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마저 간판 내렸다···‘대우’ 브랜드 명맥은?

1990년대 국내 산업을 주름잡았던 ‘대우 브랜드’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고 있다. 지난 23일 한화그룹에 인수된 대우조선해양이 ‘한화오션’이라는 새 이름으로 바뀐 것이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국내 계열사 41곳과 해외법인 396곳을 거느렸던 대우그룹이 1999년 외환위기로 인해 해체되고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한때 창업자 김우중 전 회장(2019년 작고)이 이끈 적극적인 투자와 개척 정신의 상징이던 ‘대우’의 이름값은 희미해졌다.
한화오션 재출범은 이런 흐름에 쐐기를 박았다는 평가다. 대우조선은 1978년 대한조선공사 옥포조선소에서 대우조선공업으로 이름을 바꾼 지 45년만에 사명에서 대우를 떼어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제 대우를 사명으로 사용하고 있는 주요 대기업은 대우건설, 타타대우상용차, 대우산업개발 정도다.
대우건설(㈜대우 건설부문)은 금호아시아나·산업은행에 차례로 인수됐다가 현재는 중흥건설 자회사로 편입돼 있다. 대우자동차 트럭부문도 2004년 인도 타타그룹에 인수돼 타타대우상용차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대우산업개발(옛 대우자동차판매 건설부문)은 2012년 중국 법인 신흥산업개발유한공사(신흥산업)에 인수됐다. 대우그룹에서 떨어져 나온 뒤 여러 주인을 거치면서도 대우 브랜드를 온존한 몇 안 되는 사례다.
이외에도 대우로지스틱스(옛 ㈜대우 물류사업부), 대우디스플레이(옛 대우일렉트로닉스 TV사업부문), 대우루컴즈(옛 대우전자 모니터사업부) 등 그룹 부도 이후 여러 사업부문으로 쪼개져 ‘각자도생’에 나섰던 중견업체들도 사라진 모그룹의 명맥은 유지하고 있다. 과거 대우자동차에 부품을 공급하던 대우전자부품은 한때 ‘파츠닉’으로 이름이 바뀌었다가, 아진그룹에 편입된 후 원래 사명을 되찾기도 했다.
하지만 대우그룹의 핵심을 담당했던 굵직한 주력 계열사들은 대우건설 외는 모두 옛 간판을 내린 지 오래다. 대우자동차는 2002년 제너럴모터스(GM)에 인수된 뒤 GM대우라는 이름을 쓰다가 2011년부터 한국GM으로 바뀌었다. ㈜대우 무역부문은 2010년 포스코 인수 후 대우인터내셔널·포스코대우라는 사명을 쓰다가 2019년부터 포스코인터내셔널로 변경됐다. 대우전자도 동부그룹에 팔려 동부대우전자가 됐다가 위니아대우를 거쳐 위니아전자로, 대우증권은 미래에셋대우를 거쳐 미래에셋증권으로 바뀌는 등 대우라는 명칭은 서서히 주력 회사들의 간판에서 사라져갔다.
아직 대우의 흔적은 산업계 곳곳에 남아 있긴 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속, 부품, 광학, 가구, 건설 등 여러 분야의 중소·중견기업 수십여곳이 아직도 ‘대우’라는 사명을 달고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대개는 대우그룹 직계 회사가 아니지만, 과거 대우 계열사와 납품·도급 등으로 인연을 맺었으며 이후로도 사명을 계속 쓰고 있는 경우다. 대우그룹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영세업체도 많으며 심지어 그룹 해체 이후 생겨난 회사도 적지 않다.
그러나 대우의 브랜드 파워는 해외에서는 아직도 상당히 건재하다. 특히 과거 대우가 활약했던 중남미,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유독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런 대우의 상표권은 현재 포스코인터내셔널이 갖고 있다. 이 회사는 전 세계 163개국에 총 3483건의 상표권(DAEWOO, 大宇, 도형 등)을 등록해 놓고 있다. 지난해에만 91억원의 상표권 수익을 냈으며 올해에는 약 95억원을 거둬들일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대우 브랜드는 주로 가전제품, 전동공구, 배터리에 대표적으로 쓰인다”라며 “멕시코를 포함한 중남미, 유럽, 중국 업체들과 상표 계약을 맺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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