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내부 분열' 조짐..."나바로, 멍청이" vs "머스크, 차 조립업체"

백악관 대변인 "남자들이란 다 그렇다", "공개적인 언쟁을 하도록 그냥 둘 것"

트럼프의 관세 정책을 놓고 행정부 내부에서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자칫 트럼프 정부의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월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핵심 인사인 일론 머스크와 피터 나바로가 공개적으로 설전을 벌였다. 최근 들어 트럼프 관세 정책에 반대 입장을 보여 온 머스크는 트럼프 정부의 정부효율부 수장이고,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이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이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정부효율부 수장인 머스크는 8일(현지시간) 이자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X 계정을 통해 "(테슬라에 대한 나바로의 주장이) 명백히 사실과 다르다"며 "(나바로는) 위험할 정도로 멍청하다. 벽돌 자루보다 더 멍청하다"고 원색적으로 밝혔다.

전날 나바로가 언론 인터뷰에서 테슬라가 "자동차 업체가 아니라 자동차 조립업체이기 때문에 머스크가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자 발끈한 머스크도 나바로의 발언을 원색적으로 비판하고 나선 것.

머스크는 올 들어 주식가치 하락으로 200조원 가까운 돈을 잃어 심기가 불편한 상황이다. 특히 최근 4거래일 동안 22% 하락한 테슬라 주가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8일 기준 테슬라 주가는 연초 대비 45% 하락, 시가총액이 5850억달러(약 870조원) 이상이 사라졌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갈등이 심화할 경우 머스크가 트럼프 정부를 떠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당장 트럼프가 이 둘을 화해시키기 위해 중쟁에 나서지는 않을 것 같은 분위기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두 사람은 무역과 관세에 대해 매우 다른 견해를 갖고 있는 인물들인 게 분명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남자들이란 다 그렇다"며 "공개적인 언쟁을 하도록 그냥 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최근 트럼프의 관세정책에 반대입장을 보였다. 그는 이탈리아 극우 정당이 주최한 행사에서 "이상적으로 유럽과 미국 모두 무관세 체제로 나아가야 하며 이는 사실상 유럽과 북미 간 자유무역지대를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머스크가 트럼프 정책에 반대 입장을 밝힌 이유는 트럼프가 외국산 자동차와 부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발표하면서 안그래도 상황이 좋지 않은 테슬라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테슬라가 미국에서 판매하는 전기차를 텍사스와 캘리포니아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지만 외국에서 공급받는 원자재와 부품에 대한 관세로 결국 생산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테슬라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 시행 이전부터 판매량 감소로 고전하는 모습이었다. 테슬라의 1분기 인도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고 시장 전망치에도 못 미쳤다.

특히 트럼프 2기에서 정부효율부(DOGE)의 수장을 맡아 보인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가 논란을 일으키며 테슬라에 대한 반발과 시위로 이어져 테슬라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