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하늘이 자신을 살렸다는 이 대통령

2026. 5. 11.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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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8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54회 어버이날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검찰의 조작기소를 통한 사법살인, 테러범을 동원한 흉기살인, 조작언론을 동원한 명예살인”을 언급하며 “이 위중한 3대 살해 위협으로부터 국민 곧 하늘이 저를 살려 주셨다”고 했다. 9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 이런 글을 올리면서 “하늘이 제게 생명 보전을 넘어 큰일까지 맡겨 주셨다”고도 했다. 문명 시대에 일국의 대통령이 이런 류의 표현을 쓰는 것부터 듣는 국민을 민망하고 겸연쩍게 한다.

이 대통령은 국민권익위원회가 자신의 2024년 부산 흉기 피습 당시 헬기 특혜 이송 논란과 관련해 2년 만에 판단을 바꿨다는 기사를 공유하며 이같이 썼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은 피습 후 부산에서 치료를 받지 않고 응급의료 헬기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윤석열 정부 시절 권익위는 이송을 결정한 병원 관계자 등이 공무원행동강령을 위반했다고 봤으나, 8일 "2년 전 판단이 부적정했다"고 번복했다. 사실관계를 바로잡은 것일 수도 있지만 공공부문 부패 규제 등을 담당하는 국가 행정기관의 판단이 정권에 따라 뒤집히는 걸 바람직하다고 볼 순 없다.

이 대통령은 권익위를 질타하고 향후 객관성·중립성을 기할 것을 지시하는 대신 자신이 검찰과 언론의 피해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권익위가 과거 정치적 의도에 따라 "부적정한" 판단을 내렸듯, 검찰도 이 대통령과 관련한 사건에 대해 '조작기소'를 하고 언론은 '조작보도'를 했을 것이라고 강조하려는 의도일 것이다. 민주당은 최근 '조작기소 특검'에 이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 권한을 부여하려다가 여론 역풍에 6·3 지방선거 이후로 논의를 미뤘다. 집권세력의 '셀프 공소 취소'는 사법체계 근간을 뒤흔드는 일인 만큼 이 대통령이 "공소 취소는 없다"고 정리해야 마땅한데 이번 글은 오히려 스스로 기름을 부은 격이다. 적절하지 않다.

윤석열 정부 검찰의 이 대통령 사건 수사·기소에 무리한 측면이 있었다고 해도 결국 이 대통령은 국민 선택을 받아 최고 권력자가 됐다. "국민 곧 하늘"이 위임한 권한과 권력은 자기 자신이 아니라 오직 대의를 위해서만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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