 유턴 [현장, 그곳&]

“월세도 오르고 식비도 너무 부담이 되니, 하숙이 답이죠.”
3일 오후 4시께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 인하대학교 인근 주택가. 최근 들어 이 곳 주변에선 ‘하숙’이라고 쓰여진 간판들이 여기 저기 보이기 시작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원룸이나 오피스텔 등에 밀려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던 하숙집이다. 그러나 최근 하숙집을 찾는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다시 등장한 것이다. 개강이 임박한 이날에도 하숙집을 구하러 다니는 학생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김규훤씨(21)는 “집에서 학교까지 왕복 4시간이 걸려 기숙사를 신청했으나 더 멀리서 온 학생들에 밀려 하숙을 찾게 됐다”며 “처음 원룸을 알아봤지만 월세와 관리비·가스비 등을 포함하면 월 60만~70만원이 들어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숙집이 상대적으로 수요가 많아 대부분 차서 겨우 월 55만원짜리 하숙집을 구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새학기를 맞은 인천지역 대학가에 자취를 감췄던 하숙집들이 재등장하며 학생들의 선호 주거장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동안 인기를 끌던 원룸 등이 최근 월세 등 주거비용에다 식비까지 크게 올리면서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하숙집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3일 부동산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인하대 인근 원룸들은 대개 월세 40만~50만원에 관리비는 5만~10만원이다. 전기·수도·가스 등 생활요금은 별도다. 가천대학교 인근도 월세 30만~40만원에 관리비 10만~20만원선이다.
이에 비해 하숙집은 1달에 50만~55만원을 내면 관리비나 생활요금 등 추가 지출이 없다. 특히 하루 두세끼씩의 식사도 포함해 있다. 크게 오른 음식점 식비나 식재료값 걱정도 덜어준다.
인하대 후문에서 하숙집을 운영 중인 이모씨(56)는 “얼마 전까지는 하숙을 찾는 학생이 없어 이 곳 하숙집들이 다 문을 닫거나 원룸으로 개조했다”며 “요즘은 방이 다 찼는데도 학생들이 계속 찾아온다”고 귀띔했다.
대학가 하숙집의 재등장은 주거비와 식비 등 전반적인 물가 상승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부담을 느낀 학생들이 따로 보증금을 마련하지도 않고 매월 50만~60만원만 내면 되는 하숙집을 선호하는 것이다.
공인중개사 박모씨(47)는 “2~3년 전만 해도 관리비 포함 35만원이면 대학가 근처에 원룸을 구할 수 있었으나 지금은 2배 가까이 올랐다”며 “고물가 시대에 당분간은 하숙집을 찾는 학생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박귀빈 기자 pgb028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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