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영천 고속도로 사고... 이래도 윈터 타이어 안 쓴다는 운전자들

최근 서산영덕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연쇄 추돌 사고가 발생했다. 이를 통해 겨울철 도로가 순식간에 흉기로 변하는 상황을 다수의 국민들이 목격했다. 사고를 넘어 5명의 목숨을 앗아갔다는 것이 가장 큰 아쉬움이다.

그러나 이런 사고가 처음은 아니다. 불과 4년 전인 2019년 12월 14일 새벽, 상주-영천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다중 추돌 사고는 한국 교통사고 역사상 가장 끔찍한 겨울철 재난 중 하나로 기록되어 있다.

새벽 시간대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며 도로 위에 얇게 얼어붙은 살얼음, 즉 블랙 아이스가 형성되었고 상·하행선 양방향에서 트럭과 승용차 등 50여 대가 뒤엉키며 연쇄 추돌, 차량 8대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사태로 번졌던 사고가 있다. 그리고 이 사고로 7명이 목숨을 잃고 3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당시 사고의 주원인은 예측 불가능한 블랙 아이스였지만, 피해를 키운 것은 자동차의 제동력 상실이 근본적 이유다. 빙판길 위에서 일반 타이어를 장착한 차량들은 운전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미끄러져 나갔고, 이것이 피할 수 없는 연쇄 충돌을 만드는 원인이 되었던 것. 일부 소비자들은 도로의 관리에 대해 질타한다. 그렇다면 본인은 윈터 타이어, 최소 올웨더 타이어라고 준비했을까? 본인 준비는 없이 남 탓만 하고 있지는 않을까?


"블랙 아이스에선 다 필요 없다"... 윈터 타이어 안 써도 된다는 주장

겨울철 사고가 반복됨에도 소비자 상당수는 윈터 타이어 장착에 인색하다. "눈이 많이 오는 강원도 산간 지역이 아니면 굳이 필요 없다"거나 "사계절 타이어로도 충분하다"는 안일한 인식을 가지는 소비자도 있다.

"눈이 오는 날은 차량 사용을 하지 않으면 된다" 말하는 경우도 있는데 폭설을 예상하며 도로에 나서는 소비자는 드물다. 소소한 눈 예보는 있었지만 이것이 갑작스럽게 폭설로 바뀌면서 차량 운행 속도를 떨어뜨리고, 그 사이에 쌓인 눈 때문에 주행이 어렵게 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폭설 대란은 이렇게 벌어진다.

그러나 윈터 타이어를 쓰면 눈길, 빙판에서도 제동거리가 크게 줄어든다. 특히 '노르딕'계열 윈터 타이어는 빙판에서도 뛰어난 성능을 낸다. 그러나 일상 주행 때 부드러운 패턴에 의한 마른 노면 주행 성능 저하 문제 등으로 강원도 등의 강설 지역에서만 이용된다. 같은 이유로 국내 타이어 브랜드 3사는 노르딕 계열 타이어 보다 알파인 계열 타이어에 주력하는 입장이다. 알파인계 타이어는 노르딕계 대비 마른 노면 성능이 좋고 고속주행에서도 유리하다. 반면 미쉐린, 브리지스톤, 콘티넨탈 등은 알파인계는 물론 노르딕계 타이어 신제품을 꾸준히 시장에 공급 중이다.

일부 운전자들은 눈에 잘 띄지 않는 빙판(블랙아이스)에서는 윈터 타이어도 별 소용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경험 부족이 만든 얘기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윈터 타이어는 빙판에서도 4계절 타이어 대비 월등히 짧은 제동거리를 보인다. 또한 빙판 및 눈길 코너에서도 한계 속도가 높아 월등히 안전하다.

마모된 타이어 장착 소비자도 다수... 더 큰 문제

윈터 타이어를 장착하지 않는 것보다 더 심각한 것은 '마모가 심한 타이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다. 최근의 경제 불황과 맞물려 타이어 교체 시기를 늦추는 운전자들이 늘어나면서 도로 위의 위험 지수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트레드(타이어가 지면에 닿는 부분의 홈)가 닳아 없어진 타이어는 빗길이나 눈길에서 배수 기능을 전혀 수행하지 못한다. 타이어 홈은 도로 위의 물이나 눈을 밖으로 배출하여 타이어가 지면에 닿게 하는 역할을 하는데, 홈이 사라지면 타이어는 눈을 움켜쥐기 어렵고 나아가 물 위에 떠서 가는 '수막현상'까지 만난다.

이런 타이어로 빙판길을 만나면 마찰력이 거의 없어 브레이크를 밟아도 차량은 관성에 의해 그대로 미끄러져 나간다. 물론 일부 운전자들은 "천천히 가면 괜찮다"고 변명하지만, 마모된 타이어는 저속 주행 중에도 코너 또는 살얼음을 만났을 때 미끄러짐이 커진다. 그 결과 제동력이 상실되거나 차량이 스핀하는 문제를 야기하며 사고를 만나게 된다.

타이어 교체 비용, 사고 수습 비용보다 싸다

겨울철 안전 운전의 시작과 끝은 타이어다. 윈터 타이어 장착에 드는 비용과 번거로움(보관료, 교체 공임 등)을 아깝게 생각하는 운전자들이 많다. 하지만 한 번의 사고로 발생하는 차량 수리비, 보험료 할증, 그리고 무엇보다 값을 매길 수 없는 인명 피해를 고려했을 때 윈터 타이어는 가장 저렴하고 확실한 보험이다.

안전은 '설마'가 아니라 '준비'에서 시작된다.

최근에는 눈길 성능을 강화하며 4계절 내내 사용 가능한 올웨더 타이어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커졌다. 눈길, 빙판길 성능은 윈터 타이어 보다 떨어져도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올시즌계 4계절 타이어 보다 겨울철 노면 성능이 월등히 좋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겨울철 안전이 걱정된다면 최소 올웨더 타이어 정도라도 쓰는 게 좋다고 권장한다.

오토뷰 | 김기태 PD (kitaepd@autoview.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