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금리 인상?…간단치 않은 셈법

한겨레 2026. 3. 30.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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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락의 경제스토리
신현송 새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이후 금융시장은 분주한 셈법 마련에 돌입했다. 얼마나 사태가 장기화할 것인지 혹은 전쟁이 어디까지 확산할지를 놓고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복잡한 상황에서도 시장이 가장 관심을 보이는 것은 역시 유가다. 사실 이번 전쟁이 세계적으로 더욱 주목을 받는 이유는 중동 지역에 산유국들이 몰려있다는 것과 석유가 미치는 산업 영향력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중동 분쟁이 곧바로 글로벌 분쟁으로 인식되는 이유다.

최근 유가는 연일 고공행진을 거듭 중이다. 타이트한 공급 여건으로 인해 조금만 생산이나 운송 과정에서 차질이 발생하더라도 가격 자체가 민감하게 뛸 수밖에 없는데, 시장에서 가장 불확실성이 큰 변수로 간주되는 전쟁까지 발발했으니 말이다.

높아진 유가는 동시에 이를 둘러싼 통화당국의 대응 역시도 매우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표면적으로는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 일견 타당해 보인다. 실제 한국에서는 신임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 지명과 맞물려 최근 금리 인상 기대가 크게 높아졌으며, 국채 금리가 역시 이미 몇차례 인상을 반영하는 수준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통화당국의 대응은 그리 단순해 보이지 않는다. 바로 고유가에 따른 물가 우려와 해당 이슈가 경제에 미치는 다양하고 복잡한 영향 때문이다.

우선 최근 유가 상승은 전쟁이란 공급 측 요인에서 발생했다. 따라서 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공급 요인과 무관한 수요 둔화 요인이 작동하기 때문에 물가 안정을 쉽게 단언할 수 없다.

반면 실제로 물가 안정이 이뤄진다고 하더라고 이를 그냥 반길 수만은 없다.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수요가 축소되고 그 결과로 나타나는 물가 안정은 단순히 물가의 문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경기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늘의 인플레이션(Today Inflation)’은 ‘내일의 침체(Tomorrow Deflation)’ 우려를 항상 동반한다. 가파른 물가 상승은 이미 그 자체로 경기가 위축될 가능성을 동반하며, 만일 그 과정에서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경우 경기 위축의 여지는 더욱 커질 뿐만 아니라 그 강도와 폭을 심화시킬 수 있다.

2008년 8월 한국은행은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한 대응으로 기준금리를 역사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인 연 5.25%까지 인상한다. 하지만 곧이어 불어닥친 세계 금융위기로 불과 2개월 만에 인하로 전환했고, 2009년 2월에는 기준금리를 2.00%까지 낮춘다.

인플레이션과 같은 매크로 이슈는 해당 시기에만 단기적으로 영향이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다이나믹스를 형성하며 광범위한 시간을 두고 경제에 영향을 준다. 높아진 유가와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해 기존에 시장에서 존재했던 금리 인하 기대가 사라졌다고 해서, 곧바로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논리로 전환되기에는 확인해야 할 사안들이 너무 많다.

공동락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채권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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